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I am SHERlocked [TV/드라마]

BBC 드라마 ‘Sherlock’을 통해 만난 21세기 영국의 셜록 홈즈
글 입력 2019.08.0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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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각색하여 2010년부터 제작 중인 영국 BBC의 드라마다.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셜록 홈즈 역을, 마틴 프리먼이 존 왓슨(왓슨 박사) 역을 연기한다. ‘Sherlock’은 2010년 시즌 1을 시작으로 2017년 시즌 4까지 방영하였으며, 영국에서 방영 당시 시청률이 30% 이상을 기록했다. 이후 180개국이 넘는 국가에 수출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조차 ‘Sherlock’의 유명세가 엄청났기 때문에 난 매 시즌이 나올 때마다 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고는 했다. 하지만 각 시즌이 끝날 때마다 그 다짐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오랫동안 더 이상의 시즌이 나오지 않은 만큼 다짐은 점점 희미해져갔다. 그리고 시즌 4가 방영된 지 2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넷플릭스에서 뭘 볼까 검색을 하던 중 ‘Sherlock’을 발견했다. 그리고 드디어 시즌1부터 4까지 드라마를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원작을 워낙 좋아했었기 때문에 드라마로 각색을 하며 원작의 내용이나 분위기가 훼손되었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시즌 1의 1화 ‘분홍색 연구’를 보면서 걱정은 흥미로 바뀌었다. 원작을 각색하면서 변화를 준 부분들이 오히려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21세기 영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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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Sherlock'의 포스터



아서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셜록 홈즈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전설적 사립탐정인 반면, 드라마 ‘Sherlock’은 셜록 홈즈를 빅토리아 시대가 아닌 21세기 영국에서 활동하는 탐정으로 재해석한다.

    

원작과 드라마 모두에서 셜록 홈즈는 존 왓슨과 함께 런던 베이커 가 221B번지에서 활동을 한다. 다만, 홈즈에 대한 소문만 듣고 의뢰인들이 찾아오던 원작과는 달리 21세기에는 홈즈의 블로그를 보고 찾아오는 의뢰인들이 많다.


의뢰인이 아니더라도, 잠깐 등장하는 인물들이 셜록에게 ‘블로그의 팬이다’라고 표현하는 일이 여러 번 등장하기도 한다. 이 블로그는 왓슨이 운영하는 블로그로, 왓슨의 시각에서 홈즈가 맡은 사건들과 각 사건의 해결기를 기록하며 21세기 의뢰인들이 베이커 가 221B번지를 찾아오게끔 한다.

 

원작에서 캐릭터들이 서로에게 전보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반면, 드라마에서는 휴대폰 메시지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전보와 비교했을 때 휴대폰 메시지는 보다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므로, 이 설정은 극에 긴감을 부여하고 재미를 더한다.


또한, 마차 등의 교통수단도 드라마에서는 시대를 반영하여 버스와 택시로 바뀌는 등,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도 현대화된 배경 속에서 어떤 점들이 변했는지 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잊을만하면 재등장하는 제임스 모리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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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에 등장하는 제임스 모리어티

 


원작에서는 셜록의 숙적인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는 라이헨바흐 폭포의 대결에서만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반면, 드라마 ‘Sherlock’에서는 시즌1부터 시즌4까지 모리어티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가 많이 등장한다.

 

셜록이 해결하는 사건에 몰입을 하고 있더라도 갑작스럽게 “Miss me?”의 문구와 함께 등장하는 제임스 모리어티 때문에 시청자는 한 시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극에 집중을 하게 되고, 이는 극에 대한 몰입도와 흥미를 높여준다.


또한, 시즌 1부터 4까지 셜록과의 대결 구도를 이어가는 모리어티는 시즌 1부터 4까지의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지속적으로 셜록에게 난제를 던져주는 모리어티 때문에 시즌 1에서 시작되었던 문제가 시즌 2가 되어서 해결되기도 하고, 그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시청자들은 그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되기 때문이다.



 

다채로워진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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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Sherlock'의 등장인물들


원작의 주요 인물들이 변한 것은 아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셜록 홈즈이고, 그의 오른팔은 여전히 존 왓슨이며, 악역은 원작과 동일하게 제임스 모리어티다. 다만, 원작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던 강렬한 특징은 그대로 남기면서도 캐릭터의 입체성을 위해 몇몇 설정을 더하여 드라마의 인상을 살려준다.

 

우선, 원작에서는 언급된 적 없지만 드라마의 셜록 홈즈는 스스로를 소시오패스로 소개한다. “I'm not a psychopath, Anderson. I'm a high-functioning sociopath.”(“난 사이코패스가 아니야 앤더슨. 고기능 소시오패스지.”)


당당하게 스스로를 ‘고기능 소시오패스’라고 부르는 셜록을 통해, 드라마는 원작에서부터 셜록이 가지고 있는 반사회적이고 철두철미한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셜록이 가끔 드러내는 ‘소시오패스답지 않은’ 여린 모습들을 부각시킨다. 다시 말해, 드라마 ‘Sherlock’은 셜록의 소시오패스같은 면모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커다란 애정을 가진 면모 모두를 강조하며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에 입체성을 불어넣는다.

 

또한, 원작에서 셜록 홈즈의 대화 상대는 대부분 왓슨인 반면, 드라마에서는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와 셜록에게 도움을 청하러 방문하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자주 등장하여 셜록과 대화를 나눈다.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대화로 드라마는 셜록의 성격을 보다 다채롭게 구현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프트 홈즈와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성격도 원작에서보다 구체화한다.


특히, 자주 등장하는 마이크로프트 홈즈를 통해 알 수 있는 그의 성격과, 동생 셜록의 성격이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다른지 두 형제의 모습을 비교하는 것은 원작을 좋아하던 독자들에게 보다 큰 재미를 더한다.

 

*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드라마만의 개성을 더하여 극의 흥미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은 드라마 ‘Sherlock’.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좋아했던 독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다.



[김태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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