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암울한 시대를 직시하는 베르나르 뷔페 展

글 입력 2019.06.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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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감을 믿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릴 뿐이다.

- 베르나르 뷔페 (1922~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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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미술품을 보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본 적이 있다. 미술 작품은 어찌 보면 화가 자신의 부산물과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에게 담겨있는 모든 것을 그림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에서 나오는 이미지가 바로 화가의 삶이자 모습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뷔페의 어린 시절은 자신을 사랑하던 어머니의 아래에서 자라왔지만 집안에 소홀했던 아버지 그리고 독일 나치군에 점령 당했던 프랑스의 암울하고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었다. 파괴와 공포 속에서 살아왔지만 어머니마저 죽고 어린 나이에 이런 사건들을 통해 미술이 사람을 꼭 즐겁게 해야만 할 필요가 없다 깨닫고 현실을 포장하지 않고 그 시대를 직시하게 되는데 이런 뷔페의 사상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그는 모든것이 파괴되고 공포 속에서 살았다. 그 시절에는 먹을 것과 그릴 것만 찾아다녀야 했다.라고 말하며 삭막하고 쓸쓸하고 메말랐던 그 시대의 풍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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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Buffet, Homme a l'oeuf sur le plat, 1947, huile sur toile, 96x90cm, ⓒ Bernard 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9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라는 게 보일 것이다. 메마른 사람, 흰색과 검정 그리고 회색 등의 무채색이 암울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개인적으로 뷔페의 작품은 뭉크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그대로의 것을 꾸미지않고 표현하며 거칠고 날카로우면서 예리하게 뻗은 직선으로 우울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정한 최소한의 색으로 스스로 창작해 낸 방법으로 그는 프랑스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모두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추상회화를 지향했던 시대에 구상주의를 선택하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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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Buffet, Les clowns musiciens, la cantatrice, 1991, huile sur toile, 230x430cm, ⓒ Bernard 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9



베르나르 뷔페는 살아생전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질문을 던졌을 때 모르겠어요... 아마도 광대일 것 같아요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일찍이 작업에 매진하여 빠른 전성기를 누렸지만 대중들은 가난하고 우울한 작품 세계가 전부이길 바랐던 건지 젊은 나이에 돈을 벌어들인 그를 질투했던 건지 몰라도 뷔페의 그림의 특징이 사라지고 점차 상업적으로 변해다고 말하며 초심을 잃었다며 그를 비판하기에 이른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자신을 스스로 광대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광대나 서커스 테마에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의 본질과 내면, 이중성 등을 함축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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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Buffet, Annabel en robe du soir, 1960, huile sur toile, 130x81cm, ⓒ Bernard Buffet / ADAGP, Paris - SACK, Seoul, 2019



뷔페는 에나벨이라는 여성과 결혼하게 된다. 에나벨은 뷔페의 뮤즈이자 여러 작품에서 만나 볼 수 있는데 그 이후부터 대중적으로는 멀어지고 점차 어두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아진 색채와 다양한 시도를 만나 볼 수 있다.


어쩌면 뷔페의 어두웠던 삶에 그나마 행복한 순간이 그림 속에 반영된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보지만 대중들은 더 이상 그의 작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말년에는 파킨슨병에 걸려 점점 그림을 못 그리게 되자 절망과 두려움으로 1999년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면서 그의 삶은 끝난다. 약 50년 동안 이어진 뷔페의 시대별 대표 작품을 유화 작품 92점과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 등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

 

이번 전시는 뷔페의 사후 20주년 기념 한국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예술의 나라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인 베르나르 뷔페의 이야기가 담긴 전시다. 혼돈의 시대에 태어나 19살, 어린 나이에 천재로 인정받은 화가, 그는 우리가 아는 미술 사조로 설명할 수 없는 작가다.


베르나르 뷔페가 그린 그림에 인간의 모든 감정과 경험을 붓으로 전하고 있다. 한참 추상회화를 지향하던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게 아닌 독창적인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유지하여 구상 회화의 왕자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작가만의 세계를 전시장에서 직접 보면서 구상 회화라는 것을 몸소 알아가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당신은 우리가 종교에

빠질 때처럼 그림에 빠졌다.


당신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당신의 작품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 아나벨 뷔페 (Annabel Buff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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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뷔페 展
- 나는 광대다 : 천재의 캔버스 -


일자 : 2019.06.08 ~ 2019.09.15

시간
11:00 ~20:00
(19:00 입장마감)

*
매월 마지막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조선일보사
Fonds de Dotation Bernard Buffet
㈜한솔비비케이

후원
주한프랑스문화대사관
주한프랑스문화원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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