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_후회하는 자들
-
어떤 말로 리뷰를 시작해야 할지 정말 가장 걱정이 되었던 연극이었다. 성전환, 성소수자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실제 다큐멘터리를 각색한 연극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먼저 연극 ‘후회하는 자들’은 다큐멘터리 촬영감독과 미카엘, 올란드라는 배우가 등장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배우 이미연, 김주혁이 과거를 회상하는 듯 말하던 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보였다.
드라마는 화면을 전환하면서 과거와 세부내용을 전달했지만 이 연극은 뒤에 있는 스크린에 화면을 띄우면서 진행되었다.
극단 산수유 제공(사진_이은경)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올란드는 왜 남편에게 본인이 성전환 수술을 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11년의 결혼생활 동안 이유를 둘러댔다고 했다. 왜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역으로 질문했다. 사실 연극이 끝날 때까지도 몇가지 부분이 조금씩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연극을 본 뒤, 그들의 말을 다시 생각을 해보면서 왜 그렇게 진실을 숨기거나 후회하게 된 것인지 조금씩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초반에는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진 연극이었다.
하지만 등장하는 배우가 2명뿐이고 두 명이 잔잔한 어조로 다큐를 찍듯이 이야기하는 연극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촬영감독 역할을 하시는 배우의 질문과 뒤의 스크린 화면 영상들이 지루함을 조금씩 환기시키는 역할이 되었던 것 같다.
인상적이고도 충격적인 부분은 극의 마지막 부분에 띄워진 스크린 영상이었다.
미카엘 요한슨은
다큐 제작 후 정부 지원으로
두 번째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올란도 파긴은 평범한 삶을 살았다.
올란도 파긴은
다큐 후 평범한 삶을 살다가
19년 6월 사망했다.
화면이 차례로 나오다가 바로 “19년 6월 사망했다.”라는 단어가 너무 슬프기도 하고 왜인지 모르게 씁쓸하게 느껴졌다.
성전환수술, 성소수자, 게이, 레즈 등의 이야기는 생활 속에서 간접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다소 자주 등장했던 터라 이 연극에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궁금하고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실제 다큐의 이야기를 각색한 연극이라는 점이 신선했다. 두 번의 성전환 수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조금 놀라웠다. 남자에서 여자로, 다시 남자로. 물론 쉬운 과정이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어쨌든 가능하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의학이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순간은 미카엘이 어떤 박사에 의하면 3천 년 정도 후에는 사람들의 성에 구별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어쩌면 평범하다고 말하는 그들이 틀리고, 우리가 맞을수도 있다.” 라는 말이었다.
‘평범하다.’의 범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단정 짓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마음대로 생각하지 않고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회하는 자들- 돌아보는 사람들-
일자 : 2019.12.07 ~ 2019.12.25
시간화, 수, 목, 금 8시토, 일 4시월 공연 없음*12.25(수) 4시 공연12.15(일) 공연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티켓가격전석 35,000원기획두산아트센터, 극단 산수유제작극단 산수유후원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만 15세 이상
공연시간80분
[이송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