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듀랑고" 가족을 담다. [공연]

글 입력 2019.12.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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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로 향하는 가족

 

세상에는 다양 가족의 모습이 존재한다. 대한민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그들이 어떤 인종이든 구성원이 어떻든 우리는 혈연을 바탕으로 맺어진 관계를 ‘가족’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지극히 평범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가족의 형태도 있다. 특히나 이민 가족의 삶은 그렇다. 지금 소개할 작품 ‘듀랑고’는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품의 배경에는 극의 작가인 재미교포 2세대 작가 ‘줄리아 조’가 있다. 줄리아 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애리조나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리조나의 사막을 작품에 등장시키곤 한다. 그녀가 살아온 재미교포로서의 삶과, 그녀의 성장 환경이 작품으로 승화되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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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는 한국계 이민자 아버지 이부승과 그의 아들 2명의 여행 과정을 담고 있다. 이부승의 아내는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났고, 아들들을 위해 몇 십 년을 성실하게 일해 왔던 이부승은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정리 해고가 된다.


막막하기만 한 이부승은 아들들에게 가족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목적지는 콜로라도의 ‘듀랑고’다. 이렇게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아내와 어머니의 부재, 갑작스러운 정리 해고, 이민자로서의 삶. 그 모든 것을 근심으로 가슴에 담고 있던 부승네 가족 세 명은 각자의 아픔을 싣고 여행길에 오른다.

 

모든 여행길은 역시나 특별한 사건이 생겨난다. 듀랑고로 향하는 길 위에서 아버지인 부승은 점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아버지에게 아들들은 연민을 느끼지만, 듀랑고로 향한 여정에서 그들이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결국 그들을 멀어지게 할 뿐이다. 더욱이 부승에게 각자의 비밀을 숨기고 있던 아들들은 여행길에서 비밀을 털어놓고, 부승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그들에게 여행은 단순한 의미의 일탈이 아니라, 서로의 진짜 속마음을 알게하는 발단이 된다. 그렇게 집에 돌아온 부승네 가족은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연극 '듀랑고'는 듀랑고로 향하는 여행길에서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가족의 관계를 잔잔하게 들여다본 연극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이 연극은 특수한 극적 장치가 분명 존재한다. 한국계 이민자라는, 어머니와 아내의 부재라는 장치가 가족의 모습을 평범하지 않게 바라보게 한다. 하지만 결국 ‘듀랑고’는 한 가족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연극은 사회적 이슈보다는 소소하고 일반적인 가족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가족이나 재외 동포의 삶을 다룰 때 보통은 사회적 메시지나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하게 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커다란 담론보다는 재외 동포의 삶을 이야기 소재로 삼고, 그 속에서 우리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평범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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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참으로 어려운 존재다. 분명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관계이며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 평생을 함께한다. 누구보다 가장 잘 알 것 같으면서도 누구보다 가장 비밀이 많은 존재이기도 하다. ‘듀랑고’는 그러한 모순과 가족으로서 생기는 고민들을 풀어낸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식이 온전한 성인이 되는 시기에는 부모님과는 다른 자신만의 생각과 미래와 세계가 생겨난다. 그런 시기에 부모님은 오히려 가장 먼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 연극에서도 역시 이부승과 아들들은 말하지 않았던 비밀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연극 ‘듀랑고’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기보다 우리네 일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존재인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을 다루기 위해 노력했다. 이민자 가정으로 미국에서 아시아계 사람으로 살아가며 생기는 고충은 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며 부승네 가족만의 특징으로 담길 것이다.


또한 여행이라는 극적 장치는 그들을 한 공간에 놓으며 진솔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한다. 한 집에 살면서도 각자의 생활을 하고, 단절된 대화 속에서 사는 가족의 형태가 많다. 그러나 듀랑고로 향하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 여행길에서 부대끼고 대화하고 갈등도 빚으며 가족으로서의 겪을 수 있는 진면모를 보여준다.

 

세상에는 저마다의 가족의 모습이 있지만, 어느 모습으로 존재하든 결국 생을 마칠 때까지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다. 부승네 가족의 여행을 기대하며 나 역시 우리 가족을 떠올리게 된다. 성인이 되면서 가족에게는 오히려 표현을 하거나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힘들어진다. 친구들에게는 솔직하게 털어놓는 고민들이 부모님에게는 가장 말하지 못할 고민이 되기도 한다. 나는 부승네 가족의 아들들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보지는 않을까? 우리 가족의 모습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가족이 지닌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듀랑고’를 보며 2020년을 시작하려 한다. 성숙한 가족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부승네 가족과 함께 듀랑고로 향해보자.

 

 


 

 

듀랑고 티저 2.jpg

 

 

듀랑고
- Durango -


일자 : 2020.01.09 ~ 2020.01.1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TEAM 돌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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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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