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TV/드라마]

짝사랑이 뭐 어때서
글 입력 2019.07.0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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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시절의 끝자락, 수능을 보고 난 후 더 이상 수업을 하는 의미가 없어지자 학교에서 우리들을 하루는 어느 대학의 특강에 참여시키고 또 어떤 날에는 우르르 영화관에 데려갔다. 그렇게 보게 된 영화는 ‘레 미제라블’이었다. 러닝타임이 끝나고 하나 둘 저마다의 평을 하며 밖으로 나가고 있는데 같은 반 학생 중 한 명이 자리에 앉아 아직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중이었다.


하도 구슬피 우는 바람에 영화 속 장면보다도 그 친구에게 시선이 갔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 오열을 하다니, 지켜보는 나 또한 함께 울어야 할 것만 같았다. 알고 보니 그 친구의 짝사랑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실제로도 그녀의 입에서 나온 감상은 “에포닌 죽을 때 너무 슬펐어.”였다. (에포닌은 레 미제라블에서 짝사랑 상대인 마리우스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인물이다.)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되면 유독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대입할 무언가를 찾게 되는데 보통 노래 가사나 영화, 드라마 속 인물이 그 대상이 된다. 짝사랑이라고 다를 바 없기에 그 친구에게 에포닌은 그녀 자신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혹시 짝사랑 중이거나 또는 지난 짝사랑이 그리울 때 보며 당신을 무겁게 하는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털어놓을 수 있을 만한 그리고 당신과 공감해 줄 있는 작품 속 서브 캐릭터들을 소개하려 한다.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감추고 있는 마음 - 드라마 ‘남자친구’의 조혜인(전소니 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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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 김진혁(박보검 役)과 중학생 때부터 오랜 친구 사이로 그를 좋아한 지는 꽤 많은 세월이 쌓였다. 김진혁이 바빠서,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자신을 친구로만 본다고 그렇게 믿어왔지만, 그는 자신이 아닌 다른 심지어 회사의 대표와 진한 사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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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주 설레며 보던 드라마. 그러나 혜인이 나올 때마다 그녀가 느꼈을 진혁을 향한 아쉬움, 배신감, 서운함 그러나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애틋함이 내게도 다가와 너무나도 안쓰럽게 다가왔다. 혜인은 진혁의 수현(송혜교 役)을 향한 진심을 알고 묵묵히 응원하는 친구로 남는다. 이룰 수 없는 사랑도 있음을 알기에 또 그것을 욕심내다가는 좋은 친구마저 잃게 될 것을 알기에 그녀는 그런 선택을 한 것 일 테다.



 

사랑의 언어가 달라도 한참 달라서 닿을 수 없는 마음 - 드라마 ‘상속자들’의 최영도(김우빈 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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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는 집안도 좋고, 머리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차은상(박신혜 役)을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다.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상처만 주고 아프게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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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것이 있다. 상대의 적확한 사랑의 언어를 알아야 그 관계가 지속되고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그리고 스킨십. 이는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에게도 해당하니 짝사랑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쩌면 사랑의 언어가 서로 너무 달라 상대가 마음을 몰라주거나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생겼을 것이다. 나의 경우를 돌아봐도 그렇다. 최선을 다해 표현한 마음이 “부담스러워”라는 답으로 돌아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알았다. 나의 사랑이 어떤 이에게는 부담이 되고, 영도와 은상이의 경우처럼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만큼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

 

에포닌을 보며 눈물을 실컷 쏟아낸 후의 친구는 어쩐지 후련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짝사랑 상대가 그 마음을 받아주었다거나 그보다 더 잘나고 멋진 서브 인물이 등장해서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 줬다거나 그런 해피엔딩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녀는 충분히 위로 받은 듯 보였다. 오늘도 짝사랑 중이라면 그 마음이 사라지기 전까지 맘껏 사랑하기를. 그 또한 아름다운 사랑이기에.



[김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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