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세 번의 안녕!, '안녕, 푸 展' [전시]

글 입력 2019.08.1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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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Good bye!, See you again!


곰돌이푸 전시회 간결버전.jpg
 

'안녕'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처음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안녕!(Hello!)과 작별 인사를 건넬 때 하는 안녕!(Good bye!), 그리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안녕!(See you again!)이 그러하다. 작가 알란 알렉산더 밀른(A.A. 밀른)의 문장력과 어니스트 호워드 쉐퍼드(E.H. 쉐퍼드)의 삽화로 탄생한 '곰돌이 푸' 스토리는 1926년에 독자들에게 처음 그 인사를 건넸다. '곰돌이 푸' 스토리는 크리스토퍼 로빈과 상상 속 캐릭터인 푸, 피글렛, 이요르, 티거, 아울, 레빗 등이 100 에이커 숲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현재까지 '곰돌이 푸'가 꾸준한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설정 요소가 인간적인 아름다움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글렛은 겁이 많고 이요르는 우울하다. 티거는 어설픈 매력을, 아울은 무지한 것을 감추기 위해 허세를 부린다. 레빗은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며 푸와 로빈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마음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다. 각 캐릭터의 특성은 되도록이면 타인에게 숨기고 싶어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곰돌이 푸' 스토리는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는 내면적인 부분을 매력적으로 과감히 그려냈다. 솔직함과 인간적인 고민을 별다른 경험 없는 어린아이 로빈과 상상 속 캐릭터에 대입시켰다.  순수한 면만 가질 것 같은 위 인물들에 대한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부수는 '곰돌이 푸'는 계속 이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이끈다.

이처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곰돌이 푸' 스토리가 이번 여름 19년도 8월 22일에서 내년 겨울 20년도 1월 5일에 전시의 형태로 찾아온다.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는 곰돌이 푸와 주변 캐릭터들의 오리지널 드로잉, 사진, 작품, 포토존 등 '곰돌이 푸'와 색다른 추억을 만들도록 구성했다. 현재까지 '곰돌이 푸'를 주제로 한 전시에서 가장 큰 규모로 제작되었으며, 한국에서의 전시를 끝으로 작품들이 소장가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책과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만났던 '곰돌이 푸'를 전시의 형태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며, 그들과 함께한 시간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곰돌이 푸' 스토리와 함께 세 번의 안녕(Hello!, Good bye!, See you again!)을 하는 자리로 초대한다.



1. Hello, Pooh!



"옛날 옛날, 지금으로부터 아주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지난 금요일 쯤에 위니 더 푸는 어떤 숲 속에서 샌더즈라는 이름 아래서 혼자 살고 있었단다..."



"위니가 아니고 위니 더 푸예요, '더'가 무슨 뜻인지 모르세요?" 나는 재빨리 대꾸했다. "아, 그래 이제 알겠어" 나는 여러분도 무슨 뜻인지 알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들을 수 있는 설명은 이게 다니까.



푸와 로빈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문장은 로빈과 아빠의 잠자리에서 나눈 대회에서였다. 아빠가 자는 방으로 올라 옆에서 함께 누워 잠자리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로빈은 이미 그 주제를 정해 놓았다. 자기와 함께 온 에드워드 베어 곰인형 '위니 더 푸'가 듣기에도 재미난 이야기여야 한다.

로빈은 '위니 더 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성격까지 언급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곰인형 이름을 '위니 더 푸'라고 지으면서 암컷도 수컷도 아닌 로빈만의 친구라는 것을 언급하는 대사를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아빠는 로빈이 얼마나 '위니 더 푸'를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이러한 로빈의 구체적인 부탁에 응하여 '위니 더 푸'가 사는 상상의 공간인 어떤 숲속으로 로빈과 '위니 더 푸'를 함께 초대한다. 상상의 공간에서 로빈과 '위니 더 푸'는 마음껏 모험을 한다. 모험이 끝난 뒤에는 로빈은 현실 세계인 자신의 잠자리로 돌아온다.

'곰돌이 푸'의 서막은 독자들에게 어린 시절의 감수성을 불러일으킨다. 어렸을 때 누구나 잠자리에 들고 가는 인형이 하나쯤은 있었다. 그리고 부모님께 재미난 이야기를 잠들기 전 부탁하는 것도 말이다. 친숙한 과거의 경험에서 출발하였기에 '곰돌이 푸' 스토리와 독자들의 첫 만남은 편안함을 준다. 갑자기 가상의 세계가 펼쳐져 '곰돌이 푸'를 발견한 것이 아니다. 익숙한 로빈의 집에서 로빈의 손에 들려 있던 인형이 '곰돌이 푸' 스토리가 되었다. 독자들 역시 자신이 지내는 삶의 공간에서 '곰돌이 푸'를 받아들일 수 있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수 있게 된다. '곰돌이 푸'와 독자들의 첫 만남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시간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2. Good bye, Pooh!



다리 위에는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와 피글렛만 남았어. 셋은 오랫동안 아무 말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강물도 아무 말이 없었지. 이런 여름날 오후에는 강물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기분이 드는 법이니까. (중략) 개울이 불어나서 거의 강물처럼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빨리 뛰거나 점프하는 것이 아니다.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다.



