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도서]

글 입력 2019.08.08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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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영화 ‘기생충’에서는 가난한 기우가 사는 저지대의 반 지하 주택과, 모 기업의 대표 박 사장이 살고 있는 부촌의 단독 주택을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번갈아 보여준다. 두 인물의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집’을 통해 상반되는 주거 환경과 계층을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관객들의 머릿속에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그 차이를 각인시켰다.


그 결과, 영화에 담긴 ‘기생충’의 의미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전달되었다.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가 세트의 디자인이 유일하지는 않겠지만 감독 본인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을 만큼, 공간이 스토리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시청자에게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 시대적 배경 등을 설명하고 전달하기 위해 공간이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작은 디테일에 공을 들일수록 완성도와 리얼리티, 그리고 몰입감은 비례하며 상승한다. 화면 속의 가상 공간이 아닌,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현실 속의 상업공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씩 대조해보면 상업공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보다 쉽게 알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나 감동은 곧 브랜드의 철학이자 소비자의 경험 소비가 된다. 몰입감은 브랜드 공간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감동이자 해당 브랜드의 충성도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스토리가 담긴 브랜드이고 그를 잘 표현하고자 한다면, 브랜드에 어울리도록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책 소개


 

‘공간’이 ‘브랜드’가 된다!

소비자와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공간이 바로 ‘핫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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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핫 플레이스들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제주도 GD카페로 유명한 ‘언타이틀드2017’(56쪽)의 인스타존 ‘숨쉬는 꽃’ 사진을 찍기 위해 해외에서 찾아오는 사람들, 와이어 공장을 카페로 업사이클링하는 등 매장마다 다른 콘셉트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테라로사’(225쪽) 커피공장, 독특한 상품 진열 방식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국내의 ‘삐에로쑈핑’(137쪽)까지. 취향 소비의 시대에 옷만 사고, 커피만 마시려고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옴니 채널’(omni-channel)로 거듭난 매장 공간은 이제 규모와 별개로 소비자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해야 한다.


이 책에는 전 세계 핫 플레이스들의 생생한 이미지와 디테일한 분석이 함께 담겨 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VMD인 저자 2인이 런던, 뉴욕, 도쿄, 베를린 등 세계 곳곳의 힙한 공간들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하여 정리했다. 이 공간들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취향 저격의 핵심도 소비자와의 ‘정서적 교감’, ‘배려’다. 한 마디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공간을 방문하고 경험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교감과 배려는 공간에 강한 여운을 남기는 ‘브랜딩’의 핵심이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의 공저자 이경미, 정은아 VMD(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는 취향을 사고파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콘셉트를 공간에 녹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공간의 콘셉트부터 소비자를 배려한 서비스, 마케팅까지를 아우르는 모든 과정을 ‘공간 브랜딩’이라고 부른다.

     

이 책의 두 저자는 각각 약 20년 동안 공간 마케팅과 VMD에 몸담아온 전문가들이다. 공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해왔기에 필자의 경우 익숙한 단어와 사례들이 눈에 많이 들어와 반가웠고 한 번 더 좋은 내용들을 상기할 수 있어 좋았다. 디자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내 공간, 내 가게를 꿈꾸고 계획 중인 이들이라면 한 번 쯤은 공간의 디자인 가이드로 꼭 참고하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와 공간 디자인



자, 그럼 디자인을 하기 위해 첫 번째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흔히 상업 공간의 인테리어를 생각하면 우리의 머릿속에는 유행 중인 수많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화이트 톤의 마감재에 원목의 가구들이 늘어서있는 매장이나, 인더스트리얼한 컨셉의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을 특별히 더하지 않은 카페들은 이미 정말 많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하나 선택해 그와 비슷하게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도 물론 괜찮다. 그러나 나만의 브랜드 공간을 직접 디자인 하고 싶은 것이라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유행과 보기 좋은 이미지를 좇기 보다는 브랜드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매력적인 공간을 만드는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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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판매하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떤 감동을 느끼길 바라는지를 먼저 생각하면 이것이 곧 공간의 컨셉이자 디자인 가이드가 되기 때문이다. 컨셉은 마감재, 가구, 소품, 조명 등을 선택하고 배치하는 기준이 된다.

 

그 다음은 ‘디테일’이다. 공간에서의 디테일을 얼마나 신경쓰냐에 따라 완성도는 매우 높아진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모두 살펴야 하며, 공간을 세분화하는 동시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 단계이다. 어느 감각에 집중하여 포인트를 줄 수도 있고 작은 소품이나 서비스에서 고객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코스메틱 브랜드 ‘이솝’의 진한 핸드크림 향이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스토리가 담긴 전시 공간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이외에도 제품의 패키징이나 매장 내의 signage, 입구 디자인, 예술품 배치 등도 공간의 디테일을 더할 때에 고려해볼 항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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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이다, 저출산이다 하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상품과 서비스는 무한경쟁 중입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쉽게 열지 않고, 심지어 ‘물욕이 없다.’는 표현까지도 등장했습니다. ‘갖고 싶은 것이 없다.’는 말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소비자들이 공간에 ‘오고 싶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공간에 오게 하고, 머무르게 하는 것, 공간을 느끼게 하고, 기억에 남게 하고, 다시 찾게 하는 것이 가게를 운영하고 공간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공간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 10~11쪽, 프롤로그: 공간에 취향을 불어넣는 일


    

SNS 사용 증가와 디지털 세대의 등장으로 이커머스나 바이럴 마케팅을 중심으로 광고가 진행된 지 오래다. 혹자는 이러한 이유로 오프라인 매장은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불가피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점차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 세대로 간주되는 밀레니얼과 Z세대는 다양한 정보와 이미지에 노출된 만큼 그 취향과 수준이 매우 다양하고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고 그들이 원하는 경험을 소비하는 장으로서, 오프라인 공간은 이제 사라질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감각적이고 직접적인 체험이 가능한 장소로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이미 그 변화는 일어났고, 지금도 공간과 사업적인 규모에 관계없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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