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든 건 선택의 문제 [영화]

글 입력 2019.10.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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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개인의 선택에는 사회적 규범이 영향을 끼친다. 개인은 규범 때문에 차선을 선택하기도 한다. 규범은 개인의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용하는가. 에릭 로메르 감독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이하 <모드>)와 <내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이하 <내 여자>)는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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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와 프랑소와즈 사이에서 고민하던 쟝은 프랑소와즈를 선택한다. 자신의 신념과 잘 맞는 여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쟝 부부는 휴가를 갔다가 모드를 만난다. 모드와 쟝이 안부를 묻는 동안 프랑소와즈는 먼저 해변으로 가버린다. 쟝은 모드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프랑소와즈에게 말한다.

 

프랑소와즈는 연신 반지를 매만진다. 프랑소와즈를 보며 쟝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부인이 모드의 남편과 불륜한 것을 눈치챈 것이다. 쟝은 “그래, 그여자가 마지막이었어.”라고 프랑소와즈에게 말한다. 함께 있을때 행복한 사람을 더는 만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쟝은 욕망 보다는 신념을 중요시 했기에 프랑소와즈를 선택했지만, 프랑소와즈는 쟝의 신념에 벗어난 행동을 했다. 이사실을 알았음에도 쟝은 프랑소와즈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둘 사이에는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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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가 휴가를 떠난 사이, 블랑쉬와 파비앙은 취미 활동을 함께 한다. 공통점을 발견하던 둘은사랑에 빠진다. 햇볕이 은은하게 비추는 숲 속, 주변을 감상하던 블랑쉬는 울음을 터트린다.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파비앙과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지만, 그는 ‘금지된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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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쉬의 감정은 복잡하다. 블랑쉬의 입장에서는 파비앙과 레아의 사이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블랑쉬는 파비앙의 포옹을 밀어냈다가 다시 받아들인다. 사랑과 금기 사이에서 블랑쉬는 갈등한다. 해결책을 찾지 못한 그녀는 울음을 터트린다. 반면 파비앙의 감정은 명확하다. 그는 레아와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블랑쉬를 자신의연인으로 생각한다. 파비앙은 블랑쉬를 안아준다.

 

욕망과 금기 사이에서 갈등하던 블랑쉬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한다. 사랑의 행위가 끝나고 블랑쉬는 “행복하기 때문에여기서 그만둬야 한다.”고 말한다. 금기를 더 넘어섰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여자>와 <모드>의 두 장면을 비교했을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한다. 금기를 어기지 않는다고해서 늘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블랑쉬와 쟝은 각자의 방식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을 했다.

 

한국 청년들은 꿈 꾸는 것이 생존과 연관되는 사회에서살고 있다. 나는 행복을 위해 글 쓰는 것을 선택하고 싶지만,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 꿈을 밀고 나갈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주변에는 블랑쉬처럼 욕망을 실현하고도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친구들이 있다. 다수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몇 없는 자리를 가지고 청년들은 경쟁을 해야 한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탈력감을 느낀다. 부정적 감정은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전가된다.


우리 사회는 쟝이 택한 상황과 같다. 금기를 어기지 않았으나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 이 때문인지 자신의 선택을 극단적으로 끌고 가는 이들이 많다. 머리나 옷 스타일, 듣는음악, 그리고 성별까지. 직장은 선택 못해도 ‘나’에 관한 건 과감하게 선택한다. <내 여자>의 블랑쉬도 <모드>의 쟝처럼 말이다. 과감한 선택은 거센 반발을 일으킨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수입이 생기고, 도시에서 살지 않아도 다른방식으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요즘처럼. 점점 그렇다와 그렇지 않다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다. 그 때 우리들 사이에 있는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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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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