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고흐의 삶에서 가장 환하게 빛나는 이름, 테오 - 빈센트 반 고흐

글 입력 2019.12.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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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책장에 꽂혀 있었던 유일한 미술가에 관한 책이 빈센트 반 고흐의 전기였다. 부모님이 권장 도서의 일환으로 책장에 꽂아놓은 게 아닌, '직접' 고른 몇 안 되는 책이었다. <반 고흐> 라는 아동용 자서전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반씨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반채은이다)

 

당시의 나로서는 굉장히 심각했다. ‘반씨인데, 외국인일 수가 있나? 이 사람이 한국에서 살았던 건가? 아니면 반씨가 원래 외국 성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 같지도 않은 추측들이 스쳐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반 고흐’를 보고 ‘반씨’라고 여길 정도로 순수하고 창의력이 넘치는 나이에 빈센트 반 고흐를 마주치는 게 이상하지 않을 만큼 빈센트 반 고흐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존재다. 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10시간을 넘게 날아가야 하는 이국땅 출신 화가치고는 희한할 정도로 그렇다. 특히 반 고흐의 일생을 짤막하게나마 들어봤다면 그를 절대 잊을 수 없다.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잘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듣는 이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기 마련이므로. 심지어 그런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의 작품은 적당히 독특하고, 따듯하며, 아름답고, 직관적이다.


한국인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는 영감 그 자체다. 영화부터 소설까지 빈센트 반 고흐를 다룬 작품은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반 고흐의 광기(영화 <반 고호>), 예술가로서의 삶(영화 <열정의 랩소디>, 영화 <러빙 빈센트>)과 같이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지점들이 주제가 된다.


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의 삶에는 보다 아름다운 요소들이 많다. 영화 <러빙 빈센트>를 참고해보자면, 반 고흐를 두고 ‘너무 많이 느껴서, 그것이 그가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만들었다’고 표현한 화방 주인이자 후원자 탕기 영감도 그렇다. 사실 탕기 영감보다도 그의 삶에서 가장 환하게 빛이 나는 지점은 동생 테오와의 관계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바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든지 

아니면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다오. 

내가 미치지 않았다면,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약속해온 그림을 

너에게 보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냈겠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1888년 10월 24일 / 고흐가 테오에게

 

 

 

가엾은 형 정말 안타까워. 

우리는 드디어 귀여운 사내아이를 얻었는데 

왜 형은 여전히 괴로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걸까. 

신은 형에게 대체 뭘 원하시는 걸까. 

우리에겐 사내아이가 태어났어 형, 아내도 건강하고. 

전에 말했듯이 형의 이름을 딴 빈센트 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어. 

 

1890년  / 테오가 고흐에게 

 


꽃 피는 아몬드 나무.jpg

꽃 피는 아몬드 나무 / 1890년 / Van Gogh Museum 소장 

 

 

저는 조카가 제 이름 대신 아버지 이름을 땄으면 더 좋았을 거예요. 

요즘 들어 아버지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하지만 이미 제 이름을 땄다고 하니, 조카를 위해 침실에 걸만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아몬드 꽃이 핀 커다란 나뭇가지 그림이지요.  

 

1890년 2월 15일 / 고흐가 어머니에게

 

 

 

  형의 죽음이 제게 얼마나 큰 슬픔을 안겨주었는지 상사도 못하실 거예요. 

저는 평생 이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야 합니다. 

이제 와서야 형의 작품을 칭찬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젠 늦었습니다. 

형은 제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일한 형이었습니다. 

 

 테오가 어머니에게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는 빈센트 반 고흐를 후원하고 지지했으며, 빈센트가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동생 테오 반 고흐와 빈센트 반 고흐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빈센트 반 고흐_공연사진 (1).jpg

 

 

<시놉시스>  


 
그림을 사랑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를 위한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아주 특별한 선물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6개월 후, 동생 테오 반 고흐는 형을 위한 유작전을 열고자 한다. 아내 요한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빈센트를 위하여 유작전을 강행하는 테오는 빈센트와 주고받았던 편지와 그림들을 정리하면서 그와의 기억을 더듬는다.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 때문에 웃고 울었던 지난 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명을 그림에 걸기로 마음먹은 날에 이르기까지. 편지와 함께 같은 기억을 공유하며 시간을 여행하는 빈센트와 테오. 다른 시공간 속에 있지만 평생에 걸쳐 서로를 의지하고 믿었던 두 형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묘지.jpg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의 묘지

 

 

빈센트 반 고흐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6개월 만에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그 뒤를 따라간 테오 반 고흐. 두 사람은 지금도 같은 장소에, 나란히 묻혀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누군가를 소개하거나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이 태어난 도시, 다녔던 학교, 직업이나 직장 등이 주를 이루곤 한다. 하지만 ‘커리어’가 아닌 사람의 ‘삶’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고 무엇을 함께 했느냐가 삶에서 더 큰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그의 슬프고 처절했던 일대기를 충분히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제 또 다른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포스터1.jpg






빈센트 반 고흐
- 그림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 -


일자 : 2019.12.07 ~ 2020.03.01

시간

화, 수, 목, 금 8시

토 3시, 7시

일 2시, 6시

월 공연 없음

 
*
12.07(토) 3시 공연 없음
12.25(수) 2시, 6시 공연
01.01(수) 2시, 6시 공연
01.24(금) 2시, 6시 공연
01.25(토) 2시, 6시 공연
01.26(일) 2시, 6시 공연

장소 : 예스24스테이지 1관

티켓가격

R석 55,000원

S석 44,000원

 
주최/기획
에이치제이컬쳐 주식회사

관람연령
만 12세 이상

공연시간
110분
 


 


[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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