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림 몇 점으로 살펴보는 김홍도와 신윤복 [시각예술]

글 입력 2019.12.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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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성립되기 이전, 500여년의 역사를 가지며 존재했던 국가인 조선(1392-1910)시대, 그중에서도 17-19세기인 ‘조선후기’에는 풍속화가 가장 융성하게 발전하였다. 풍속화란 궁궐이 아닌 민간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그만큼 풍속화에는 당시 사람들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 드러나므로 그 당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

 

가장 유명한 한국 화가로도 손꼽히는 김홍도(1745-1806?)와 신윤복(1758-?)은 조선후기 풍속화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의 작품은 예술적으로도 탁월하지만, 역사적으로도 당시 사회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본 글에서는 그들의 작품 중 같은 소재로 그린 다른 작품들 두 쌍(네 점)을 간단히 소개해보려 한다. 전시에서 작품을 소개하는 것처럼 짧은 소개글과 함께 도판을 넣었으니, 작품을 직접 감상하는 듯 살펴보고, 함께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행상"의 모습 - 김홍도의 <행상>과 신윤복의 <저잣길>


 

김홍도 행상.jpg
김홍도, 《단원 풍속도첩》 중 <행상>, 18세기, 종이에 수묵담채, 27×22.7㎝,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527호

 

 

길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 즉 행상을 그린 이 그림은 김홍도의 대표적인 화첩 중 하나인 《단원 풍속도첩》에 속해있다.

 

김홍도의 이 풍속도 화첩은 그림책 형태의 풍속화 25점으로 구성되었으며 조선 후기 서민 사회의 다양한 생업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행상>의 특징으로는 배경 묘사가 생략되어, 인물에만 주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렇듯 그림에서 핵심적인 두 인물은 상인과 그의 부인, 즉 부부로 추측된다. 행상을 떠나기 위해 서로 헤어지는 광경을 그린 것으로 상인은 낡은 벙거지 모자를 쓰고 지게에 나무통을 짊어진 모습이며, 부인은 저고리 안으로 아이를 업고 동시에 생선을 담은 광주리를 인 모습이다.

 

김홍도 특유의 거친 붓놀림과 간략한 농담(濃淡)표현은 이러한 생활상을 생생하게 부각시킨다.


 

신윤복필 여속도첩_저잣길.jpg
신윤복, 《여속도첩》 중 <저잣길>, 18세기, 비단에 채색, 29.7×24.5cm, 국립중앙박물관

 

 

<저잣길>은 신윤복의 대표적인 풍속화첩 중 하나인 《여속도첩》에 속해있는 그림이다.

 

《여속도첩》은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의 생활을 여인들의 모습만을 통해 보여주며, 6면으로 구성되어있다. 그중 첫 번째 면인 <저잣길>에서는 가채머리 위에 생선이 들어있는 바구니를 이고 채소가 든 망태기를 옆구리에 낀 채 대화하는 여인을 그리고 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시장에 가는 것인지, 물건을 사서 돌아오는 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생선과 채소, 그 식재료들을 담아 가져오는 방식의 묘사를 통해서 당시 시장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

 

또 이 그림은 서민의 일상을 표현했다는 점과 배경의 묘사가 생략되었다는 점에서 신윤복의 그림에서는 보기 드문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배경 묘사의 생략으로 두 인물의 모습에 더 주목하여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그림은 김홍도의 <행상>과 소재와 구도 측면에서 비슷한 작품으로, 김홍도의 영향을 받은 그림으로 볼 수 있다.

 

 

 

"주막"의 모습 - 김홍도의 <주막>과 신윤복의 <주사거배>



김홍도 주막.jpg
김홍도, 《단원 풍속도첩》 중 <주막>, 18세기, 종이에 수묵담채, 27×22.7㎝,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527호

 

 

《단원 풍속도첩》을 구성하는 25점의 풍속화 중 하나인 <주막>은 시골의 길거리에서 술과 밥을 파는 쉼터인 주막의 모습을 묘사한다. 같은 화첩에 속한 다른 그림들에 비해 배경이 되는 공간의 묘사가 자세하다.

 

초가지붕 아래에서 술 항아리에서 국자로 막걸리를 뜨고 있는 주모의 모습과, 그릇을 기울여 숟가락으로 국밥을 먹는 나그네의 모습, 부뚜막 위의 밥 양푼과 술사발들이 당시 주막의 풍경을 잘 전해준다.

 

집의 기둥, 술 항아리 같은 부분은 보다 진하게 묘사했지만 그림 전체는 엷은 채색으로, 담채의 기법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기법은 주막에서의 일상 모습이라는 소재에 더 집중하게 한다.

 

 

신윤복 주사rj배.jpg
신윤복, 《풍속도화첩》 중 <주사거배>, 18세기, 종이에 채색, 28.2×35.6cm, 간송미술관, 국보 제135호

 

 

<주자거배>가 속해있는 《풍속도화첩》은 사람들 간의 애정과 양반사회의 풍류를 묘사한 풍속화 30여 점이 들어 있는 화첩이다. 그 중 <주자거배>는 ‘술을 늘어놓고 술잔을 들어올린다’는 뜻으로, 격식을 갖춘 주막인 선술집의 모습을 그렸다.

 

그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색채의 사용이다. 주모의 푸른빛 치마와 옆 사내의 붉은 관복(官服)은 강렬한 색채의 대비를 이루며, 동시에 담장에 핀 진달래의 분홍빛과 사내들의 옷에서 드러나는 청포빛은 은은하게 조화롭다. 이러한 색의 사용과 함께, 좌측 상단에 적혀있는 ‘술잔을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술항아리 끌어안고 맑은 바람 대한다’는 내용의 시는 작품 속 풍류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다.

 

더불어 이 그림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술집 안의 가구들과 식기구들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술문화와 관련된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도 지닌다는 점이다.

 

 



[문채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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