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과하지 않은, 그래서 오래 기억될 -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 2019.10.05 ~ 2019.11.10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글 입력 2019.10.1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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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대세다. 10대의 유튜브 시청시간은 TV의 그것을 넘어섰고, 이에 위기를 느낀 TV 콘텐츠는 아이슬란드 간 세끼와 같은 숏폼 콘텐츠를 제작한다. 많은 기업들은 지원자에게 1인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기대하고 워크맨의 장성규 아나운서는 JTBC 재직 시절에 비해 몸값이 두 배로 뛰었단다.

 

그와 함께 유튜브는 고정관념을 하나 얻게 되는데, 바로 자극적이라는 이미지다. 유튜브에는 비속어와 상대를 저격하는 콘텐츠가 난무하고 어린이들은 광고수익을 위해 과도하게 먹방을 찍는다. 때문에 유튜브 역시 자체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최근에는 키즈 유튜버에게 광고수익이 돌아가지 않게끔 (해서 성인들이 수익을 위해 아동을 학대하지 않게끔) 조치하는 등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극적인 콘텐츠에 다소 지쳤다. 해서 최근의 콘텐츠는 감정이 아예 제거된 것탄탄한 감정선을 가진 것으로 양분되는 추세이다. 유튜브의 언박싱 혹은 먹방, 영화 극한직업엑시트’,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등이 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드라마 눈이 부시게’, ‘호텔 델루나’, 영화 조커’, 유튜브의 고퀄리티 리뷰 콘텐츠 등은 후자에 가깝다.

 

이처럼 2019년의 콘텐츠 산업은 각기 다른 색깔을 선보이는 콘텐츠들로 인해 더욱 다채롭게 구성되고 있다. 그리고 웹툰 원작의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는 감정선을 건드리는 콘텐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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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찬란, 나이 23.

 

엄마는 내가 한 평생 찬란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내 이름을찬란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평범한 외모, 평범한 속도, 평범한 욕심을 가진 나는 특..히 가난한 관계로 일주일 내내 하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바쁜 스케줄로 가끔 비굴하게, 또 가끔은 고립된 느낌으로 대학 4년을 버티고 있다.

 

일찍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잘못 들어선 학교 건물에서 우연히 도래선배와 얽히게 되었다. 있는지도 몰랐던, 심지어 폐부위기에 놓인 연극부에 얼떨결에 가입하게 되었고, 또 다른 연극부원인 유, 시온선배, 혁진 언니와 함께 연극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연극부는.. 아니 우리는 어떻게 될까..?

 

 


 

 

때로 이유 없이 조용하고 잔잔하고 별 사건도 없는 이야기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머리가 복잡하고 잠은 안 올 때, 아무 생각 안 하고 무언가에 빠져들고 싶을 때. 필자는 그럴 때 네이버 웹툰의 모퉁이 뜨개방’, 다음웹툰 노인의 집’, 영화 리틀 포레스트등을 즐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특정 대상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조용한 영상들, 혹은 오디오들, 일명 ASMR이라 불리우는 것들의 탄생이 이를 말해준다.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ASMR같은 콘텐츠다. 각 에피소드들이 과하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잔잔해 자연스럽게 젖어들 수 있다. 연극 중간 중간 관객과 소통의 요소를 가미해 현장 콘텐츠인 연극만이 줄 수 있는 가치 또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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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개인적으로 연극은 모든 게 수작업이다라는 도의 대사가 인상에 남는다. 치킨 배달부터 친구와의 소통까지, 모든 것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요즘 세상에서 사람들과 힘을 합쳐 현장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다. 이런 경험이야말로 청춘에게 가장 필요한 경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웹툰을 1시간 30분짜리 연극으로 옮기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선이나 서사전개가 급작스러운 면이 있었다. 영화나 연극처럼 호흡이 짧은 이야기의 경우 각 에피소드들이 기승전결 곡선을 구성하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웹툰이나 드라마와 같이 호흡이 긴 이야기들은 각 에피소드 안에 기승전결이 들어있다. 해서 제대로 각색을 구사하지 않는 이상 웹툰을 영화나 드라마로 옮기면 종종 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연극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역시 이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는 웹툰을 연극으로 각색하는, 성공 사례가 몇 안 되는 어려운 시도를 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청춘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에 몇몇 관객의 가슴 속에는 분명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 자리잡을 것이다.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 내 스스로 위로 받고 용기를 얻게 되는 작품 -


일자 : 2019.10.05 ~ 2019.11.10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기획
콘티(Con.T)

관람연령
중학생이상 관람가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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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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