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하루하루가 고달픈 이들을 향한 유쾌한 위로, "딴소리 판" [공연]

판소리와 탈놀이를 재해석해 우리네 삶에 위로를 전하는 <딴소리 판>
글 입력 2019.11.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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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속 빈곤을 겪는 우리들에게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들은 각자 나름대로 치열하게 세상을 산다. 당장 나에게 아무런 걱정이 없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곧바로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천성이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생각을 스스로 할 줄 몰랐던 아주 어릴 적을 제외하면 뭔가를 걱정하지 않았던 순간은 손에 꼽지 않을까.

 

그러나 현재의 내가 하는 걱정들, 이를테면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들은 결국 그것들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다. 아무리 스스로의 상황을 어렵고 고달프다고 생각해도 사실은 많은 것을 손에 쥐고 있으니 말이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면 학업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내가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없다면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는 걱정들은 곧 풍요 속 빈곤으로, 내가 소유한 모든 것들을 충분히 누리기보다는 오히려 그것들로부터 고민하고 걱정하며 내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들이다.

 

 

포스터.jpg

   

 

하지만 <딴소리 판>은 이러한 우리들에게 풍요 속 빈곤이 아니라 빈곤 속 풍요를 찾는 자들의 입장에서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름 아닌 거지들이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무소유의 자세로 세상에 대처하는 사람들이다. 뭔가를 가졌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우리들과 달리 어차피 손에 쥔 것이 없기에 마음 속 여유를 가진 극 속의 거지들은 어찌 보면 우리보다도 걱정거리가 없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매체가 판소리와 탈놀이라면, 그 위로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 우리는 흔히 공연예술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만 그것은 현실과 분리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판소리와 탈놀이는 풍자와 해학, 현실비판의 차원에서는 독보적이다. 특히 탈놀이는 그 목적부터 서민의 애달픈 삶을 위로하고 현실을 유쾌하기 비꼬아 웃음을 찾기 위함이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많은 이들에게 판소리, 탈놀이는 그저 민속촌에서 어쩌다 접하게 되는 공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판소리와 탈놀이를 결합해 고달프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현대인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던지는 창작연희극 <딴소리 판>의 소개를 보고 있자면, 판소리와 탈놀이는 그저 보존하고 지켜야 할 우리 고유의 전통이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없다. <딴소리 판>은 과거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시도일뿐만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이자 웃음을 담은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거지들의 유쾌한 탈놀음판, <딴소리 판>


 

 

거지가 되어 돌아온 연희집단 The 광대의 유쾌한 깽판! 익살스러운 탈놀음과 딴소리 허다한 판소리의 만남!

 

본래 거지는 지갑도 없고 내일도 없고 염치도 없는 법. 세상 별거 있나? 놀면 그만, 먹으면 그만, 웃으면 그만인 것을!


가진 거라곤, 마음의 여유 하나 있는 거지 중에 거지, 광대거지들이 풍요 속 빈곤과 공허함에 허덕이는 우리네 삶을 해학적이고 유쾌한 탈놀음으로 시원하게 위로한다.

 
판소리 다섯마당을 비틀어 제 멋대로 놀다보면, 보는 이도 어느 새 거지들의 자유로운 몸짓과 마음에 한껏 어우러진다. 신명나게 놀아보자! 딴소리 하며 판 벌려보자!

 

        

이번 <딴소리 판>은 2006년 창단 이래로 풍물, 탈춤,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민속 연희를 바탕으로 그들만의 개성을 입힌 창작 공연을 꾸준히 발표하며 전통예술 대중화에 힘써온 연희집단 ‘The 광대’의 주관으로 펼쳐진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이번 공연에서 ‘판소리X탈놀음의 유쾌한 만남’이라는 주제로 판소리와 탈놀음에 대한 재해석, 동시대적인 광대들의 몸짓을 드러내고자 한다.

 

 

연습사진3.JPG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동시대 연희 창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제작되는 공연으로,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소리 다섯마당을 광대거지들의 시선을 통해 이 세상 별 것 아니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판’을 깨는 내용이다. 광대거지들의 판을 깨고 비트는 유쾌한 몸짓은 각 지역의 색깔들을 담았으며 익살스러우면서 역동적이다.

 

이번 작품은 연극과 거리예술에서 <브레인 컨트롤>, <액트리스 원: 국민로봇배우 1호>를 작·연출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정진새 작가, 그리고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극단 등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여림 연출이 창작하고 있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서 11월 22일에서 23일 양일 각각 오후 20시와 17시에 공연하며 러닝타임은 70분이다. 만 7세 이상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정가 30,000원이다.

 





딴소리 판
- 판소리와 탈놀이의 유쾌한 만남 -


일자 : 2019.11.22 ~ 2019.11.23

시간
금요일 8시
토요일 5시

장소 : 서울남산국악당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관
연희집단 The 광대
 
후원
서울문화재단
형광팬(The광대 후원회원)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70분



 

 

 

 

[유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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