[카페+α] 창작자를 위한 동네 편집상점, 연남방앗간

글 입력 2019.12.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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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를 위한 동네 편집상점

연남방앗간

 

 

처음 연남동을 갔던 건 3년 전이었다. 그때만 해도 곧게 뻗은 경의선 숲길을 따라 듬성듬성 있는 카페와 강아지를 산책 시키는 주민들이 전부였는데 지금의 연남동은 핫플레이스 중에서도 핫플레이스다.


무서울 만큼 빠른 속도로 상권이 확장되더니 경의선숲길을 기점으로 다양한 가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날 좋을 땐 잔디밭이 안보일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만큼 가게의 고유한 매력이 중요한 동네, 연남에 위치한 연남방앗간에 다녀왔다.

 

 

 

#연남방앗간을_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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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숲길을 따라 쭉 걷다보면 갈색 벽돌의 주택, 방앗간과 뗄 수 없는 참새 모양의 로고가 돋보이는 연남방앗간을 마주한다. 이 도시 한복판에 오래 전 자취를 감춘 방앗간이라니? 그 이름과 로고가 참 독특하다는 생각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연남방앗간은 어반플레이에서 운영하는 동네 편집상점이다.


어반플레이는 자체 제작 미디어를 통해 동네를 경험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도시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현재 연남방앗간을 비롯해 연남장, 연희대공원 등 여러 공간들을 운영 중이다.

 

 

연남방앗간은 창작자를 위한 동네 편집상점입니다. 식음료 기반의 동네 경험 공간으로 재해석한 방앗간에서 지역상인, 소상공인, 창작자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동네를 기록하며 지역과 소통합니다.


- 어반플레이 설명 中 

 

 

연남방앗간은 외관도, 내관도 카페보다는 가정 주택에 가깝다. 오래된 벽돌과 대문을 드리운 나무들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고풍스러운 샹들리에와 갈색 목조 인테리어로 구성된 내부가 펼쳐진다.

 
연남방앗간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1층은 카페 공간이자 전시를 위해 사용된다. 공간 대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렬로 작은 테이블과 의자들을 늘어놓는 몇몇 카페들과 달리 널찍하게 떨어져 있는 테이블들이 참 좋았다.

 
지하 1층은 ‘누군가의 상점’이라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남방앗간이 아닌 다른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를 선보일 수 있는 공간으로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벤&제리스, 차 브랜드 Magpie&Tiger 등이 자사의 제품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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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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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작업실

 

 

마지막으로 2층은 ‘누군가의 책방’과 ‘누군가의 작업실’이라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누군가의 책방’에는 주제에 맞추어 큐레이션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문학동네 북클럽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특정 작가의 방처럼 꾸며지기도 했다.


그 외의 ‘누군가의 작업실’은 각 방마다 다른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어떤 방은 거울방처럼 반짝이는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가 하면, 어떤 방은 아주 안락해 보였다. 개성 있는 각 작업실의 인테리어도 좋았으나 더 좋았던 점은 프라이버시 보장이 아닐까 생각했다.


보통 하나로 터져 있는 카페들과는 달리 방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점에서 홀로 와서도, 단체로 와서도 좀 더 조용히 할일에 집중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보였다.

 

 

 

#연남방앗간을_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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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페는 입구부터 참기름병으로 꾸며져 있다. 이는 전시 용도가 아니라 실제로 연남방앗간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이며 이 외에도 참깨를 이용한 카페 메뉴인 ‘참깨 라떼’를 시그니처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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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참깨 라떼 이야기를 들었을 땐 생소한 조합이고, 참깨가 지니고 있는 기름짐 때문에 음료가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마셔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미숫가루가 생각나는 고소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라떼 위에 뿌려진 참기름은 느끼하기보단 오히려 고소한 맛을 한층 끌어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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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방앗간은 상시 판매하는 참기름 등의 지역 상품 외에도 지하 1층 공간을 이용해 다른 브랜드의 전시와 상품 판매가 단기적으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카페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차를 모토로,지역의 특색을 담은 차를 만들고 차와 닮은 삶을 이야기하는 브랜드, Magpie&Tiger의 팝업스토어와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1층과 2층에는 깔끔한 다기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스크린을 통해 찻잎이 우려지는 영상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직접 찻잎에 대한 설명과 함께 차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백차부터 녹차까지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었다.

 
이전에는 합성향료와 인공색소를 넣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제리스의 팝업스토어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연남방앗간 속에서 함께 운영되고 소개되는 것을 보며 이들이 추구하는 상생의 가치가 느껴졌다.

 

 

 

#연남방앗간을_좋아하다


 

연남동의 수많은 카페 중에서도 연남방앗간을 유난히 더 가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다양하게 변화 가능한 공간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함께’의 가치가 아닐까 한다.

 
연남방앗간은 기본적인 카페와는 상당히 다른 공간적 구조를 띄고 있다. ‘누군가의 작업실’이라는 컨셉에 맞춘 여러 개의 방들은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존재한다. 옆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아늑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여러 명이 함께 회의를 하기에도 적합한 공간이다.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작업을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하고, 회의실이 되기도 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지하 1층의 ‘누군가의 상점’은 매번 다른 브랜드에 맞추어 변화하는 공간이다. Magpie&Tiger의 전시 기간 동안은 자갈들 사이에서 담백하고도 깨끗한 매력을 뽐내는 다기들이 전시된 동시에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되는가 하면, 그 전에는 귀엽고 깜찍한 매력을 뽐내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공간의 무한한 변화 가능성과 독립성이 연남방앗간의 독특한 구조가 가지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연남방앗간은 ‘동네 편집상점’인 만큼 ‘함께’라는 가치에 방점을 찍고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1층과 2층의 진열장을 이용한 전시는 연남방앗간이라는 주공간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다른 브랜드들이 돋보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지하 1층의 공간은 매번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운영되다 보니 다음 번에는 어떤 브랜드와 함께할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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