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모델] 박하윤

글 입력 2019.08.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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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이 '슈퍼스타'인 친구이다. 능청스럽고, 위트있고 재미있는 친구이다. 나는 이 친구가 궁금했다. 화려하게 보이는데 화려하지는 않는데, 소소하게 보이는데 소소하지는 않다. 분명히 말도 재미있게 하는데 이야기도 굉장히 잘 들어준다. 특징을 종 잡을 수 없어서 알고 싶었던 친구이다.


박하윤1.jpg
 


처음에는 늘 그리던 스타일 대로 색을 먼저 칠했다.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게 아닌데.. 그래서 찢어버리고 다시 그렸다. 색 없이 선으로 그렸다. 그리고 배경에 색을 조금 넣었다. 이 친구는 색깔을 칠하고 싶지 않았다. 색을 칠하는 게 어울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색이 많은데, 저만 색깔이 없으니, 다양한 색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하는 게 엄청 많은 친구이다. 지금은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준비를 강단있게, 자신있게 하는것이 아니라, 나처럼 그리고 남들과 똑같이 걱정하고 막막해 하면서도 행동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진행을 계속 하고 있어서 신기했다. 어려워하고 막막해 하고 힘든 게 보이는데도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도 걱정을 하기는 하는데, 어차피 할 거니까."

'어차피 할 거니까'라는 표현이 너무 와닿았다. 정말 단순하고 쌈박한 한 마디. 원래 이런 성격인지, 계기가 있는지 궁금했다.

"버킷리스트를 세웠던 적이 있어요. 20살 여름방학 때 전국 일주 하기로. 근데 20살 때 가능할 리가 있나요. 돈도 없는데.. 그랬었는데 제가 그 전국 일주를 2년 뒤에 갔어요. 어쨌든 가긴 가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시간에 쫓겨서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한 걸 몇 년 후에도 가능한걸. 미뤄진다고 해서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아- 일단 무작정 시행할 수 있는 강단에는, 불안감과 걱정에도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차피 할 건데'라는 굉장히 쿨한 마인드가 있었다. 이제서야 친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할 거'라니. 내가 원하는 걸 나중에라도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시행하는 건, 정말 당연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더 대단해보였다. '워홀 끝나고 나서 저는 세계 일주를 할 거에요'라고 말하는데 너무나 당연히 할 것 같았다.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 부자라서 돈이 많은 게 아니라 '돈을 먼저 벌고 가면 되니까.'



박하윤2.jpg
 


신체 중 의미 있는 부위를 물었다.

"유일하게 손댄 곳이 눈이에요. 나머지는 자연산인데."

아니 이렇게 쿨해도 됩니까??? 듣자마자 엄청 웃었네. 이 친구를 봤을 때 가장 인상 깊게 받는 부분이 눈이었는데 만들어진 것이구나.. 뭐 그래도 무슨 상관이야. 어쨌든 본인의 모습이니까.


그래서 눈을 그리는데, 색이 너무나 많았다. 평범하게 눈을 그리기에는, 너무 많은 색이었다. 그래서 색을 덮고 덮고 덮다가도 안되서 결국 눈 아래로 넘쳐 흐르게 했다. 색이 굉장히 많은 친구니까. 그림을 그리면서 또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가장 '용'된 사람이 자신이라고 했다. 눈도 바꾸고 이름도 바꾸었다고. 아니 이름 바꾼 건 또 처음 듣는 사실인데? 예전 이름을 들으니 음 많이 보일 수 있는 이름이긴 하다. 지금 이름은 인상이 강하게 남고 개성이 있었다. 왜 이 이름을 정했는지 물어보니까, 중성적인 이름으로 하고 싶었다고 한다. 정말로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구나. 불안감과 걱정보다 쿨함이 더 큰 친구였다.


"누가 정해준 게 아니라, 철학관에서 막 지어주고 그런 게 아니라 너 스스로 정했다고?"


"네 'ㅅ'. 제 이름이니까.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

23인가 24살에 이름도 마음 대로 바꾸고, 26살에 워홀을 준비하고. 나는 이 나이였어도 현실이 겁나서 못했었는데. 통상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친구였다. 굉장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정말 아주아주 큰 단순함에서 나오는 행동 양식이었다.


생각을 비우면 이렇게 될까? 그런데 또 생각이 없거나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혀 특별하거나 다르지 않고 정말 평범한 친구인데도, 정말 특이하고 재미있는 친구이다. '한 번 뿐인 내 인생. 어차피 할 거니까" 꽤나 큰 울림을 주었다.

진정한 YOLO는 이 친구를 두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이 친구를 하나의 색으로 그리기 어려웠나 보다. 그래서 선으로만 그리거나, 색을 다양하게 칠하다 못해 넘치게 하거나.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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