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 FOLLOWER] 첫 번째, 토마토님과 함께한 클래식 공연 & 인터뷰 -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고흐vs고갱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고흐vs고갱> 리뷰 및 인터뷰
글 입력 2019.12.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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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아,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동정심으로부터 흘러나온 연민인지, 그의 아름다운 작품에 대한 동경인지 그 선이 뚜렷하지 않지만, 그들의 인생과 예술이 그려낸 아름다움은 그들만의 것이었다. 클래식 음악은 그 아름다움을 입체화시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또 하나의 그림을 그려낸다.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 고흐 VS 고갱>에서 그려낸 예술들의 합이 각자의 작품이 되어 색다른 감동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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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고갱은 ‘친구’라는 단어로 간단히 정의되기에는 복잡했다. 그들은 달라도 너무 달랐고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그 장벽이 높았다. 클래식 큐레이터 ‘조숙현’의 전달에 따르면 고갱은 전형적인 거만하고 냉정한 예술가의 성격을, 고흐는 여리고 과한 성격을 보였다고 하니 그들의 다름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격이 다르니 그들이 추구한 그들만의 미래와 방향성 또한 같을 수 없다.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며 나타난 그들의 작품에서 우리는 ‘사람’으로서의 고흐와 고갱을 읽을 수 있다. 본 공연에서는 이를 ‘클래식 음악’으로 구현해낸다. 연주에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으로 이루어진 1m classic ensemble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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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노란 집>


그들은 아름다운 곳 ‘아를’의 노란 집에서 딱 2달을 함께 지냈다. 그 짧은 기간 내에 부딪혔던 그 다름이 지금의 여러 작품들을 생겨나게 한다. 고흐는 예술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고 싶어 했다. 예술로서 하나 되는 사람들을 꿈꾸는 고흐의 모습을 ‘꿈’이라는 뜻을 가진 슈만의 클래식 곡 ‘트로이메라이’로 표현했다. 아마 누구나 몇 번은 들어봤을, 아주 친숙한 음악이다. 대체로 슈만의 음악은 서정적이고 부드럽다. 그 서정성이 고흐의 꿈과 만나 그 색채감을 더했다.
 
고갱이 고흐와 함께 생활하기로 결정했던 이유는, 그저 현실적인 상황 때문이었다. 숙식을 제공하고 작품을 사주겠다는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의 권유에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고갱은 본래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예술가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예술 활동을 이어왔던 그를 슈만의 ‘미지의 나라들’의 클래식 곡으로 표현해냈다. 잔잔함 설렘으로 시작되는 도입부와 긴장감이 느껴지는 중반부, 그럼에도 남아있는 설렘으로 끝을 맺는 이 음악이 고갱의 정체성을 구현해내어 그의 모습을 그린다.
 
함께 생활하며 생겨난 그들의 갈등은 피아졸라의 사계 중 ‘봄’이 연주되어 그 생생함을 더했는데, 마치 그 상황에 존재하는 듯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음악으로 차근히 쌓아온 그들의 이미지, 그들의 성격이 고착되고, 그 인물들의 갈등 또한 음악으로 전개시키니 마치 1시간 30분짜리 드라마를 시청한 듯 감정이입이 빨랐다. 즉, 드라마 같은 공연이었다는 말이다. ‘드라마’라는 것은 말하려는 이야기가 분명하고 캐릭터들의 성격이 두드러진다는 것인데, 전달하는 요소가 음악과 명화였을 뿐 의도하는 바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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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정해진 이야기가 없는 클래식 음악에 정확한 이야기를 나타내는 작품을 담고, 생동감 없는 고흐와 고갱의 캐릭터에 클래식 음악을 입혀 그 뚜렷함을 더한다. 복합예술의 입체감은 마치 드라마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왠지 모를 감동을 선사한다. 왜 클래식 음악이 그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 묻는다면, 고흐와 고갱의 동시대 혹은 가까운 시대 사람들의 음악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비슷한 시대에 비슷한 문화적 흐름을 타고 활동했던 사람들의 예술 작품들은 분명히 통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미술이던, 음악이던 예술은 그들만의 해석과 뜻을 분명히 담기 때문이다. 그렇게 담긴 모든 것들이 동시대의 흐름에서 생겨났으니 무언의 통일감이 명백히 느껴질 수밖에. 마치 고흐의 노란색과 파란색처럼, ‘예술가’로서 공유했던 그들의 색채감이 본 공연의 색을 채웠다.
 
공연의 막바지, 클래식 큐레이터 조숙현은 고갱의 작품과 함께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예술에 대한 그들의 끊임없는 고뇌와 고찰은 결국 길이 남을 명작들을 탄생시켰다. ‘명작’이라 함은, 사실 아주 시간이 오래 지난 후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저 자신의 현실에 부딪혔던 예술가들의 인생이 작품에 온전히 담기고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며 정의된 그들의 예술적 방향이 그 시대가 지나고서야 사람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예술’이란 짧은 시간 내에 누구인지, 어디서 와서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지 정의하기 어렵다. 현시대에 예술을 공부하고,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바라본 고흐와 고갱은 정의되지 않은, 혹은 안정되지 않은 그들의 삶에도 예술을 놓지 않은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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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슬픔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갔던 ‘고흐’는 그의 작품에 따뜻한 위로를 담아 모든 사람들이 그의 작품에 눈물 짖게 한다. 항상 냉철한 시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해 갈구했던 ‘고갱’은 그의 작품에 색다름을 담아 예술계의 또 다른 시야를 선물한다. 이들이 전한 예술의 다양성과 클래식 음악이 같은 색을 머금고 한 무대 위에서 만났다. 그 위에 공존했던 예술들의 경이로운 색채를 잊을 수 없다.

