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디애니페스트 2019 [영화]

글 입력 2019.09.30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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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니페스트>. 나는 이번에 처음 알게된 영화제인데 사람들이 많아서 다소 놀랐다. 대부분 관련 있는 사람들인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기쁜 일이다. 출품작이 많아서 그런가?

<인디애니페스트>를 알게됐을 때 홍보 영상 부터 느꼈지만 개성이 정말 심상치 않다. 영화가 시작됐다. 나는 이 많은 출품작을 어떻게 보아야하나 의문과 고민이었는데 보다보니 이해가 됐다. 시간이 짧은 단편영화를 한 번에 모아서 보는 구나. 난 13개의 독립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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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도어> 개인적으로 정말 내 취향 저격인 애니메이션이다. 2D 평면 드로잉인데 정말 회화적이고 일러스트같고, 사람들의 발걸음과 모든 소리가 다양한 시각적 평면 도형으로 나타나며 끊임 없이 변화한다. 공감각을 잘 사용한 그림이다. 특히 멍멍이의 형태 변화가 귀여웠다. 쭈구리되는 모습까지. 소리를 가벼운 시각 요소로 만들어서 정말 좋았다. 흡족함.

<뽐뺌> 정밀 기이한 애니였다. 공기는 묘하게 가라 앉았고, 흡사 바람과 냄새마저 느껴지는 작화다. 곤충 채집해서 파리지옥(?) 식물에 넘기는, 기묘하고 나른하고 시간이 정지된 작품이다. 곤충꿈이 특히 절정이었는데, 그 부분을 많이 늘리고 서론을 조금만 줄였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있다.

<반짝반짝 라라공주> 애니메이션이 좋은 이유는 평면과 3D를 넘나드는 표현 방식이다. 초반 세 작품 연속 그림 장르가 너무나 다르다. 평면 드로잉부터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2D 애니메이션 그림, 그리고 말랑한 3D까지. 복사 붙여넣기로 만들어진 인형들과 다르게 진취적으로 나서는 생얼 라라 공주. 쓰레기 통안에서 장난감을 쌓아 탈출하는 모습이 좋았다. 묘하게 꾸밈 노동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런데 애기가 '뭐야, 다 똑같잖아. 어 이 인형은 마음에 든다'라고 하는 부분이 조금 뜬금 없긴 했다. 왜 똑같아서 싫은지, 왜 얘만 달라서 좋은지 등의 개연성 한꼬집만 추가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친숙하고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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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잃은 아픔을 표현한 <별의 거리> 생활 밀착형 친숙한 <홈 스윗 홈> 친숙한 느낌의 <벤달스> 를 보면서 인디 애니메이션의 매력으로 잘 녹아들어서 즐겼다. <윤회> 그림 스타일도 특이했다. 빠져드는 형광 라인들. 스토리는 무난하더라도, 나레이션과 그림 표현 방식이 묘했다. 미디어 아트인가. 계속해서 분할되는 화면이 마치 마약하는 느낌인 것 같았다. 물론 마약을 안해봐서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대략 그런 느낌. 특히 <싸워그레이프스>는 정말 개성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좋았다. 그림 스타일도 기묘하고, 내용 전개도 이상하고, 그래서 더 중독성 있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한예종 스타일. 계속 보고싶었다. 이 감독 애니메이션은 두고두고 팬하리.

아빠 이야기인가 <어딘가에 숲>. <더 레일로드> 은하철도 999가 생각나기도 하고. <꽃>은 스토리가 있는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 소리가 입혀진 미디어아트였다. 이건 그냥 순수 미술....사실 이렇게 되면 애니메이션과 회화 의 차이는 뭘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시간에 담긴 스토리가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서사 구조가 아니니까. 자칫 꿈틀대는 성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만 계속 반복되어서 지루할 법도 한 내용을 텍스트 음성으로 잘 살렸다. 화면 분할이 좀 더 다양해도 좋았을 거 같긴한데. 계속 비슷해서 묘하게 안겹치게 흘러가는 구조가 좋았다. 원래 여남 성기는 태초는 같은데, 발달하는 모습이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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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바다를 건너다> '변신'이 생각나기도 하고. 점차 기이하게 변해간느 모습이 내가 전에 생각했던 독립 애니메이션에 부합하는 분위기와 느낌이었다. 나는 아무래도 평면을 좋아하나봐. 규칙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소설가. 미용실에서 호감 생기는 사람을 만난 후 당황스러워하며 모습이 점차 변해간다. 사실 주위 인물들도 다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다. 물갈퀴와 꼬리 등 생기는 이상한 모습. 같이 빠져들었다. 카드 놓고 간 사실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았다.

<리리 앤 베리> 하 진짜 너무 귀여웠다. 눈탱이 방탱이를 잘 표현하고.. 테니스 공으로 각성시키는 모습도 너무 귀엽고. 고무처럼 튕기는 캐릭터들도 너무 좋았다. 음악도 타이포도 분위기도 다 잘 어울려서 짧은 시간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엄청 몰입해서 봤다. 거대 아기를 물리치는 천재 멍멍이 베리와 운동 신경이 뛰어난 리리. 이건 시리즈로 나오면 볼거다. 너무 귀여워.

애니메이션은 정말 시각 화면에서 소리와 시간 영상이 들어가서 더 재미있고 다채롭고 화려하고 즐겁다. 이렇게나 무궁무진한데 왜 아직 마이너 인식일까. 일반적인 영화라는 또 다른 매력 손맛이 있고, 회화와는 다른 스토리가 있는 영상 매체. <인디애니페스타>를 보고 확신했다. 정말 애니메이션만 해도 이렇게나 다양한 장르와 표현방법이 있는데. 웹툰만큼 혹은 그 이상 파급력이 강할 수 있는데 OSMU가 아니어도.. 빨리 흥해라!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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