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가 어설프게 글쓰기를 하며 점차 배워가고 또 늘고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자신은 없었다. 또 글쓰기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수업을 들어보거나 하는 일도 없었기 때문에. '누구나 독자이자 작가인 때, 읽고 싶은 문장을 쓰는 법. (책을 두르고 있는 띠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책 표지에 적힌 문구가 참 인상적이다.
읽고 싶은 문장을 쓴다는 걸 보고 생각난 것이 나는 글을 쓰고 나면 이미 쓰면서도 수십 번 반복해서 읽었던 글을 다시 읽곤 하는데 그걸로도 모자라 글 발행 후에도 몇 번이고 내 글을 반복해서 읽는다. 그 행위가 좋고 (미숙함과 별개로) 나의 글이 좋다. 그래서 읽고 싶은 문장을 더 잘 쓰는 법을 알고 싶었다. 그리하여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사실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은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것에 관해 쓰느라 보낸
수많은 시간의 산물이다."
책의 초반 작가는 글의 형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한다. 그리고 해당 부분에서 잠시 머리가 멈췄다. 무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리저리 짜집어 근사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글쓰기이고, 이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아무 의미 없는 문장으로 수없는 연습 끝에 보다 나은 글쓰기를 할 수 있음을 알았다.
"인생이건 글이건,
사건과 대상을
질서 정연한 관계 구조에 끼워 넣으려고
흐름을 멈추지 말지어다."
확실하게 단순히 글쓰기에 대해서만 배우는 책은 아니다. 셀 수 없이 범람하는 다양한 형식의 예시문들에 머리가 아파 잠시 책을 덮고 머리를 식힌 후 다시 책을 펼쳐야 할 때도 있었지만 이 책 자체의 목적과 무관하게 그 글들 자체가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의 물꼬를 트이게 해줄 때도 많았으니까.
처음 책을 펼치며 번역을 통해 원어의 예시문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우려했고 언어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작가의 의도 또한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려는 우려일 뿐. 전달하려는 것이 분명해 꼼꼼히 정리하며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조금 힘들었던 부분은 작품성을 떠나 예시로 든 문장들이 모두 서양 문학 작품이었기에 번역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문장 형식이나 서술 방식이 다소 낯설어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했다. 이에는 글쓰기에 대한 나의 무지도 한몫했다. 또 말 그대로 문학적 글쓰기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고, 비문학적 글쓰기에 대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았나 싶다.
"문장이라는 제단 앞에서
자신을 지워버릴 때 얻게 되는
또 다른 보상은 문장을 만들지 않았을 때
가졌을 법한 자아보다 더 나은 자아까지
'덤으로' 갖게 된다는 것이다.
문장은 우리를 구원한다.
누가 그 이상을 바라겠는가?"
책의 완성도가 참 높다고 생각했다. 다양하게 제시되는 작품들만 해도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았고 덕분에 문학 작품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던 나에게 문학을 읽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글쓰기란 이리도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임을 한 번 더 깨닫게 해줌과 동시에 문장과 글쓰기에 대한 틀을 잡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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