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화가들의 상담일지 구경하기: 치유미술관 [도서]

치유미술관을 읽고
글 입력 2019.11.0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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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들을 보다 보면 가끔 이 화가들은 도대체 어디서 영감을 얻어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고개를 내민다. 그림들의 모델은 누구였을지, 어떤 마음으로 그린 것인지 그것에 얽힌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이 세상의 수 많은 예술가들은 정신질환을 지니고 있었다. 정신질환의 유무가 뛰어난 예술가의 탄생을 좌우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그 정신질환 조차 작품에 녹여내어 색다른 그림들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치유미술관>은 미술치료학 관련 전문가인 김소울 작가가 미술치료의 관점에서 바라본 명화들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담아 내었다. 연구소장 ‘닥터 소울’은 자신을 찾아 ‘소울마음연구소’에 찾아온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내면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그림을 통해 치유 해주는 미술치료 상담을 한다. 이 상담일지의 중요한 부분만을 차곡차곡 정리해 탄생한 것이 바로 <치유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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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마음연구소를 찾아온 화가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친숙하고 사랑 받는 유명 화가들이다. 우리들은 이미 그들의 그림이 걸작으로 평가 받는 모습을 보아왔으며 또 그것들의 가치가 얼마나 뛰어난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화가들 중 상당수는 살아생전에 그들의 그림이 지금의 가치만큼 인정받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의 고뇌와 사생활에서의 아픔은 마음의 병으로 찾아왔고 그 답답함을 털어놓고자 닥터 소울을 찾아온다.

 

마음의 문을 닫은 내담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인지 너무 무겁거나 진지한 분위기가 아닌 편안한 일상적인 분위기에서 상담은 이루어진다. 덕분에 마치 카페 옆자리에 앉은 낯선 이들의 은밀한 사생활 이야기처럼 술술 읽힌다.

 

어떤 생각을 했길래 탄생했을까 궁금했던 그림들도 화가들의 사생활을 읽어나가며 다시 보니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자서전 같았다. 너무 어린 나이부터 겪었던 가족들의 죽음과 늘 그를 따라다닌 죽음의 그림자 때문인지 절망과 죽음에 대해 그려내었던 뭉크, 귀족이지만 난장이증을 앓아 오히려 계급의 최하위인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그들을 그렸던 로트렉, 스승에게 성폭행을 당한 기억을 이겨내고자 강한 여성의 모습을 그렸던 젠틸레스키 등등 화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분리해서 볼 수 없을 만큼 그들의 그림은 화가 그 자체였고 모든 감정들의 집합체였다.

 

단순히 풍경과 인물을 보이는 대로 그려낸 것이 아닌 사연이 녹아 들어있는 그림들은 그 사연을 알기 전과는 너무나 다르게 보였다. 교통사고로 인한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림을 그려냈던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그런 그녀의 그림은 독특한 화풍과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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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그림 <단지 몇 번 찔렀을 뿐>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알기 전 이 그림이 어떤 의미이고 어떤 상황을 이야기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살인사건 현장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칼로의 상담을 통해 그녀의 일생에 관해 읽으며 이 그림은 그녀와 그녀의 남편 리베라를 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잔인한 상황을 연출한 이유는 리베라의 심한 여성편력 때문에 칼로가 평생 고통스러워했기 때문에 그런 자신의 마음을 리베라에게 칼로 찔린 형태로 표현해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다시 그림을 보니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잔인하게 조각나 처절한 사투를 보냈을지 직감적으로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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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을 관람할 때 꼭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난해한 추상화들을 보면 어떤 의미일까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없지만 그림이 주는 분위기와 느낌, 붓 터치와 색감들을 보고 있자면 꼭 의미를 알지 못해도 즐겁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림의 뒷이야기와 작가의 의도를 안 후에 그림을 관람하면 더욱 풍성해지고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 관람을 꺼려함에는 이처럼 도무지 알 수 없는 화가의 의도들이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그림은 풍경화나 인상주의 그림들이라고 한다. 딱 보았을 때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치유미술관>에서는 이처럼 한국인에게 인기 많고 인지도가 높은 마네와 모네와 같은 화가는 물론 고흐, 고갱, 그리고 클로델 같은 여류 조각가까지 어디서 한번쯤 보았을 낯익은 작품들의 뒷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낸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화가들의 삶과 그 안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 그리고 그를 통해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멀게만 느껴지던 그들을 보듬어주고 싶어지기도 한다. 과연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을까? 그 답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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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


지은이 : 김소울

출판사 : 일리

분야
예술/대중문화
미술이야기

규격
152*210*18㎜(반양장)

쪽 수 : 364쪽

발행일
2019년 10월 02일

정가 : 17,000원

ISBN
978-89-97008-46-9 (03600)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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