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it] 독립서점 커넥더닷츠

점들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글 입력 2019.07.12 12:4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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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마치 늪 같고, 우리는 어느 쪽으로 가는 것이 맞는지 그쪽으로 가면 길이 있긴 한 건지 그곳이 진정 내가 찾던 곳인지 무엇도 가늠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믿음’, ‘희망’ 이런 어쩌면 명확하지 않은 불완전한 단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불안한 오늘을 사는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인지 모른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되돌아봤을 때 헛되지 않았길 바라는 것.

모든 순간을 점으로 비유하고, 이것이 하나로 이어질 것이라는 뜻의 “커넥더닷츠”는 인천에 위치한 독립서점이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연설에서 영감을 받은 장솔비 주인장(이하 장주인장)이 지었다. 애정하는 말인 만큼 그녀가 있는 술자리는 항상 커넥트로 끝난다.

책방은 지금까지의 관심사가 이어져 직접 셀렉한 독립출판물인 에세이·산문·시집, 철학, 미술책이 다양하게 꽂혀있다. 그러니 어쩌다 집은 책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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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더닷츠 건물은 원래 소성주 막걸리를 만들던 인천양조장이 있던 자리였다. 이곳을 개조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름도 인천문화양조장으로 바꿨다. 지금은 전시가 열리고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는 공간이다.

커넥더닷츠는 인천문화양조장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물류사무실로 쓰였던 이곳은 흰 벽만 있었다. 벽을 그대로 두고 천장을 공사한 후 가구를 하나씩 들여놓아 책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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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어있던 공간을 가장 처음 메운 건
장터에서 산 빈티지 러그!
후에 장주인장의 아버지가 탁자를 만들어주었다.

집안에 쓸 구실 없어 잠자던 장을 가져다
찻잔 장으로 새 생명을 주고,
한복집에서 내놓은 자개장을 가져와
깨끗이 닦아 들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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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공간은 묘한 분위기를 낸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장주인장이 직접, 때론 누군가의 도움으로 하나씩 모였다. 갈퀴 듯 파인 벽과 민트색 꽃무늬 보를 덮은 원형 탁자, 하얀 레이스 테이블보.

각자의 색이 뚜렷하지만, 조화를 이루며 레트로 감성을 찾는 Z세대에게 앤틱과 낭만을 선사한다. 한 사람의 서재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장주인장의 취향이 몽땅 부어져 섞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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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엘리오가 피아노를 치는 거실을 연상케 한다. 장면을 앞으로 당겨 엘리오와 가족, 올리버가 함께하는 식사 자리의 파란 격자무늬 식탁보가 떠오르기도 한다. 1983년 북부 이탈리아 어딘가의 여름에 있는 듯. 몽상에 빠지고 만다.

여기에 장주인장이 트는 노래는 분위기를 위로 한층 끌어올린다. 한적한 길가에 서 있거나 몽롱하게 꿈을 꾸는 것 같은 검정치마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공간을 유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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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치마, 잔나비, 이소라는
장주인장이 사랑하는 아티스트들.

커넥더닷츠를 간다면 이들 중
한 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마찬가지로 책방 곳곳 붙어있는
콰야(qwaya)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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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인장이 바라는 커넥더닷츠는 여유롭고 느린 공간이다. 상업적이기보다는 누구나 와서 편히 구경했으면 하는 곳.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와서 책을 더 좋아하게 되면 바랄 게 없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책을 읽고 싶어지는 곳이 되고 싶다고.

이곳에 있는 두 개의 시계는 멈춰있다. 책을 읽다 흐르지 않은 시간에 ‘아직 더 읽어도 되겠구나.’ 또는 ‘시간이 이만치나 흐르다니!’ 꿈을 꾸고 있다고 멋대로 생각해도 되는 곳.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처럼 뜻하지 않게 카메라를 든 멋쟁이 아저씨와 고양이를 만날 수도 있는 곳. 그럴 땐 반갑게 안부를 물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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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보다 책을 좋아했던 어린아이는 국문과와 철학과를 고민하다 철학과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때 서양철학에 눈을 떴고 대학 때는 한문과 중국에 매료됐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도 편히 머물 다 갔으면 하는 생각에 책방 문을 열었다.

책을 읽으면 남을 위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이 인천 독립서점 커넥더닷츠의 주인장이다.


커넥더닷츠는 바란다. 경험을 중시하지만, 그것이 이어질 거라는 믿음은 없는 불안한 사회에서 우리가 행하는 점들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믿고 있다.


- 장솔비, 독립서점 커넥더닷츠




+
P.S.1
커넥더닷츠 추천 책 – 『흰색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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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작가 곽은혜의 첫 데뷔작이자 산문집. 저자가 몽골에서 살며 썼던 글 다수와 그 외의 일기/시 등을 적었다. 영적이고 신비주의적인 내용과 문장이 이 책 특유의 매력. 첫 장부터 절로 먼 몽골의 겨울 나라로 소환될지 모른다.

이런 다양한 에세이가 많이 나오길 바라는 장주인장의 추천 책. 우리가 흔히 경험해볼 수 없는 내용이 담긴 산문집 『흰색 까마귀』는 커넥더닷츠에서 지금 만나볼 수 있다.


+
P.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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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배다리 헌책방 거리의 책방들이 모여 플리마켓을 열었다. 7개의 책방이 나와 셀렉한 책을 내놓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 배다리를 찾아왔다. 서울에서는 조성할 수 없는, 고즈넉함 속에서 파랗게 바래진 책방들을 구경했다.

커넥더닷츠가 위치하는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을지로를 떠올리게 한다. 을지로의 인쇄소, 철공소 골목은 그 세월을 견디고 지금까지 그 명목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예술가들이 작업실로 하나둘 터를 잡으며 새바람을 불러왔다. 힙스터들이 모이는 성지로 떠올랐다.

을지로 특유의 경관을 바꾸지 않고 특색을 살린 상점들이 문을 열었다. 오히려 오래됨이 하나의 매력이 되었다. 사람들은 높은 계단과 골목 사이에 숨은 맛집과 카페를 찾아 나선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공간. 그 묘한 매력에 사람들은 끌린다.

그런 끌림을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 배다리에 불어온 관광지 조성 사업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배다리를 배다리답게 만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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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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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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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y4282
    • 오프라인 모임에서 뵙고 기대하던 시리즈입니다! 독립서점을 정말 좋아해서 나름 많이 다녀봤는데, 사진으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정말 독보적인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어요:)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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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NOSAUR
    • 2019.07.26 20: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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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
    • kcy4282댓글을 이제야 확인했네요!ㅠ 기대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도움이 된 정보였다면 다행일 거 같아요!
      커넥더닷츠 서점 주변엔 다른 서점들도 있어서 혹시 가보신다면 함께 구경해보셔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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