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이다 같은 보통의 농구 연극? -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

글 입력 2019.10.0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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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레몬사이다썸머클린샷01.jpg

 

 

작업 중인 게임 시나리오의 클라이막스를 앞두고 한 문장도 쓸 수 없게 된 연정. 공원 자판기에서 제일 인기 없는 음료 레몬 사이다를 한 캔 뽑아 마시는데, 농구공을 든 재영이 나타난다. 농구 시민리그 참가라는 말도 안 되는 제안으로 연미, 환희, 혜준을 만나는 연정은 잠시 모든 걸 잊고 농구에 푹 빠진다. 살아온 환경도, 대회 참가 이유도 제각각인 다섯 명은 과연 팀이 될 수 있을까? 연정은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까?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이라는 제목이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보기만 해도 여름 느낌이 물씬나는 청량하고 속 시원한 제목이다.

 

더운 날에 시원한 레몬 사이다 한 잔을 마시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드물 것이다. ‘사이다’라는 단어에 또 다른 의미를 기대하거나, 예상하기도 한다. 불공평하거나 무례한 사람들에게 통쾌하게 한 방 ‘먹이는’ 일을 흔히 ‘사이다’라고도 표현하지 않던가.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도 그런 이야기일까? 줄거리를 보았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단어는 ‘팀’ 이었다. 살아온 환경도, 대회의 참가 이유도 각기 다른 다섯 명이 팀이 된다는 것.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팀의 첫 모임이 있었을 때, 그들은 각자의 농구 경험을, 여성이 소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스포츠를 할 때에 겪는 불편과 차별의 경험들을 공유했다고 한다.


극 중의 다섯 인물들도 분명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있지 않을까? 나여서가 아니라 우리여서 겪은 고통들, 그렇기에 이 불평등한 장에서 함께 싸워 나가야 한다는 연대의 마음을 갖게하는, 팀이 되게끔 하는 이야기들이 있지 않았을까? 스포츠인이 아닐지라도,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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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간의 그릇된 편견 속에서 스포츠는 남성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남학생들이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축구를 하는 동안 여학생들은 피구나 발야구 같은 다른 종목의 운동을 하거나 그늘 아래 앉아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여성의 운동은 스포츠가 아닌 미용의 목적으로 치부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심지어는 운동을 직업으로, 전문적으로 하는 여성 운동 선수들을 평가절하거나 관련된 지원과 관심이 형편없는 일도 빈번하다. 이런 현실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한 팀이 되어 무대 위에서 농구를 하는 공연은 분명 스포츠 안팎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한다는 그런 해방감, 그 이야기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연대와 그간의 잘못된 인식과는 달리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통쾌한 ‘사이다’가 이 연극에 있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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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여성’ 농구 연극이 아닌 보통의 농구 연극, 기울어진 운동장 아래에 있던 사람들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하는 이야기,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은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공연된다. 기획 나희경, 극작 심정민, 연출 설유진의 이 작품에는 강다현, 기푸름, 라소영, 박마리솔, 정수미가 출연한다.

 

 

플레이어F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극을, 다양한 여성 창작자들이 무대를 중심으로 모여 그들이 가진 얼굴과 재능을 펼쳐보일 수 있는 서사를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 말로 하는 설득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하나가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페미씨어터

페미씨어터는 ‘페미니즘 연극제 운영’과 ‘페미니즘 연극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페미니즘 이슈가 사회를 휩쓸면서 페미니즘이 ‘여성우월주의’라거나 ‘남혐’이라는 등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도 늘고 있다. 그러나 페미씨어터가 바라보는 페미니즘의 목표는 궁극적인 성평등이다. 젠더 위계의 하위에 여성이 위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회분위기를 바꾸고, 존재조차 지워졌던 성소수자와 함께하고자 한다.

 


++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어들이 선사하는 감동

농구는 1쿼터에 십 분이다. 기상 시간에 맞춰둔 알람 소리에 깼다가 잠깐 정신을 차리기 위해 눈을 감았다 뜨는 시간이 십 분 정도다. 그런데 그 십 분은, 모든 드라마가 다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직접 경기를 뛰어보며 깨달았다. 나는 이 드라마를 언젠가 무대 위에 옮겨놓으면 좋겠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어들이 선사하는 감동은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마법과 닮은 점이 많다. 나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나와서 코트를 누비며, 그러니까 무대를 누비며 농구 하는 공연을 만들 수 있다면, 정말 근사한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작가 심정민






레몬 사이다 썸머 클린샷
- 보통의 농구 연극 -


일자 : 2019.10.15 ~ 2019.10.20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플레이어F, 페미씨어터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0세 이상

공연시간
80분



 

 

[김민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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