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록한다는 것은, 나만의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

글 입력 2019.09.1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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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태까지 내가 적어온 학교 과제, 일기장 등을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모아놓는 편이다.


흥미를 빨리 잃어버리는 내가 유일하게 오랫동안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가끔 그것을 읽으며 “그때 내가 이런 생각을 했네, 지금의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지?”라며 되새김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듣는 전공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나만의 박물관을 만들어보라고, 그것이 너희들에게 또 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실천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기록의 의미는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 또는 그런 글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운동 경기 따위에서 세운 성적이나 결과를 수치로 나타냄. 특히, 그 성적이나 결과의 가장 높은 수준을 이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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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글이거나 사진이거나 또는 영상으로, 때론 음성파일로 남길 수 있다.


나는 그중에서 글이 가장 좋다. 여행을 가서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다들 그런 말들을 많이 한다. 물론 여행을 가면 남는 건 사진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주로 나는 여행일기를 적는 편이다.


여행일기 내용은 그곳에서는 무엇을 느꼈고 어땠는가에 대한 것이다. 다른 방식도 있겠지만 여행일기를 심심할 때 읽으면 그 당시가 생생하게 기억나면서 꽤 재미가 있었다. 여행을 가면 꼭 여행일기를 직접 만들어 가져가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아날로그라 할 수도 있지만 직접 편집해서 만든 여행일기가 책장 한편에 있는 모습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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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나는 일기를 꼬박꼬박 쓰고 있다. 물론 매일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쳇바퀴처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면 쓸 말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나의 경우 일기를 쓰지 않고 자면 찝찝한 기분이 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기장은 나의 친구인 것 같다. 때론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기도 하고, 일기를 쓰면서 내가 오늘 무엇을 했는지 다시 되새김질을 하고, 반성도 하고, 일기장은 나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오늘의 감정을 털어버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적은 일기장이 나중에는 또 하나의 기록물이 될 수도 있다. 어느 뉴스에서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할아버지께서 1949년부터 감귤농사를 지으면서 써 내려간 일기가 감귤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감귤 박물관에서 감귤농사와 관련된 정보를 모은다는 소식에 기증을 결심하셨다면서 일기 대부분이 감귤농사에 관한 것이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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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같이 별 의미 없이 쓴 글도 이후에 보면 가치 있는 글이 될 수 있다. 일기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하루를 어떻게 살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기록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기록한 것들은 ‘나’라는 박물관의 전시품이 되는 것이다.


[구보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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