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욕망의 실현 – 그때, 변홍례 [공연]

글 입력 2019.06.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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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마음껏 보지 못했던 연극도 보고 그동안 읽고 싶지만 못 읽었던 고전문학작품을 읽기로 했다.


그 와중에 만나게 된 연극이 <그때, 변홍례>였다. 시험이 끝나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같던 시기에 딱 이 연극을 만나게 되었고 1930년대의 영화적 연기법과 무성영화, 흑백영화기법이 연극에 활용된다는 점이 너무나 특이해 다른 정확한 정보 없이도 끌렸고 다가오고 있는 관극을 기대하고 있다.


 

그때,변홍례포스터(최종).jpg
 

이 연극의 공연 사진을 보면 굉장히 조명과 영상장치를 많이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스터에서도 영상장치와 서로 엇갈리게 비추고 있는 조명이 보인다. 뮤지컬에서도 영상장치를 매우 많이 활용하고 연극 또한 그렇다. 영상을 통해 관객들은 이야기 속 세상으로 더 잘 빠져들게 된다.


그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이라든지, 주인공이 책을 읽는다면 책의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준다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장치를 활용하며 미장센이 좋다고 평가받을 때도 있지만, 이런 장치들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고 평가받는 일도 수두룩하다. 그러한 점에서 이 연극 <그때, 변홍례>가 어떻게 연극과 영화적 기법을 혼합해서 한 여자의 이야기를 전달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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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때는 1931년 7월 31일 오전 세시 경 부산 초량철도대교 집 하녀 침실. 변홍례가 잠든 방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무엇을 하려고 처녀가 잠든 방의 문을 열었는가? 그것은 마리아의 방문을 연 자만 알 것이다.

 

경찰은 증거 하나 없는 이 사건을 '괴이하다.' 생각했다. 직접적 사망 사인은 질식사. 질식사 외에도 가슴과 입술에 물린 자국이 선명했고 복부에 석 차례 뾰족한 무언가에 찔린 자상이.. 근데 도대체 과연 누가 죽였을꼬?



시놉시스를 읽고 많은 정보를 얻진 못했다. 대충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한국 여성 살인사건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욕망을 향해 기어 올라가는 자들의 수직낙하쇼’라는 말을 시놉시스에서는 읽을 수 없었다. 연출의 글이나 다른 극작가, 배우의 글을 보고서야 조금은 이 극을 보고 나온다면 생각할 단어가 ‘욕망’임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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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의 글




욕망을 가진 생명체끼리의 충돌은 세상을 ‘짐승의 세계’로 만들기도 하고 동시에 인류가 지금까지 지나온 역사이기도 하다는 아이러니에 대하여 질문하고 싶었다. 사람은 무엇을 원하는가? 연극을 만드는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내면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묻고 싶었다.



변홍례를 둘러싸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더 궁금해지는 연출이 글이었다. 개인의 욕망을 사회에 내비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욕망 실현을 위한 과정에서의 악한 모습과 그 욕망 실현을 통한 결과의 악한 면은 분명히 잘못되었다.


욕망을 가진 생명체끼리의 충돌이 결국엔 악한 과정으로 이어지며 세상은 짐승의 세계가 된 것이다. 우리 내면이 무엇을 원하는지 항상 똑바로 생각하고 계속해서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연극을 통해 이 원초적인 욕망에 대해 더 자세히 파고들고 싶다.



 

극작가, 배우 선욱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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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라는 배경만 있을 뿐, 이건 오늘 우리 세상이야기였다. 철도회사 사장 남자든 그 아내든, 아내의 정부든 그리고 변홍례에게 집착하는 한국청년도 모두 뻔뻔했고 도덕적이지 않았다.



연극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변홍례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연극은 욕망을 이루기 위한 사람들의 이기적인 마음이 극대화된 상황을 담은 것이라 느꼈다.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극대화해 표현한 것이지만 우리 현실도 그와 멀지는 않다. 나는 모두가 뻔뻔한 사회라고 느껴지니까. 연극 <그때, 변홍례>를 보며 우리 세상이야기를 제3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도 생각해보고 싶다.






그때, 변홍례
- 2019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


일자 : 2019.07.13 ~ 07.21

시간
평일 20시
토 15시, 19시
일 15시
월 쉼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하땅세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80분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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