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 공예미술의 정체성 [시각예술]

오늘날 공예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글 입력 2019.08.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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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공예의

새로운 조형성에 주목한다.



흔히 공예 작가의 전시에 가면 설명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장이다.


이런 유형의 전시에서는 보통 작품의 제작 과정에 공예 기법이 사용되어 감상자로 하여금 새로운 시선으로 공예를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이때 감상자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공예의 기법이지, 공예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순수미술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공예미술을 부수적인 것으로 다루어 왔던 시각에서 벗어난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 얼핏 보기에는 공예 미술을 옭아매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진정한 해방으로 보일 수 있다.


필자 또한 공예 미술 특정한 분야로 구분 짓는 것은 은연중에 공예에 대한 차별 어린 시선을 내포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예 미술과 순수 미술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것은 곧 공예의 본질적인 의미 또한 흐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날 공예의 기법을 도입한 작품들은 흔히 공예 작품으로 분류되지만 그 작품들에는 기능과 사용 가능성이 부재한다. 서두의 문장에서 말하는 공예의 새로운 조형성이란 ‘지금껏 타자화되었던 공예 분야에서 사용되었던 방법들이 순수 미술에 적용될 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실용품에 미적 가치를 부여해 우리의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공예만의 특성은 또 다시 예술의 범주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예의 본질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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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배 작가의 옹기
사진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그리고 옹기 장인 이현배 작가는 전통적인 옹기의 아름다움과 기능에 집중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옹기를 새로운 용도로 제작하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안하기도 한다. 옹기는 오랜 시간 우리 민족과 삶을 공유하며 함께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작가의 옹기에 대한 시도는 옹기를 과거의 것이 아닌 현재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해 준다.

주로 화려한 무늬와 빛깔을 자랑하는 도자기와는 달리, 옹기의 제작 과정에서 들어가는 정성과 기술은 옹기가 제대로 숨을 쉬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옹기는 공예만이 지닐 수 있는 기능성이란 특징을 강하게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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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Watering>, 2010

정은 _ silver 925,  200x150x120mm

사진출처 - ARTERCRAFTER



김동현 작가는 금속을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변형시키는 기법으로 기물을 제작하는 금속공예 작가이다.


김동현 작가의 작품들은 곡선과 직선이 공존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생김새를 자랑한다. 작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기술적 노동은 작가의 아이디어와 만나 유일무이한 작품을 탄생시킨다. 긴 시간 동안 닿았던 작가의 손길과 고민, 그리고 그로 인한 변형의 과정은 그 작품에 고스란히 축적된다.
      

공예는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예술이다. 저마다의 용도를 품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사용되어야 빛을 발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예는 우리에게 더욱 더 친밀한 것이 되어야 한다.
 


[유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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