그러니 본인은 그들의 다름까지 사랑할 수밖에.

 

 

 

Follower interview
 #토마토 1 


 

"클래식 공연과 초면이라는 토마토 씨. 그와 8회 동안 함께하는 클래식 음악 공연! 과연 그 변화는 어떻게 그려질까요? 오늘은 그 첫 번째 인터뷰가 시작됩니다."


-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고흐 VS 고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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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한지 얼마 안 됐고요, 지금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평범한 토마토입니다.
 
 
♪ 평소에 ‘클래식 음악’ 어떻게 생각하세요?
 
클래식 음악을 전문적으로 자주 듣는 편은 아니지만, 듣는 건 좋아해서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카페를 찾아서 가기도 해요. 들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라 제 자신의 치유를 위해 듣고 있어요. 특히 생각을 정리해야 하거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 들어요.

(그럼 들으시는 특정 곡이 있나요?)

엇 아뇨 그렇지는 않고요 그냥 검색해서 기분에 따라 듣습니다.
 

♪ 클래식 공연 자주 다니세요?
 
아뇨! 정말 처음이에요.
 
(그럼 혹시 공연 전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었나요?)

아뇨! 사실 설렜어요! 저는 아예 클래식 음악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공연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너무 궁금했어요. 공연의 모습조차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대 위에 피아노 한 대와 보면 대 2개가 세팅된 것조차 신기했다니까요.
 
 
♪ 클래식 입문자로서, 느꼈던 이번 클래식 공연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고흐 vs 고갱>은 어떠셨어요?
 
이번 공연은 클래식 초심자에게 정말 친절한 공연이었어요. 일단 곡의 길이가 짧았고 대중적이었어요. 유명한 고흐와 고갱의 그림들과 클래식 음악이 연관되어 어떻게 들으면 좋을지 큐레이터의 해설로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입문자로서 참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10가지 이상의 클래식 곡들을 들은 것 같아요. 이를 그저 일상 중에 들었다면 굳이 기억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 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이 곡들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본 공연에서 느낀 점을 더 말해주시겠어요?
 
위로와 사랑이 함께 느껴지는 공연이었어요. 여러 음악과 그림들을 통해 명백한 위로가 전해졌고요, 공연을 이끌어 가시는 분들 모두 애정으로 공연을 완성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아, 그리고 미술과 음악의 합이 참 잘 맞아서 신기했어요. 그러면서 제 실생활에서도 어떤 분위기에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그 범위가 조금 좁혀진 것 같아요. 이제는 분명 아는 음악들이 생겼으니까요!
 
저는 클래식 음악에도, 클래식 공연에도 문외한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저를 새하얀 도화지라고 표현해보자면 오늘 공연을 이끌어주신 큐레이터님과 명화들, 연주자님들과 음악들을 붓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친절하게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칠해주고 전달해주는 그런 붓이오! 심지어 이 공연은 제 도화지의 어느 모퉁이만 채운 것이 아니라 정중앙에 기준 점을 찍어준 느낌이에요. 이 공연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으니까요. 그 점을 토대로 여러 색으로 채워질 제 도화지가 기대되네요.
 
(토마토님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네 사실 거리낌은 없어요. 그저 알고 싶었을 뿐이죠. 특히나 이번 공연은 미술과 함께하는 클래식 음악 공연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꽉 찬 느낌이 들어요. 미술과 음악의 이어짐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 그렇다면 이번 공연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하나씩 꼽아 보자면요?
 
일단 생소하지 않은 곡들의 선정과 큐레이터, 그림, 연주자의 호흡이 참 좋았어요. 뭔가 하나의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다만, 곡 설명이 조금 더 명확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프로그램 팸플릿도 따로 없어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가 없어서 조금 답답했긴 합니다. 아 그리고 QR코드라는 매체를 사용해서 오늘의 공연을 소개했는데 사실 그 매체가 젊은 세대들에게만 익숙해서 가족단위로 많이 왔던 이 공연에는 좀 한계가 있던 것 같아요.
 
 
♪ 클래식 공연을 보고 난 후 달라진 점
 
클래식 음악 공연을 많이 다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분야에서는 궁금증을 절대 못 참는 성격인데 클래식은 그다지 찾아서 듣거나 다니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더 알고 싶어졌어요. 일단 집에 가면 당장 오늘 들었던 곡들을 찾아봐야겠어요.
 

♪ 이번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클래식 음악은?
 
아 저는 고갱의 성격을 나타낸 ‘미지의 나라들’요!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었는데 음악과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의 제 상황이랑 잘 맞아서 더 와닿았던 것 같긴 한데, 미지의 나라로 향하는 설렘과 긴장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토마토 님'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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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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