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의 아침 [사람]

글 입력 2019.08.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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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침은 늘 똑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5시 50분. 대개는 더 일찍 눈이 떠진다. 하지만, 곧바로 일어나진 않고 조금 꼼지락 이불 속에서 있다가, 정확히 5시 46분이 되면 일어난다. 물을 한 잔 마시고, 건강은 챙기고 싶지만 지독히도 귀차니즘이 심한 사람이라 밥을 잘 챙겨먹는다던지, 뭔가를 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에 과학의 발전에 감사하며, 영양제를 먹으며 건강해 지겠거니.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 한다. 나처럼 찬 체질에게 좋다고 추천받아서 먹고 있는 쑥 즙, 그리고 홍삼. 쑥즙은 쓰다고 사람들이 하도 그래서 먹기 전에 걱정되었는데, 어릴 때부터 하도 약을 달고살아서, 그닥 쓰진 않다. 그냥 약맛정도? 그렇게 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간단히 아침 일기를 쓴다. 아침의 일기는 별거 없다. 하루 감사일기. 오늘 지금 현재 감사할 일들을 쓰고, 나의 하루에 무엇을 할지 대강 생각한다. 사실, 하루하루 감사할 것이 뭐가 있나. 예전에는 생각했는데, 그저 건강히 살아있는 일,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 것 자체가 감사라는 생각이 든다. 점점 발전해 나가는 것인가? 그러고 대충 요기를 하고,(대개는 계란이나, 두유 견과류 등이다) 바로 요가를 시작한다.


나도 사람인지라 하기 싫을 때도, 때로는 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면서 대충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하루의 시작이 이상한 기분이라 매일 아침 수련을 한다. 아침 수련을 다하면 대개는 7시. 요즘은 블로그에 요가 일기를 쓴다. 요가 수련을 하면서 느낀 점들이나, 아침에 느끼는 점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워, 요가 일기를 쓴다. 그렇게 요가 일기를 쓰고, 약을 먹고 그렇게 나의 하루는 시작이 된다.

 

나는 아침에 집중이 잘되는 편이라, 여기까지는 똑같지만, 그 다음부터는 그냥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그 날 당기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딱히 하는 것은 없지만, 자유롭게 공부하고 책 읽는 삶.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살면 참으로 하루가 길다. 그 하루를 내가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서 저녁 기분이 달라진다. 뭐 그렇다고 나의 저녁 일상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남들이 보면 어 정말 뭐 안하고 심심하네. 할 정도로. 그냥 똑같이 산책이나 갔다가 운동하고, 가끔 누군가를 만나고 일을 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글 쓰고 책보고 영화 보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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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누군가 나에게 그렇게 살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했다. 집에 혼자서 무슨 재미로 있냐고, 그 때 생각했다. 나에게 재미라는 것이 있나? 내가 재밌게 사나? 뭐 재미는 모르겠다. 그리고 나도 사무치게 외로운 순간이 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냥 떠들고 싶은 날도 있다. 심심하기도 할 때도 있지, 하지만, 이 일상이 지루하냐고 물어본다면 답은 no이다.

 

사실 나도 이렇게 산지 얼마 되지는 않았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뭔가 특별한 일상이 있어야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할리우드 영화 속 주인공 급은 아니라도, 보통과는 뭔가 다른 것들. 아니면, 버킷리스트라도 있어야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버킷리스트에 적을 만한 무엇인가는 없어도. 뭔가 특별히 원하고 바라는 것은 없어도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이 일상이 너무나 소중하다.

 

그동안, 내가 sns나 사람들의 관심을 갈구 하고, 나의 허전함을 바깥에서 채우려고 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만족감들이 요즘은 자기 전에 차오른다. 다른 곳에서 구하려고 했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기분이다.

     

문득, 내가 이상하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른 사람을 보거나, 영화를 보면,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으면, ~할 걸 이러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후회 하는 것을 말하는데, 나는 그런 것이 없더라. 누군가를 만나고 싶거나 뭘 하고 싶다. 아니면 가고 싶다. 심지어 먹고 싶은 것도 없다.


생명력이 없는 그런 어른이 된 것일까 아니면 그냥 내가 정말 하루 하루를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는 뜻인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만큼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일상들이 굉장히 편안하다는 것. 행복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편안하다는 것. 이 소파가 정말 편해 이런 편안함과 달리 기후가 좋다. 환경 자체가 좋다. 이런 것처럼 그런 편안함이라는 것.

     

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의 이러한 변화들은 하루의 시작인 아침을 바꾸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 작은 변화는 나의 삶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사실 지독하게 힘들었던 때, 그런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전, 나는 나를 새벽 형 인간이라고 여겼었다. 절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사실은 새벽 형 인간이 아니라, 불면증 환자라 그런 것이었지만. 그 전까지 나의 하루의 시작이 오후 4시었다. 더 늦은 날에는 오후 7시.(현재와 완전 반대되는 생활이다) 언제나 침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밥도 먹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무엇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생활로 바뀐 뒤로는 지독하게 나를 괴롭히던 우울감에서도 많이 벗어났다. 그리고 하루를 무엇인가를 하면서 보낸다. 지금이나 그 때나 자기 전에 오늘 자서 깨어나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마음은 같지만, 방향은 다르다. 지금은 하루가 너무나 열심히 보내서 후회가 없다. 물론 나는 어느 정도 우울하게 태어난 인간이라 이 우울증과 조울증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평생 같이 갈 친구인 것이지. 지금도 가끔 우울하거나 조울증이 찾아올 때가 있다. 아무리 루틴을 바꿔도 그런 순간은 분명히 찾아온다. 하지만, 이 친구들과 함께라도 그것을 견뎌 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소중한 아침을 통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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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이다. 이제 그 때 나에게 질문했던 사람에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하루 나를 바라보는 재미로 산다. 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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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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