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나는 누구인가 [도서]

글 입력 2019.07.0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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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으로 처음 기고하는 글이라 떨린다. 글은 많이 써왔지만, 뭔가 공식적인 곳에 글을 올리는 것은 거의 처음인 듯하다. 그동안 책을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밤늦게 책 보지 말고 불을 꺼버리면, 몰래 달빛으로 책을 봐서 눈이 나빠졌을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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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서점에 가는 것을 위해 일주일을 살았던 내가 좀 커서는 서점에 가는 일보다는 인터넷 서점에서 시키는 일이 훨씬 잦아져, 서점에 가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그동안 나의 맘에 쏙 드는 책 들은 대부분, 서점에 가서 느낌이 끌리는 대로 사는, 그런 책들이 많았다. 책의 냄새, 책의 느낌. 누가 보면 그런 게 있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게 있다. 이 책도 그랬다.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느낌이 오는 책 이여서 읽게 된 책인데, 읽는 순간부터, 아 내가 이래서 끌렸나? 싶었던 책이다.


이 책은 그냥 ‘최송희’같은 사람을 위해 만든 책이다. 최송희 같은 사람이 뭐냐고? 이 책에서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고 표현해 놨다. 쉽게 말해서 모든 감각이 열려있는 사람인 거지. 그리고 감각도 뭐도 다 남들보다 과잉인 사람.


고백하자면, 나는 이런 최송희를 굉장히 싫어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냥 넘기고 아 그게 뭐 어때서 하는 문제도, 늘 신경 쓰이고 나에게는 너무나 큰 문제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그런 최송희가 굉장히 미웠다. 왜 나는 ‘남’들과 다르지.라며 밤잠을 못 이룬 적도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남들과 같은 것을 싫다. 하지만, 남들과 같은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는 나도 너무 싫다. 어쩌면 내가 최송희를 싫어하기 위해서 이유를 만든 것인지도. 웃기지.


이 책에서는 그런 사람들은 그냥 타고난 것이 오감이 발달되며, 생각이 많게 ‘태어난’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동안 나는 소위 말하는 ‘예민 충’ 이었지만, 그냥 애당초 그런 인간이었던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맘이 편해지더라. 그냥 그런 것이다.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그냥 그런 거다. 하는 것 최송희에게 정말 어려운 것이다. 얼마 전에서야 동생과 이야기를 하다가 알았다. 사람들은 멍을 때릴 때 생각을 안 하고 멍 때린다고 한다고 하더라. 생각이 없다고? 살면서 나는 잘 때조차도 생각이 꽉 차있다. 한 번도 푹 쉰 적이 없었다. 왜 그럴까? 그러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야 하니까. 나를 들여다봐야 하니까.


나에게 ‘최송희’를 자기 pr 하라고 하거나, ‘최송희’를 설명하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쉽다. 누구보다도 잘 포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 문구점 직원분보다 더 포장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나’ 진짜 ‘나’에 대해서 설명하라고 하면 모르겠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나는 나를 모른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과연 독서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비워지는 순간이 싫어서 그 순간을 채우기 위해서 그리하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요즘 모든 것이 혼란이다. 진짜 내가 누군지 몰라서.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나는 그냥 ‘최송희’라는 것을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일뿐이라고(그때는 안드로이드라는 말도 없었지만) 나를 나로서 인식하지 못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늘 ‘너’는 왜 그러니. 너는 오늘 잘 했어. 못했어.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우습게도 이 책을 보고 나서 나는 나를 잘 알았다고 생각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면서, 하지만, 정작 ‘나’가 아닌, ‘최송희’는 원래 이래라고 생각하더라. 언제쯤 내가 나를 볼 수 있을까?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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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고 싶어서 여러 가지를 보았지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답답하다.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책을 찾고 심리 관련 영상이며 안 본 것이 없다. 그래. 그런 노력으로 이제 ‘최송희’에 대한 것은 알겠다. 최송희라는 사람은 생각도 너무 많은 예민한 사람이고, 내성적인 사람이지만, 사람들 앞에 서면 활발한 사람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최송희에 대한 리포트를 자신 있게 a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진짜 ‘나’? ‘나’는 뭘까?


이러니저러니 요즘 드는 생각은, 결국 사랑 사랑일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습게도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른다. 사랑을 해본 적도 없다. 사실 사랑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을 받고 싶다. 하지만, 방법을 모른다. 하는 법은 더 모른다. 상담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셨다. 하루 한 번 나를 사랑하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나를 사랑해줘?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 준 적이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사랑받는 것이면서, 이유도 없이 사랑 받는 것이면서,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아니, 방법조차 모를까? 이것도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 그런 건가? 그런 거야? 왜 그런지 누군가가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누군지 누군가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상담 선생님 말씀으로는 타고난 성향도 예민한데, 거기에 주변 환경이 나를 더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왜 나만 이럴까? 왜 나만 강박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모든 것을 쉬지 않고 나를 괴롭힐까? 죽어야 나도 나를 멈출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모든 것을 하고 있지 않고 나에게 집중되는 침묵이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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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나를 인정하래. 하지만 내가 나인 것을 모르겠는데, 어떻게 나를 인정할까? 정말 진짜 나를 찾고 싶다. 최송희말고 그 안의 나.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답을 아는 기분이었는데, 요즘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나를 알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우습게도 사랑을 믿지 않고 사랑받기 싫다고 하는 말도 다 거짓말 같다. 나는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싶을지도.



[최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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