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질적인 어울림, 레트로 소리극 "춘향전쟁"

글 입력 2019.06.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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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공연을 보고 왔다. 정동극장의 <춘향전쟁>이다. 80분 동안 이번 춘향전쟁에 푹 빠져버렸다.



<시놉시스>


1961년, 서울. 통행금지 직전. 내일이면 그 유명한 춘향전쟁! 김지미 대 최은희, 홍감독 대 신감독, 국제극장 대 명보극장!


영화 ‘성춘향’ VS ‘춘향전’을 둘러싼 숙명의 대결이 펼쳐지는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는데! 그런데 이때, 영화상영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신상옥 감독이 한양녹음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영화 ‘성춘향’의 폴리아티스트 세형이 원본 필름을 들고 잠적해버린 것이었다. 개봉은 내일, 과연 신감독은 무사히 필름을 극장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세헝은 도대체 왜 필름을 가지고 잠적한 것일까? 과연 이 소리전쟁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 이 작품은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작가의 상상력으로 구성한 픽션드라마입니다.



시놉시스만 보고서는 사실 공연 내용이 도저히 상상이 되지를 않았다. 1961년도가 어땠는지, 당시의 영화 성춘향이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었는지, 신상옥 감독이 누구인지, 폴리아티스트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시놉시스에 나오는 요소 어떤 부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레트로 소리극’이라는 말 자체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전통기반의 창작극이라기에 지루하지는 않을까 싶은 선입견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전통극이란 가끔 명절 때나 TV에서 볼 수 있는 탈춤이나 판소리 장인의 절절하지만 다소 지루한 모습의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너무 재미가 없으면 어쩌지 싶은 걱정스러움으로 정동극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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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연을 보면서 나의 이러한 우려는 싹 가셨다. 공연은 굉장히 참신한 장르였다. 보고 나서 주변인들에게 소개시켜주면서도 하나로 단정 지어 ‘공연이 이랬어.’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소리극’이라기에 공연 ‘난타’같은 연주 퍼포먼스 공연인가 싶었다.


아니면 음악만 감상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등장인물은 단 둘만 등장하는데 폴리아티스트 역의 세형은 음악 연주를 하는 건 아니고 영화에 쓰일 소리를 만들어내는 방법과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인 신상옥 감독은 극중에서 소리꾼으로 1인 2역을 담당하며 판소리로 내레이션을 한다. 공연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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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품으로 만드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사실 폴리아티스트라는 직업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가 소리를 따기 위해서 마이크를 들고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직업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지만, 스튜디오에서 영화에 직접 소리를 입히는 장면은 처음 접하는 부분이었다. 파도소리, 걸어가는 장면, 그네가 흔들리는 소리, 춘향이 옥중장면 등을 돌멩이, 고무줄, 풍선, 밀가루 등의 소품을 사용한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했다. 소리 하나로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개그 코드가 과하지도 않고 세련된 인상을 받았다. 두 배우만으로도 무대는 가득 찼다. 폴리아티스트 세형과 신상옥 감독 사이의 실랑이 부분은 능청스러우니만큼 자연스러웠다. 중간 중간 재미난 대사들은 애드리브인가 싶을 정도였다. 무대 위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암행어사 출두요’하며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에서는 무대를 넘어서 관객에게까지도 흥이 전이되었다.


전통, 레트로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가 중장년층의 관객 연령대가 많았다. 당시에 실제 개봉했던 오래된 영화는 세련되게 무대 위해서 재연 되었다.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판소리는 흥겨웠으며 가야금의 소리가 매력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잘 모르는 시대 배경임에도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극중에서 잘 설명이 되었고 전통극에 가지고 있던 편견도 무너졌다.


곧 공연의 흥겨움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끝나간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참신한 장르의 공연을 즐겨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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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쟁
- 2019 정동극장 창작ing -


일자 : 2019.06.05 ~ 06.23

시간
화-토 8시
일 3시
월 쉼

장소 : 정동극장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주최/제작
(재)정동극장

주관
(재)정동극장
그림(The林)

관람연령
8세 이상

공연시간
80분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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