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각을 바꾸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 CA #244 [도서]

디자인 매거진 CA #244
글 입력 2019.06.0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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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부터 매거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각각 독특한 정체성과 소재를 가진 매거진들이 다채롭게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각각의 주제들 안에서 트렌디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매력적이었다.

지난달에는 생활 철학 매거진인 ‘뉴필로소퍼’를 읽어보았고, 이번 달에는 디자인 매거진 CA를 접할 수 있었다. 요즘 UX/UI 디자인을 배우고 있는 터라 그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미적인 목적 혹은 기능적인 목적 등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통해 설득해나가는 과정 또한 재미있었던 터라 이 매거진을 읽을 기회가 내겐 매우 즐거웠다.

다채로운 정보를 담고 있는 매거진이지만, 늘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눈길이 가는 파트는 다르다. 한 카페에서 CA를 펼치고 2시간 내내 꼼짝하지 않고 읽었다. 그만큼 매력적인 아이디어도 있었고, 디자인과 관계없이 마음에 드는 구절도 꽤 많았으며, 디자이너들의 독특한 생각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이 리뷰에 공유하려 한다. 이들을 읽고 매력을 느낀다면 CA 244호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판을 바꾸는 그래픽 디자이너 15


“좋은 디자인은 많은 걸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우리를 웃기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아름답거나 혹은 아름답진 않지만 훌륭하고, 우리의 세상 보는 눈을 바꾸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문제에 해결책을 제공해야 한다.”

이 기획에서는 분야를 넘나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디자이너 15명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 언어, 브랜드, 뉴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 그 중 개인적으로 폰투스 퇴른크비스트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


“현대의 일회용 제품들은

목적에 비해 품질이 너무 좋아요.”


- 폰투스 퇴른크비스트



최근 환경과 채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와 관련된 것들에 눈길이 간다. 이전에는 나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인해 내 세상에서 작은 비중으로 존재했던 문제들이었지만, 점점 더 많은 이들과 이야기하고 많은 자료들을 접하면서 그 크기를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과 깊이에 비해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관심의 크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환경’이라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디자인으로써 풀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스웨덴 출신의 폰투스 퇴른크비스트는 감자로 디자인한 일회용품을 만들었다. 감자 전분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일회용 제품들은 목적에 비해 품질이 너무 좋다.’는 문제의식이 가장 인상 깊었다. 우리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고민을 거치지 않은 일상 속 문제를 짚어내고, 그에 대한 고민을 디자인으로써 승화시킨 그 과정이 매우 신선했고, ‘감자’라는 소재 또한 실수로 시작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좋았다.

지금껏 내가 경험해온 디자인은 미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 혹은 사용자로 하여금 편리함을 느끼게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디자인이었다. 그에 반해, 출발점이 전혀 다른 폰투스 퇴른크비스트의 이야기는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오비 학습 플랫폼 리브랜딩


<Project> 파트에는 각각 다른 분야의 프로젝트 5개를 소개하고 있었다. 어떤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어떤 크리에이터들이 어떠한 전략을 세워 디자인을 진행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까지 순서대로 나와 있어서 간단하게나마 흥미로운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디자인 에이전시 코토(Koto)가 경험 중심 학습 플랫폼 오비(Obby) 리브랜딩 작업을 한 과정을 담은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코토의 작업만을 본다면 일러스트를 이용해 리브랜딩을 했나보다 정도의 추측을 할 수 있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그 뒤에는 오비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자리하고 있고, 컬러 팔레트와 레이아웃을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결정했는지 알 수 있다.

사실 디자인적 요소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일종의 배움과도 같은 것이었지만, 이 프로젝트가 기억에 강력하게 남았던 진짜 이유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맞추는 것만이 디자인이 아니라, 함께 브랜드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것 또한 디자인의 역할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오비가 완전히 정체성을 확립하기까지 분명 코토 팀의 디자인이 일종의 연료로써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함께 상생하며 빗물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있어 디자인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비 창립자들은 배움을 즐겁고 가슴 벅찬 일로 만들고, 누구나 배움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코토 팀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궤적으로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골머리를 앓았다. 코토 팀은 리브랜딩 과정에서 오비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인공지능 시대의 UX/UI 디자인


AI와 UX/UI. <Industry Issue>에는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들을 모은 기획인 [인공지능 시대의 UX/UI 디자인]이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AI 시대를 살고 있는 실무자와 디자이너 등 4명의 전문가와 UX/UI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 인터뷰를 담고 있었다.

인터뷰이 중 한 명인 채행석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AI는 기술의 발전을 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모든 문제를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AI는 인간 중심의 기술 관점에서 인간의 감각, 인지적 메커니즘, 인간의 정서적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AI를 통해 인간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시각을 가졌을 때, 기술에만 초점을 맞춘 디자인과 확연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이 파트에는 AI 시대에 디자이너들이 어떠한 위치에서, 어떠한 관점으로 인공지능을 바라볼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AI나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 심리적으로 높은 장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은 계속해서 그들이 결코 기술과만 연결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결국 사용자, 즉 인간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위해 인간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UX/UI 디자인] 파트에서는 이 관점과 관련해 실무자들의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다.




[김윤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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