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느낀점 [기타]

에디터로서 글을 썼던 4개월 간의 시간
글 입력 2019.06.17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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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누군가 글을 쓰고 있다면, 그 이유가 뭘까. 각자의 이유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딱히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단순히 어떤 걸 토해내는 마음으로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땠나. 처음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던 이유는 대외활동의 목적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내가 표현하는 것들을 드러내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때때로 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고, 은연중에 생각하지만 그 표현을 남에게 드러내는 게 참 어려웠다. 심지어 예술을 하는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내 작업물을 보여주는 게 부끄러웠다. 부족하다는 생각들과 자기검열 때문이었다.


그러다 아트인사이트에서 에디터를 모집한다는 공모를 보게 되었고, 막연히 이미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나에게 글이라면 좀 더 쉽게 다가가면서도 그동안 쉽게 하지 못했던 표현의 공유를 조금은 거리낌 없이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글이 쉬울 것이라는 내 생각은 큰 착각이었던 것 같다. 소재도 고민이었고,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도 고민이었고, 글을 쓰는 중에도 우왕좌왕했고 글이 안 써져서 답답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4개월간 거쳤던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게 분명 큰 의미를 준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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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도에 대한 태도



앞서 언급했던 목적을 확실히 충족할 수 있게 됐다. 표현 자체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공유함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공식적인 플랫폼에 매주 1건 이상 내 생각을 많은 규모의 사람들과 공유하는, 평소엔 해볼 수 없었던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내 글을 봐주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행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지는 않을지, 실수는 없을지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고민과 과정을 통해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됐다.


어떤 시도를 가로막는 이유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엔, 완성도에 대한 부담이었다. 뭘 해도 잘해야 한다는 압박은 결과물이 누적될수록 커졌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차츰 느꼈다. 일단 하다 보면 되는 건데, 하기도 전에 마음먹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아왔다는 점을 말이다. 학생 시절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점 더 시간이 부족해지고, 할 일은 많아져만 가면서 결과지상주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시도하길 꺼렸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 플랫폼을 통해, 글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시도하는 와중에도 매주 마감 기한이 있고,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어떻게든 글을 쓰게 되면서 일단 해보자고 마음먹는 게 익숙해질 수 있었다.




2.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유롭게



아트인사이트가 좋았던 점 중의 하나는 어떤 이야기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이 때로는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개인에게 자유를 제한하고, 우리는 그 제한에 익숙해져 있다. 나 역시도 그랬기에 이곳에서 느낀 자유가 낯설었고,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만들어나감에 있어 어려울 때도 있었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정말 많은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유에 따른 책임이 막중하기도 했지만, 그런 걸 떠나 카테고리나 장르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에 좋았다. 폭넓게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기에 내 취향이나 식견이 세상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고. 또 그렇기에 앞으로 만들어나갈 나의 호불호도 더욱 깊고 다양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3. 꼭 봐주는 이가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든든하다



바쁜 와중에 시간에 쫓겨 글을 마감할 때도 잦았지만 그렇게 우왕좌왕하면서 글을 쓰고 나서도 꼭 봐주는 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끝까지 내가 에디터활동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쓴 글을 많은 이들이 공유해주는 걸 확인하면서 생각보다 큰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시간과 체력적 여유가 있었다면, 글을 기고하기 전에 여러 번 확인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었을 것 같고, 더  재미있고 유의미한 소재들을 쓰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도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이 느끼기에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아쉽고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해서 그 많은 순간 자체가 의미 없어지는 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기고한 글 속엔 그때의 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4. 존중을 기반으로 한 활동



모든 구성원들의 발전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아트인사이트의 운영지침을 처음엔 그다지 믿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온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렇기에 때때로 혼란스럽고 실수하는 와중에도 지금까지 에디터 활동을 이어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에디터임에도 개개인을 존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신 아트인사이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5. 잘못된 취향은 없다



아트인사이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나 내 취향을 비롯해 지금의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면서 한가지 확실히 깨달은 점은, 이 세상에 잘못된 취향은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지금 내가 느끼고 좋아하는 것들이 나이기에 의심하거나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것이 주류이든 비주류이든 분명 내가 좋아하는 건 이 세상에 함께 좋아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공유가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공유하지 않으면 묻혀버리는 것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트인사이트의 모토가 떠오른다. 빛을 보지 못하는 많은 문화 예술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했기에 시작했다고 말이다. 에디터가 끝나갈 지금에야 그 사실이 깊이 다가오니 아쉽기도 하지만, 그런 일에 동참할 수 있어 여러모로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니까,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세상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고, 글을 쓰거나 안 쓰는 사람만 존재할 뿐이라고. 만약 어떤 글을 쓰더라도, 당신이 앞으로 글을 쓴다면 그 글은 분명 어떤 의미를 전해줄 것이다. 그러니 만약 17기 에디터 활동을 망설이고 있다면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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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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