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 2019 - 과거와 현재의 음악

20세기의 숨은 명곡을 21세기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다
글 입력 2019.1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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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8년, 한국의 숨은 시티팝 명곡을 21세기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뉴트로 열풍을 이끌고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이, 올해 2019년은 더욱더 풍성한 콘텐츠로 대중들을 찾아왔다. 20세기의 숨은 명곡을 발견하고, 21세기의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숨어 있는 많은 명곡을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21세기의 재능있는 뮤지션들을 발굴하고자 한다.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



디깅클럽서울은 온스테이지2.0의 일환으로 과거의 숨은 음악을 발굴하고 온스테이지 뮤지션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네이버 문화재단과 음악 콘텐츠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가 함께 기획한다. 네이버가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도 꼽힌다.

 

2018년에는 주로 숨은 한국의 시티팝 명곡을 리메이크하였는데, 데이브레이크, 죠지, 스텔라 장, 선우정아 등 현재 한국 음악계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들이 참여하여 시티팝 트렌드를 만들고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또한, 원곡자와 다양한 콜라보를 통하여 과거와 현재를 음악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소통하고 향유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평소 80~90년대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옛날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우연히 작년에 디킹클럽서울 프로젝트에 참가한 데이브레이크 - 넌 언제나 (모노 원곡)을 듣고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이 곡은 모노가 1993년에 발매한 곡으로, 원곡의 청량하고 맑은 멜로디를 데이브레이크가 자신들의 록, 재즈, 라틴 느낌을 녹여 새롭게 편곡하였다. 시원한 보컬과 연주가 마치 여름 바다를 연상케 하는 것 같다.


 


 

 

김현철의 오랜만에를 리메이크한 죠지는 최근 김현철의 프리뷰 앨범에 피처링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과거와 현재의 뮤지션과 음악들을 이어주고 대중들이 과거의 감성을 현재의 시각으로 머금을 수 있게 하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는 ‘시대를 앞선 20세기 숨은 음악’을 주제로 하여 14인의 음악 큐레이터로부터 추천받은 곡들을 5개의 테마로 나눠 깊이 있는 토크를 진행하고, 온스테이지 뮤지션이 직접 선곡한 곡을 리메이크하여 곡을 발매하는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참여한 뮤지션들의 추천곡까지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새로운 도시 감수성의 시작 - '백예린의 어느 새'(장필순 원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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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테마는 '새로운 도시 감수성의 시작'으로, 큐레이터 토크에서는 88올림픽이 지나간 서울과 새로운 감수성의 음악들을 소개한다. 독특한 음색의 소유자 백예린이 그 첫 번째 주자이다. 그녀는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의 어느 새를 그녀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였다.


장필순은 한국의 싱어송라이터로, 여성 포크록의 대표로 손꼽힌다. '어느새'는 그녀의 1집 앨범의 수록곡으로, 퓨전 재즈라는 장르를 잘 나타내는 곡이다. 곡의 사색적인 가사와 연주들이, 그녀의 허스키하면서도 따뜻한 음색과 어우러지면서 도시의 밤의 분위기를 떠오르게 한다.

 

백예린이 리메이크한 곡은, 장필순의 1집 프로듀서이자 연주자, 작곡가인 가수 김현철이 직접 연주에 참여하면서 더욱 풍부하고 감성적인 사운드를 더했다. 백예린 특유의 감성과 독보적인 음색이 원곡의 감성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20세기의 오디션 프로그램 - '1415의 그대 떠난 후'(이상은 원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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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테마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던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인 강변가요제, 대학가요제를 회상하며 그 당시 쏟아진 음악에 관해 이야기한다.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는 70년대~ 90년대를 대표하는 초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는데, 그곳에서 수많은 뮤지션과 음악을 발굴하였다. 1988년 '담다디'로 대상을 타고 데뷔해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뮤지션 이상은도 강변가요제 출신이다.


그녀는 시원시원한 가창력, 즐겁고 신나는 분위기의 곡, 중성적인 매력을 뽐내며 한 번에 주목을 받았는데, 왕성한 활동을 하는 도중,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가는 충격적인 선택을 한다. 후에 그녀는 실험적이고 더욱더 깊어진 음악으로 찾아왔고, 현재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대 떠난 후'는 그녀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발매한 곡으로, 2집의 수록곡이다.

 

1415는 주성근(보컬), 오지현(기타)으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남성 인디 듀오 밴드로, 2017년 '선을 그어 주던가'라는 로맨틱하고 귀여운 음악으로 대중의 주목을 이끌었다. 이들은 '그대 떠난 후' 기존의 원곡을 그들만의 느낌으로 편곡하였는데, 트렌디한 뮤지션답게 포크 느낌의 원곡을 몽환적이고 한층 더 리듬감 있는 신스팝 장르로 재해석하였다.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하여 그들만의 리메이크곡이 탄생하였다.

