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밴드의 끝없는 음악적 실험, The Flaming Lips 2 [음악]

《Embryonic (2009)》, 《King's Mouth : Music and Songs (2019)》
글 입력 2019.08.3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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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bryonic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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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친숙한 맛이 사라졌다. 때로는 이상하게, 때로는 독특하게, 노래는 기대하는 곳으로 흐르지 않는다.

위너 브라더스로 이적한 후 크게 방향을 틀었던 앨범은《Embryonic》이다. 이를 묘사하는 문장은 많다. 하지만 밴드의 프런트 맨 웨인 코인(Wayne Coyne)이 묘사했던 말처럼 정확한 표현은 없다. "존 레논(John Lennon),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슈퍼컴퓨터(a supercompute)" 추상적이면서도 핵심이 있는 인물들과 사물이다.


존 레논이라면 비틀즈의 《Sgt. Pepper's》나 《화이트 앨범(White Album)》의 <Revolution 9>과 같은 곡을 생각해 낼 수 있고, 마일즈 데이비스의 경우 《Bitches Brew》와 같은 다양한 움직임과, 실험적이고 익숙하지 않았던 음악의 모습을 꺼내 볼 수 있다. 더 어둡고, 이상하고, 훨씬 흥미로운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1999년 《The Soft Bulletin》라는 앨범으로 본인들의 스타일을 확립한 후 밴드는 이해하기 쉬운 멜로디와 과거의 실험적인 면모는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근 10년간 밴드는 준수한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과거만한 음악을 만들지 못했고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안정적인 형태의 음악을 했다. 어느정도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이들은 과거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따라서 앨범은 과거를 향한다. 60년대의 사이키델릭을 표방하고 90년대 한창 불타오르던 밴드의 실험적인 면모를 조합했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앨범은 어질러지고, 지저분해지고, 불분명해진다. 맥락을 잡을 수 없는 흐름은 필연적으로 지루함을 만들어내지만, 대부분의 곡이 만들어내는 섬뜩하고 무기력한(Powerless) 분위기에 집중하게 된다. 방향을 잡을 수 없는 왜곡된 공간에 떨어진 것처럼 베이스는 요란하고, 드럼은 기술적이고 듣는 이를 현혹시킨다.

요란한 실험보다는 일관적인 실험에 가까웠다. 과한 노이즈를 중심으로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내면으로 침전하는 음악이다. 굉장히 추상적인 음반이기에 음악을 듣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정확한 묘사가 불가능하다. 이 불가능한 묘사가 이 앨범의 장점이며, 그 불가능이 이 앨범을 규정할 수 있는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King's Mouth : Music and Song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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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지다.

2017년 《Oczy Mlody》를 거치면서 밴드는 가벼움을 찾기 시작했다. 그 기미는 전부터 보였다.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사운드는 2009년 《Embryonic》를 거치면서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기대를 한 이유는 10년 주기로 비범한 작품(99년, 09년)을 냈던 플레밍 립스(The Flaming Lips)라는 점이다.


특히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크래쉬(The Clash)의 믹 존스(Mick Jones)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을 이유가 충분했다. 그 기대와 달리 밴드는 이전 작품에 보여준 분위기를 확장시키고 어떤 왕의 희생과 죽음이라는 컨셉을 부여했을 뿐이다. 믹 존스의 참여도 큰 의미를 갖기 힘들었다. 그의 내레이션은 낡음만 부각시켰을 뿐, 빛났던 과거의 영광은 되살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 가벼움이 재미없는 가벼움은 아니다. 다른 앨범을 제외한 단독적인 앨범으로 봤을 때 밴드 특유의, 보컬에서 기반한 따듯한 분위기가 잘 구현되었고,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달콤한 사운드는 아직까지도 인상적이다. 중반부의 곡들과 마지막 두 개의 트랙은 몰입도가 높다.


장난스러운 <How Many Times>는 로도스 피아노(Rhodes Piano) 경쾌한 소리와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와 맞물린다. 코러스는 이 과정에서 곡에 대한 몰입도를 만들어준다. 마지막 곡 <How Can A Head>은 이 앨범의 최후의 보루라는 듯이 (앨범에서 뜯어져도 상관없는) 뛰어난 싱글로 기능한다.


피아노와 기타를 점차적으로 쌓아올리면서 코러스를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뛰어난 연출이었다. 어떻게 보면 앨범은 기억에 남기 힘든 구조를 띄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남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뿌리의 끝은 99년도 작품 《The Soft Bulletin》가 살짝 비친다.


앨범 아트와 내레이션, 가사를 통해 진행되는 왕의 이야기는 이렇다. 어떤 왕이 있었다. 왕은 눈사태로 인해 왕국이 위험에 처하자, 자신을 희생해서 왕국을 지켜낸다. 백성들은 경의를 표하기 위해 왕의 머리를 잘라 강철을 입혀, 영원히 기념물로 보존했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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