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을 보는 나를 본다, “우리 눈동자가 하는 일” [공연]

글 입력 2019.10.0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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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본다’는 의미는 뭘까?

 
오늘 당신은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지나가는 택시에 붙은 광고를 봤을 것이다. 지하철 밖의 풍경을 보기도 하고, 눈에 띈 카페를 보기도 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본다. 지금의 당신은 이 글을 본다. ‘본다’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 때 자주 듣던 노래 중에 ‘널 보고 있어도 보고 싶어’라는 가사가 있다. 눈 앞의 너보다 환상 속의 널 보고 싶다는걸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는 본다. 지금 당신은 이 글을 택시 안에서, 카페나 집에서 보고 있겠지.

스쳐지나는 것도, 기억하고 싶은 것도 본다. 이번 프리뷰는 내 깊은 감정을 끄집어내야할 것 같다. 그렇기에 지극히 사적이고, 불친절한 글일 수 있음을 미리 알린다. 내게 본다는 것의 의미는 오랜 고민의 대상이다. 내가 보는 걸 다른 사람도 같게 보는지. 내가 보는 당신도 나를 정확히 보는지. 모든 관계에 있어 시각이 중요하다. 연인관계에서 더 그렇다. 나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니 말이다. 가령 내가 남자친구의 앞에서 의미없이 그의 어깨를 건들거나, 갑자기 신나 춤을 출 경우 그의 반응에 따라 내가 머쓱해지는지 아닐지가 갈린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존 버거가 저서 <본다는 것의 의미>에서도 말했듯 사랑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은 순수하게 남아 있을 수가 없다. 사랑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하나의 수수께끼로서, 그의 정체성은 그 사랑의 대상을 사랑하는 사람 이외의 그 누구에 의해서도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사랑은 비록 그것이 쌍방이 결합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혼자만의 것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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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철 연출가의 <우리들 눈동자가 하는 일>은 ‘본다’의 본질에 접근한다. 우리 눈동자에 담기지 않는 소외자들, 서로의 눈 안에서만 존재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태로 엮었다. 연출가의 말처럼 우리는 상대의 눈동자에서 자신을 마주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연애 초, 나는 애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이기심 때문이었다. 나의 언행이 그에게 서운함을 안겨주고, 그가 느낀 감정을 내가 보고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그랬다. 애매하게 눈을 빗겨나간 시선은 친구들 얼굴 주변을 배회했다. 그 눈 속으로 빨려들어가 상대가 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오롯이 마주하는 게 어려웠다.

글도 마찬가지다. 내가 쓴 글은 늘 내 기준보다 떨어져 퇴고하기 싫을 때가 많다. 퇴고 후에 더 좋은 글이 되니 필수지만 말이다. 내 글도 내 사람도 제대로 마주하기 어려웠던 나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바뀌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게 아이컨택이니 상대의 눈을 보는 연습을 한다. 두려운 감정은 기우였다. 외려 상대가 나로부터 느끼는 긍정적 감정이더 많음을 깨닫는 중이다. 만족스럽지 못했던 글에도 재미있었다, 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친구들이 많다. 내 자신이 만든 이상한 프레임에 갇혀 있던건지도 모른다. 그 결과로 나는 얼마나 많은 ‘봄’을 놓쳤던 건지.

찰나같은 삶, 지금 존재하는 너와 나의 일상을 바라보고 보여주고 싶다. 이번 연극으로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서로를 진정으로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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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로단막극장
- One Act Play -


일자
2019.09.19 ~ 09.29
2019.10.03 ~ 10.13
2019.10.17 ~ 10.27

시간
월,화,수,목 오후 8시
금 오후 3시, 8시
토 공연 없음
일 오후 3시

*
공휴일(10.03 / 10.09) 3시

장소 : 서촌공간 서로

티켓가격
전석 20,000원

주최/기획
서촌공간서로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60분





서촌공간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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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해 있으며, 2015년 4월에 개관했다. '서촌공간 서로'는 70석 정도의 객석 규모로, 아담한 공간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블랙박스 형태의 무대는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변형이 가능하여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촌공간 서로'는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통해 예술가들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표현의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가까운 거리에서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즐기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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