 

 

 

 

 

TV속의 춤추던 판타지 - '수민의 사랑이란 묘한거야'(나미 원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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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테마는 한강의 기적과 컬러 TV의 시대였던 80년대 서울, 지금 봐도 놀라운 TV 속의 여성 댄스 가수와 그들의 음악에 관해 이야기한다. 80년대에는 컬러TV가 도입되면서, 뮤지션들의 음악과 방송은 많이 달라졌다. 컬러풀한 의상과 신나는 댄스 뮤직이 대중을 사로잡게 되는데, 김완선, 윤시내, 민해경 등 수 많은 여성 솔로가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때 활동한 여성 솔로 가수 중 80년대의 원조 디바 '나미'의 '사랑이란 묘한 거야'를 현재 음악계에서 트렌디하고 독보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뮤지션 수민이 리메이크하였다. 먼저, 80년대의 원조 디바 나미는 뉴 웨이브 등의 진보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트렌드를 이끌었다. 그녀는 음악 뿐 아니라 스타일, 패션 쪽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가 시도한 다양한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당시 트렌드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사랑이란 묘한거야'는 그녀가 1987년 발매한 곡으로, 당시 제한적이던 여성의 감정을 주체적으로 그리고 세련되게 표현했다고 평가받는 곡이다.

 

뮤지션 수민은 21세기의 트렌드를 이끄는 여성 뮤지션으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녀 또한 음악, 패션, 프로듀싱 등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현재 주목받는 많은 케이팝 스타들, 힙합 아티스트들의 곡을 프로듀싱하면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녀는 나미의 원곡을, 수민만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는데,  네오 케이팝 장르의 곡으로 재해석하였다. 김아일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더욱더 풍성한 곡으로 탄생하였다.

 

 

 

 

 

뮤지션들의 또 다른 노래들 - '지바노프의 추억속의 그대'(황치훈 원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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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테마는 뮤지션의 숨은 명곡을 이야기한다. 김현철과 유재하처럼 본인의 노래 외에도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며 멋진 음악을 남긴 뮤지션들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그중에서도 윤상이 발라드 작곡가로서 입지를 굳힌 계기이자, 연기자 황치훈의 가수 데뷔곡인 추억 속의 그대를, 지바노프가 재해석하였다.


황치훈은, 1974년 아역으로 데뷔하여 많은 활동을 하다가 1988년 가수로 데뷔한다. '추억 속의 그대'는 그의 1집 수록곡이다. 당시 작곡가로 활동하던 윤상의 곡으로, 윤상은 이후 많은 가수와 작업하며 프로듀서, 작곡가로 대활약하게 된다.

 

이 곡을 재해석한 뮤지션 지바노프는 2016년 'Hide' 라는 1집 앨범으로 데뷔한다. 그는 데뷔 이후 아름다운 미성과 특유의 분위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번 곡에서 그는 원곡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트랜디한 R&B 장르의 편곡을 하였는데, 듣는 사람이 다소 우울감이 들게 하면서도 매력적인 원곡의 감성을 그대로 살려냈다고 한다.

 

 

 

 

 

언더그라운드의 숨은 명곡 - '새소년의 고양이'(시인과 촌장 원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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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테마는 '언더그라운드의 숨은 명곡'이다. 지금은 '인디'로 표현하지만, 과거에는 '언더그라운드'로 불렸던 그 시절의 감수성과 다소 실험적인 음악을 조명한다. 80년대 언더그라운드 씬 중에서도 남다른 감수성과 표현력으로 후에 많은 영향을 끼친 '시인과 촌장'의 지금 들어도 실험적이고 독특한 곡인 '고양이'를 현재 인디 씬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는 밴드 새소년이 그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였다.

 

'새소년'은 황소윤(보컬), 박현진(베이스), 유수(드럼) 3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혼성 밴드이다. 이들은 2017년 싱글 '긴 꿈'을 발매하면서, 보컬 특유의 허스키하고 몽환적인 음색, 멋진 연주들이 어우러지면서 인디 씬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밴드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그들이 재해석한 '고양이'는 트렌디하면서 아날로그적인 느낌으로, 기타와 베이스, 드럼 연주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듣는 이들에게 희열을 준다. '고양이'라는 다소 실험적인 음악적 소재, 그것을 묘사하는 가사가 강렬하다 보니 고양이라는 생명체에 몰입하여 불렀다고 한다.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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