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간지럽히는 가을에, 어김없이 찾아온 :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글 입력 2019.10.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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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면/ 송민주



단편영화의 매력을 알게 된 건 나홍진 감독의 <완벽한 도미 요리>을 처음 접했을 때다. 단편영화는 보통 영사 시간 40분 이하의 짧은 영화를 말하는데, <완벽한 도미 요리>는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재능 없는 장인의 무한한 열정을 보여준다. 10분이라는 시간은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 신선한 웃음으로 가득 채워진다.

  

많은 감독들이 장편영화로 진입하기 전 거쳐 가는 정거장으로 단편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단편영화 그 자체만으로 독립된 예술 방식이라고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높은 예술성을 지닌 작품이나 예술적인 실험 영화, 애니메이션 영화에 단편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의 길이를 결정하는 것 또한 감독의 선택에 달려있겠지만, 어찌 됐건 단편영화만이 주는 매력은 오직 단편영화에서만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이기에 더 매력적이고, 더 실험적이며,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국내에서 매년 진행하는 단편영화제가 꽤 있다. 최근에 접한 단편영화제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서울교통공사에서 진행하는 국제지하철영화제였다. 벌써 10회째를 맞이하는 이 영화제는 90초 내외의 짧은 영화들을 상영하며, 지하철을 움직이는 영화관으로 만들고자 한다. “지하철은 감정이 배제된 일상 공간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이용하는 이동 수단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하철을 타고 내리며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영상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하철이 개인이 모여 있지만 개인적이지 않은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영화관이 아닌 지하철 안과 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영상들은 일상에 상상력과 활기를 불어넣는다. 영화 같은 일상과 일상 같은 영화들은 즐거움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단편영화의 매력 또한 함께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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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선한 바람으로 우리 마음을 간지럽히는 이번 가을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가 있다. 기업메세나 운동의 하나인 아시아나 항공의 순수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단편영화만의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장려하고 미래의 영상문화를 적극 후원한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국제경쟁영화제로서 전 세계 관객들에게 다양한 단편영화를 소개하고, 본 영화제가 소개한 단편영화 감독들이 국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한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국내 최초의 국제경쟁 단편영화제라는 데 또 다른 의의가 있다. 초청된 해외우수단편영화를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상영 등을 통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단편영화의 상영 공간을 확장하고, 대안적인 단편영화의 시장 창출을 도모하는 영화제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관도 아니고, 지하철도 아닌 하늘 위에서 만나는 여행 같은 영화와 영화 같은 여행은 우리에게 또 어떤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궁금해진다.


기자회견은 안성기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 개요와 특징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안성기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 100주년이 되는 올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17회를 맞게 되었다. 올해 경쟁 부문에는 118개국 5,752편이라는 굉장한 수의 출품작이 들어왔고,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국제경쟁에 총 35개국 53편, 국내경쟁에 총 15편, 작년에 신설한 뉴필름메이커 부문에는 6편이 선정되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국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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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기 나티브


 

경쟁부문에는 총 118개국 5,752편이 출품했으며, 국제경쟁에 총 35개국 53편을 선정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올해 출품작들은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돋보였는데, 특히 여성을 소재로 한 단편들에게 기존의 선형적 서사나 관습화된 캐릭터를 비트는 새로운 시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올해 선정작들은 형식과 스타일에 새로움을 불어넣은 작품부터, 통념을 깨트리는 LGBT 작품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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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대_oo닮음_93년생.avi/ 정혜원

 

 

한국 단편은 역대 최다인 총 974편으로 올해 주목할 만한 국내 단편 15편을 최종 선정했다. 올해 국내 단편의 경우, 장르와 형식의 다양화가 도드라졌던 반면, 현재 사회 문제에 대한 도발적인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지 않아 조금 아쉬웠던 한 해이기도 하다. 올해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여성’은 국내 작품들에서도 그 중심을 차지했는데,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입장에 놓인 인물들을 다루려고 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올해 국내경쟁부문에서는 다양한 세대의 여성문제부터 공포, 뮤지컬, 실험 영화 등 장르적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뉴필름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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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안 호랑이/ 오한울 


 

작년에 신설한 ‘뉴필름메이커’부문은 국내단편을 대상으로 출품자의 공식적인 첫 번째 연출작 중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나 장르적 시도 등 발전 가능성에 작품 선정의 기준을 두고 총 6편을 선정했다. 뉴필름메이커 부문 우수작 1편에게는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지원하는 'KAFA상'과 함께 상금 300만원을 시상한다.

   

 


비경쟁 특별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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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Free/ 닉 덴보어


 

이번 아시프(AISFF)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5개 섹션으로 구성된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장 뤽 고다르, 잉마르 베리만, 스탠리 큐브릭 감독들을 다룬 젊은 감독들의 단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시네마 올드 앤 뉴”, 세계적인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단편들부터 최신 이탈리아 단편까지 이탈리아 영화 역사를 이어나갈 동시대 감독들의 작품들을 만나게 될 “이탈리아 단편 특별전: 미래의 거장을 만나다”가 있다.


또한, 아시프에서 3년 주기로 기획하고 있는 “오버하우젠 뮤비 프로그램”에서는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만나볼 수 있고, 일본 최대 국제단편영화제인 숏쇼츠필름페스티벌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상호 교환 프로그램 “숏쇼츠필름페스티벌 & 아시아 컬렉션”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아시프 캐스팅 마켓 행사를 통해 매칭된 작품들이 “아시프 캐스팅 마켓 특별전”을 통해 상영된다.

 

   


특별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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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해 영화제에서는 박서준, 주보영 배우가 특별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특별심사위원은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할 배우를 선정하는 자리로, 연기력을 인정받는 기성 배우와 전년도 ‘단편의 얼굴상’ 수상자가 함께 심사를 진행한다. 영화제 경쟁 부문 본선 진출작 중 가장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연기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그동안 정인기, 김태훈, 이현욱, 이주영 배우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전 세계 다채로운 단편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6일간 씨네큐브 광화문과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다.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볕, 부드러운 바람과 나무 소리가 계속해서 우리를 밖으로 이끌어 내는 계절이다. 10월의 끝과 11월의 시작을 단편영화로 산책하는 시간으로 걸어보면 어떨까 제안해본다. 특히나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영화제인 만큼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세계를 더욱 넓혀줄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기꺼이 즐겨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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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 AISFF 2019 -
 

일자 : 2019.10.31 ~ 2019.11.05
 
상영시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홈페이지 참고
 
장소
씨네큐브 광화문
복합문화공간 에무
 
티켓가격
일반상영작 5,000원
폐막식 7,000원


주최
(사)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장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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