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광대다_천재의 캔버스, 베르나르 뷔페 展

글 입력 2019.07.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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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다녀왔다.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이고 한국 첫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잘 모르는 화가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냥 신나기만 했다.


사진 촬영이 불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그림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메모장에 적으면서 그림들을 감상했다. 그렇게 그림들을 보면서 이 화가의 예술성에 대해 감탄했다.


2차 세계대전 후 그림 그릴 재료가 많이 없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벽에 박혀 있는 천에 그림을 그리고 널빤지나 빗자루를 고쳐서 액자로 만들 정도로 그림 그리는 일에 열정적인 화가였다.


그는 말했다.



'나는 영감을 믿지 않는다.

단지 그릴 뿐이다.'



그가 그린 수많은 그림을 보면서 그는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생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그렸고 그 그림들은 참 솔직하다고 생각했다. 작품에 항상 최선을 다했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작품을 1순위로 꼽았기 때문에 다양하고 다채로운 그림을 그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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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Buffet, Annabel en robe du soir, 1960, huile sur toile, 130x81cm, ⓒ Bernard 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9



실제로 가장 기대했던 그림이다.


뷔페의 다양한 그림들을 보니깐 이 그림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뮤즈인 아내의 그림은 배경 색감부터 사랑스러운 코랄색이었다. 그리고 모습 역시 일반적인 사람의 느낌이 드는데 이 그림 옆에 있던 자화상은 섬뜩하게 보였다. 자화상은 고통, 절망, 암울함이 느껴졌는데 뮤즈인 아내의 그림은 사랑스럽게 보여서 자화상과 더욱 비교되었다.


그는 유언장을 그림으로 그려서 자신의 모든것은 자신의 부인에게 남기려고 했다. 그가 그린 아나벨 뷔페의 그림은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고 전시장 곳곳에 그녀가 쓴 글을 읽으면서 그녀가 베르나르 뷔페를 사랑하는 마음도 가득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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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Buffet, Paysages de Paris - La Cite et Notre-Dame, 1956, huile sur toile, 114x162cm, ⓒ Bernard 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9


그림의 오른쪽 맨 위에 글씨가 쓰여있다는 있다는 것을,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과연 발견했을까?

나는 실제로 프리뷰를 쓸때까지는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속에 그가 쓴 서명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전시를 실제로 가서 그림을 찬찬히 감상하다보니 그는 그림을 그리고 난 후 그의 서명과 함께 그림을 그린 년도를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소한 부분이고 나만 놓친 부분일수도 있지만 실제로 전시회에 가서 이 그림을 보면서 발견하게 된 부분이 재미있있다.

그가 그린 그림들 중 대부분은 색깔이 강렬하고 인물화 같은 경우에는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기때문에 온통 이런 어두운 느낌의 그림만 그린것은 아닐까?하고 추측하게 되지만 실제로 그는 1973년 이후부터 1976년 사이에는 평온한 분위기의 풍경화도 많이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어두침침한 그림들만 보다가 평온한 분위기의 풍경화를 보니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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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Buffet, La mort 10, 1999, huile sur toile, 195x114cm, ⓒ Bernard 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9


1999년에 파키슨 병에 걸렸던 베르나르 뷔페는 죽음에 관한 그림을 수도 없이 그렸다고 한다. 별다른 설명없이 그린 '죽음'에 관한 그림은 두려움,슬픔,화 등 어둡고 복잡한 감정들이 공존했다고 생각한다.

파킨슨 병으로 오른쪽 손목을 다치게 되면서 더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상황이 왔고 그림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그에게는 얼마나 큰 절망과 상실감이 있었을까.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하는 일을 병으로 인해 온전히 할 수 없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무섭고 두렵다는 감정이 컸다. 그래서 이 그림을 보면서 나는 괜히 울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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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을 할 수 없는 전시였기 때문에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은 컴퓨터 화면이 아닌 실제로 봤을때 그림의 크기, 물감의 질감같은 외적인 부분과 함께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이 더욱 잘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우울한 감정은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감정인만큼 그가 표현한 어두운 내면을 집중해서 보면서 그의 예술 세계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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