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곳, 톤코하우스

전시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展’, 2019. 05.03~08.31, 청담동 톤코하우스 특별전시장
글 입력 2019.05.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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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은 상상의 나래를 보다 넓게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사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생각해보시라.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실사 영화였다면? 슬픔이를 파란 분장을 한 인간배우가 연기했다면? (…이하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이처럼 실사영화가 그릴 수 없는 세계관과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은 구현할 수 있기에, 위의 두 가지는 때로 보완재로서 기능한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좋지 않게 통용된다. 둘 중 하나다. ‘어린이들의 것’이거나, ‘오타쿠들의 것’이거나. 때문에 한국의 관객들은 애니메이션을 (특히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그다지 많이 보지 않는다. 해서 애니메이션 시장은 장기적인 침체를 겪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사들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모르지 않기에 쉽사리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다. 결국 시장은 수요 부족, 공급 부족, 또다시 수요 부족의 악순환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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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2019년 초에 개봉한 ‘언더독’이라는 국산 애니메이션은 도경수와 박소담이라는, 꽤 지명도 있는 배우들이 더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수가 총 20만을 넘지 못하며 어마어마한 적자를 떠안았다. 해외에서는 애니메이션 시장이 그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성장세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사회에서의 애니메이션 침체가 다소 아쉽지 않을 수 없다.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展’은 나에게, 역시 애니메이션은 매력적인 장르라는 생각을 공고히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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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콘도’와 ‘다이스 츠츠미’는 픽사 출신의 아티스트들이다. <토이스토리 3>, <월-E>, <몬스터 대학교>, <카2>, <라따뚜이> 등과 같이 그 이름부터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지닌 이들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초심과 그들의 스토리를 보여주겠다는 설렘으로 독보적인 제작사, 픽사를 박차고 나온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작사가 바로 톤코하우스이다. 2014년 설립된 톤코하우스는 2D, 3D 작품들뿐만 아니라 TV시리즈와 도서, 교육자료, 전시회 등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복합 미디어 회사이다. 특히 <댐키퍼: 피그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계의 칸 영화제라 불리우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으며 톤코하우스는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5년차 애니메이션 제작사 톤코하우스는 그렇게 성장해가고 있다.

‘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展’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감성과 기술의 혼합이라고 말하고 싶다.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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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코하우스의 대표작은 바로 이 단편 애니메이션, <댐 키퍼>이다.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주인공 ‘피그’가 아주 귀엽다. 일단 귀여운 건 둘째 치더라도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외롭게 살아가던 피그가 친구들을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성숙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때문에 이야기는 귀여움이라는 한시적 즐거움을 넘어 가슴 따듯한 여운까지 선사한다.

무엇보다 <댐 키퍼 (Dam Keeper)>는 OSMU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에 콘텐츠 산업에서의 수익다각화를 공부할 때도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피그와 폭스 등 각 캐릭터들의 히스토리를 담은 그래픽 노블은 만화계의 최고상인 아이너스 상 후보에 오르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 그 후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대중의 수요에 발 맞춰 <댐 키퍼>의 세계관을 그대로 활용한 장편 애니메이션 역시 제작되고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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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뭄 (Moom)>이었다. 잊히고 버려진 물건들을 떠나지 못하는 기억들의 이야기인데, 그 기억이 바로 요런 캐릭터로 표현된다. 톤코하우스의 캐릭터들은, 정말 거듭 말하지만, 너무 귀엽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귀여움을 넘어선 절절한 서사와 함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연출이 있다. 전시장 2층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이 작품을 보고, 고백하자면, 울 뻔했다. (…) 이 작품 역시 <댐 키퍼>처럼 장편 영화화 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져본다.



기술


이 전시를 논할 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AR 어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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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시장 곳곳에 숨겨져 있는 태그를 모두 모아야 한다. 각 태그들이 은근히 찾기 어려웠기에 보물찾기 하는 느낌으로 임하다 보니 전시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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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를 모두 모으면, 톤코하우스에서 제작 중인 작품 ‘오니’ 섹션 앞으로 간다. 그러면 이렇게 오니 AR이 등장한다! 포켓몬 고를 떠올리면 쉽게 상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어플을 대학생들이 만들었다고 해서 더욱 놀라웠다. 문과생은 이과생의 이러한 기술력이 가히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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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통해 톤코하우스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여러 모로 따듯한 곳임을 느꼈다. 우선 작품이 그러하다. 재미있을 뿐 아니라, 위로가 되는 메시지 역시 담고 있기에 감상 후에도 거듭 생각나게 하는 여운이 있다.

더불어 톤코하우스가 밟아내는 걸음들 역시 따듯하다. 톤코하우스는 만 4-7세 아이들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예술과 접목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업에 내리는 최고의 극찬은 바로 ‘지속가능성 있네’이다. 내부의 조직원들을 쥐어 짜내서 단발적인 성과만을 만들어내는 데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결국 좋은 결과물과 이어짐을 아는 기업. 해서 그들의 안위를 진정으로 고려하는 기업. 더불어 현재보다는 미래가 본인들이 뿌리를 뻗어 나갈 터전임을 알기에 다음 세대 역시 고려할 줄 아는 기업. 이러한 기업들이 바로 내가 말하는 ‘지속가능성 있는’ 기업이다.

전시를 통해 만난 톤코하우스는, 지속가능성 있어 보였다.

따듯한 작품과 비전을 가진 애니메이션 제작사, 톤코하우스. 그들의 차기작을 얼른 만나볼 수 있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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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코하우스 애니메이션전
- TONKO HOUSE ANIMATION EXHIBITION -


일자 : 2019.05.03 ~ 2019.08.31

시간
화-금: 11am-8pm
토: 10:30am-8pm
일/공휴일: 11am-6:30pm
관람 종료 한시간 전 매표 및 입장 마감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톤코하우스 특별전시장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1,000원
어린이(만7세~12세) 9,000원
미취학아동/만65세이상 4,000원

주최/기획
재미고 유한회사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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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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