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시 만나 반가웠어! "안녕, 푸" 전시회

글 입력 2019.09.0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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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전시회 포스터.jpg
 


곰돌이 푸는 ‘차애’였다. 좋아했지만, 열성적이진 않았으니까. 애니메이션과 책을 보며 재미있었던 기억은 있지만, 곰돌이 푸는 영화 <인사이트 아웃>의 빙봉처럼 내 기억 속에서 빛바래 가고 있었다.


올해 <안녕, 푸> 전시회가 열린다고 들었을 때,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다시 연이 닿은 기분이었다. 기억 속 그대로일까? 어색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안녕, 푸> 전시회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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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남녀노소라면 누구나 알만한 캐릭터 ‘곰돌이 푸’의 초기 원화, 크리스토퍼 로빈의 가족 사진, 그리고 작가들이 나눴던 편지 등 유명세를 얻기 전 곰돌이 푸의 준비 과정을 볼 수 있다.


곰돌이 푸의 일러스트레이터는 ​영국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Ernest Howard Shepard, 1876~1976)다.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푸가 탄생하기 전의 스케치를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 전시에 가면 질감이나 붓의 터치, 그리고 색채를 보느라 한참을 그림 앞에 서 있곤 한다. <안녕, 푸>는 전시 작품의 대부분이 연필 드로잉이었지만, 오랜 시간을 그림 앞에서 보냈다. 기억 속 모습과는 다른 얼굴, 연필의 굵기, 명암 차이, 그렸다 지운 부분 등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그림 옆에 이럴 때 기분은 어떠세요?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라는 물음을 주어 그림을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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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이 거듭될 수록 <안녕, 푸>의 매력에 빠졌다. 제 1전시장은 곰돌이 푸 오리지널 북커버와 인형, 원화 등 곰돌이 푸 탄생에 영감을 준 오브제들이 배치되어있다. 제 2전시실은 작가인 A.A. 밀른의 아들의 방을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그의 파자마를 연상케 하는 줄무늬 벽지와 램프, 침대, 그리고 실제 가족 사진이 놓여있다. 곰돌이 푸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준 뒤, 모델이 된 인물과 작가의 삶을 보여준다.
 
지나다 들은 이야기인데, 곰돌이 푸(Winnie the pooh) 이름의 탄생에는 아들이 큰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작가의 아들이 늘 갖고 다니던 곰인형 이름이 위니(Winnie) 였고, 좋아하는 백조의 이름은 푸(Pooh)였다고 한다. 이 둘의 이름이 합쳐서 오늘날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귀요미 캐릭터 ‘곰돌이 푸’가 탄생했다고 한다. 작가의 얼굴은 처음 봤는데, 인테리어 때문인지 그 집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
 
전시장의 숫자가 올라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졌다. 인증샷용으로 설치된 100에이커 숲속의 다리를 건너보기도, 곰돌이 푸와 피글렛, 이요르와 함께 피크닉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의 텍스트 효과를 살리기 위해 천장에 모빌을 달아놓고, 관객이 직접 열어볼 수 있는 문도 설치했다.

이 문을 열면 곰돌이 푸의 명대사가 적힌 봉투에 사탕이 들어있다. 다음엔 어떤 게 있을까 기대하면서 문을 열어봤다. 나도 모르게 다시 <곰돌이 푸>를 읽었던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곰돌이 푸, 피글렛과 함께 100 에이커 숲을 산책하고, 래빗의 집 문에 낀 곰돌이 푸를 꺼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힘썼다.

전시가 끝난 뒤 계단을 내려갔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계단을 오르면 곰돌이 푸와 만나고 계단을 내려오면 현실로 돌아온 것처럼, 나도 이야기의 일부였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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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와의 만남은 행복함을 남겼다. 추억을 곱씹고, 근황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처럼. 원화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게 돌아갔던 일상에 쉼표를 찍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날의 기억을 꿀처럼 야금야금 꺼내 먹고 싶다.


다시 만나 반가웠어! <안녕,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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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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