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쿠알라룸푸르 여행기② [여행]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음식들
글 입력 2019.12.1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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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말레이시아를 여행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다름 아닌 음식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선 오랜 시간 한국 음식에 길든 내게 다소 새로운 요리도 있었고,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음식도 있었다. 이에 이번 오피니언에선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하며 먹은 가지각색의 말레이시아 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시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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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아마 나시르막일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TV 드라마에선 ‘밥 먹어라’라는 대사를 ‘나시르막 먹고 가’라고 표현한다.


쿠알라룸푸르 거리를 지날 때면 나시르막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기도 하고,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에서도 ‘나시맥’이라는 이름으로 나시르막을 판매한다. 그만큼 나시르막은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음식이다.


나시르막은 코코넛 밀크, 판단 잎을 넣고 지은 쌀밥에 반찬을 곁들인 요리이다. 반찬으로는 일반적으로 치킨, 볶은 멸치, 삶은 달걀, 오이 등이 있다. 또한 나시르막에는 ‘삼발’이라는 고추, 샬롯, 소금, 설탕 등으로 만든 양념이 곁들여져 나오는데, 이는 매콤하고 짭짤한 맛으로 한국 사람의 입맛에 알맞다.

 


 

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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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경 말레이반도에 이주해 온 중국인과 현지인 사이에서 탄생한 후손 ‘바바뇨냐’가 중국식 국수에 현지의 식문화를 접목하여 락사를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락사는 생선이나 닭으로 우린 매콤한 국물에 쌀국수를 넣어 만든 말레이시아의 국수 요리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매콤하고 칼칼한 맛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현지 음식으로 꼽힌다. 또한 매콤한 맛과 더불어 은은히 밴 코코넛 밀크 맛은 고소함을 더한다. 실제로 여행 중 방문했던 락사 요리 전문점에는 현지인 못지않게 많은 한국인들이 락사를 맛보고 있었다.

 


 

바쿠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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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테는 흔히 말레이시아식 보양식이라 불린다. 이는 흡사 우리나라의 돼지 갈비탕과 비슷한 모습과 맛을 보이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바쿠테엔 특유의 한약 냄새가 강하게 난다는 것이다. 또한 다소 새콤한 맛이 나기도 한다. 이 또한 갈비탕과 익숙한 맛이므로 말레이시아를 찾은 한국인들에게 호평을 얻는 음식이다.

 

바쿠테는 아직 한국인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현지 마트에 가면 바쿠테 전용 소스를 판매할 정도로 말레이시아 혹은 싱가포르인들에겐 익숙한 음식이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닭볶음탕 소스나 불닭볶음면 소스를 파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사실 바쿠테를 처음 먹었을 때는 갈비탕과 비슷한 맛에 단번에 반하진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점차 그 특유의 한약 향과 신맛이 문득 생각나기도 했다. 이처럼 바쿠테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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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돌은 잘게 간 얼음 위에 연두색 젤리와 코코넛 밀크, 흑설탕, 각종 열대과일을 넣은 말레이시아식 빙수이다. 첸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지렁이 모양의 연두색 젤리이다. 연두색 젤리는 ‘첸돌’이라 칭하는데, 이는 판단 잎을 뭉친 것이라 한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때 나시르막 다음으로 가장 많이 봤던 음식이 첸돌이었다. 거리의 흔한 카페나 디저트 전문점에선 아이스크림, 쉐이크 등 다양한 맛과 형식의 첸돌을 판매하고 있다. 첸돌과 팥, 얼음만 먹었을 때는 다소 심심한 단맛이었으나 두리안이나 용과 등의 열대과일과 함께 먹으면 상큼하고 단맛이 어우러져 더위에 지친 갈증을 씻어준다.


다양한 맛의 빙수 체임점에 이미 익숙해진 한국인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전통의 빙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현지의 덥고 습한 공기를 이겨내고 싶다면 한 번쯤은 첸돌을 먹어보길 바란다.

 


 

올드타운화이트커피 & 카야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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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타운화이트커피는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 전문점이다. 쿠알라룸푸르의 번화가나 관광지에는 항상 올드타운화이트커피 체인점이 빠지지 않고 자리매김해 있다. 아마 우리나라의 스타벅스만큼 위상이 높은 체인점인 것 같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화이트커피와 카야토스트이다. 화이트커피는 커피에 설탕과 크림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넣은 것으로 커피의 쌉싸름한 맛과 설탕, 크림의 단맛이 어우러져 중독성을 자랑한다. 비유하자면 카페라떼와 쿠키프라페를 섞은 것 같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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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토스트는 구운 식빵에 코코넛과 달걀, 판단잎을 섞어 만든 ‘카야잼’을 바른 빵 요리이다. 주로 카야잼과 함께 마가린이나 버터를 추가로 토스트에 바른다고 한다.


카야토스트는 처음엔 빵의 바삭한 식감이, 두 번째엔 느끼하면서도 은은히 짠맛이 밴 버터의 물컹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콤한 카야잼이 짠!하고 등장한다.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공식을 지키려는 것처럼 말이다.

 


 

사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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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떼는 닭, 소, 돼지, 양 등 다양한 고기를 한입 크기로 구워낸 꼬치 요리이다. 특징이 있다면 고기에 특유의 향신료를 묻혀 재워둔 후 굽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테는 겉보기엔 평범하고 왠지 맛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먹어보면 특이한 향신료 맛으로 오묘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사테는 주로 땅콩소스와 양파, 파인애플 등을 곁들여 먹는데 이들은 향신료와 고기 기름 범벅으로 느끼해진 입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칠리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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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리크랩은 칠리소스와 토마토소스를 넣어 만든 게 요리로, 이른바 ‘단짠단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저렴한 물가로 값싸게 게를 먹을 수 있는 것도 칠리크랩의 큰 매력이다. 그래서 이는 한국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에게 대중적인 음식으로 꼽힌다. 쿠알라룸푸르의 대표적인 야시장, 잘란알로 야시장에 가면 칠리크랩 전문점들이 줄지어 문전성시를 이룬다.

 

보통 살이 가득한 게살과 함께 맵고 달콤한 양념을 밥에 비벼 먹는다. 게와 매콤함과 단맛의 조합은 맛이 없을 수 없는 맛 아닌가. 다만, 손으로 게를 분리하고 양념을 온 손에 묻혀가며 먹어야 하므로 지저분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인과 함께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황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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