"이요르, 너무 슬퍼보여요" "슬퍼 보인다고? 왜 내가 슬프겠어? 오늘은 내 생일이라고, 1년 중에서 가장 기쁜 날인데" 푸는 화들짝 놀랐단다. (중략) "그런데 정말 오늘이 생일이세요?" "그래" "아! 그러면, 이요르, 언제나 오늘처럼 행복하세요" "너도 언제나 오늘처럼 행복하기를 바란다, 푸"



이야기의 중반은 '곰돌이 푸' 스토리 속 상상 속 캐릭터들이 사는 '100 에이커 숲'에서 로빈과 함께 나누는 여러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100 에이커 숲속에서 벌어지는 모험은 일상적이다. 강가를 함께 바라보는 장면이나 숲길에서 생일과 같은 소소한 순간들로 대화하는 시간들이다.

그러나 이 대화의 내용은 각각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여 진행된다. '우정'을 전체 주제로 한 이야기의 흐름답게 각 사건들에서 로빈과 푸, 피글렛, 이요르 등의 캐릭터는 자신의 시선대로 질문하거나 대답한다. 그 내용은 인간적이다. 결점이 보이기도 하며 뜻밖의 깨달음을 독자에게 주는 현명함도 있다. 서로의 대화가 자칫 상처가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더해지는 따뜻한 삽화에서 그 모든 과정이 '사랑'을 기반으로 한 추억이 됨을 암시한다.

로빈과 푸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시간들은 모두 '대화'가 중점이 된다. 주목할 점은 그 누구도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성격과 관점을 인정하며 그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애써서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에 서로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스토리에서 느낄 수 있다. 대화의 중요성을 말하는 '곰돌이 푸' 스토리는 이 시간이 결코 무한하지 않다는 전제를 하고 있기에 더욱 애틋해진다.

후반으로 갈수록 '아무 말 없이 강물을 보는' 장면이나 '언제나 오늘처럼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는 대사에서 서로 공유하는 시간들이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독자들도 친구들과 보낸 시간과 그들의 행복을 빌었던 모습들을 발견해간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주며 함께해준 친구들과의 시간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소중함이 깊어지면서 '곰돌이 푸' 스토리는 다시 사랑스러운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작별 인사 '안녕(Good bye!)'를 가리킨다.


   
3. See you again, Pooh!



"푸,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넌 이해하겠지, 그렇지?" "뭘 이해하는데?" "아, 아무것도 아니야" 크리스토퍼 로빈은 웃음을 터뜨리며 벌떡 일어섰어. "가자!" "어디로?" "어디든지." 둘은 함께 떠났어. 하지만 둘은 어디를 가든지, 가는 길에 어떤 일이 생기든지, 숲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법에 걸린 장소에서는 조그만 남자 아이와 곰 친구가 언제나 장난을 치고 있을 거야.



'곰돌이 푸'의 마지막은 로빈과 푸가 어디론가 함께 걸어가는 장면을 비추고 끝이 난다. 로빈 자신의 고민을 시시콜콜 나누지 않아도 로빈은 푸가 옆에 항상 있다는 걸 알기에 안심한다. 서로를 향한 시간에서 서로를 향한 신뢰로 관계는 깊어졌다. 어떤 일을 마주하든지 처음 로빈과 푸가 100 에이커 숲에서 보낸 시간은 그 자리에 있기에 둘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추억이 가득한 '마법이 걸린 장소'는 '곰돌이 푸' 스토리가 영원히 존재하는 곳이다.

독자들 또한 '마법이 걸린 장소'에 자신들의 감상을 놓을 수 있다. 이처럼 전시는 '곰돌이 푸' 스토리를 만나고 함께 보낸 시간을 추억으로 남겼던 이들을 다시 부른다. 다시 그날의 만남을 시각적 작품들을 통해 돌아보고, '곰돌이 푸' 스토리를 음미하도록 돕는다. 관람객들에게 '곰돌이 푸'와 미처 하지 못한 대화를 감상을 통해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놓고, 다시 어디선가 만날 날을 기약하도록 말이다. 다정한 첫 만남과 읽고, 나누고, 생각에 잠기는 '곰돌이 푸' 스토리와의 세번의 시간은 '안녕(Hello, Good bye, See you again)으로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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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가득 담은 따스한 삽화와 인간적인 면모를 사랑스럽게 담아낸 '곰돌이 푸' 스토리의 조합은 '안녕, 푸' 전시의 면모를 짐작 가능하게 만든다. 관람객들은 이 전시를 통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의 감성을 재발견해 나갈 수 있다. 그 감성을 자신의 자녀나 친구들, 연인들에게도 전하면서 말이다. 관계의 아름다움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곰돌이 푸'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담아낸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푸와 로빈이 100 에이커 숲에서 보낸 그 비밀스러운 장소를 현실에서 재현하며 말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곰돌이 푸' 순회 전시지만, '곰돌이 푸' 마지막 장면과 같이 그 만남은 새로운 만남을 말하는 약속으로 기억될 것이다. '언제나 함께'를 강조하는 '곰돌이 푸' 스토리가 그 방향을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안녕(See you again!)'의 인사를 모두 각자의 '곰돌이 푸' 추억 속에 찾고, 건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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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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