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비극 아래 살아가는 여인의 삶 - 오페라 나비부인

세상이 정의한 비극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글 입력 2019.05.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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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1876 La Japonaise
(Camille Monet in Japanese Costume)
oil on canvas 231.8 x 142.3 cm
Museum of Fine Arts, Boston, MA



유럽인들에게 유행했던 일본 문화, 자포니즘

19세기 후반 과도기였던 유럽에서는 일본 미술과 문화가 유행하는 현상이 있었다. 일본Japen과 -ism이라는 단어를 합쳐서 유래된 것이 분명한 자포니즘은 한두 사람이 일본 문화를 선망하는 것이라던가, 단순히 일본풍을 따라 하는 귀여운 시도 같은 것이 아니라 유럽 전역을 약 30여 년 이상 휩쓸었던 거대한 미술 사조 중의 하나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작품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네, 고흐, 클림트 등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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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니즘의 근원, 가쓰시카 호쿠사이 그림


당시에 유럽에서 그림은 그저 상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성경이 가장 성스러운 그림이었으며, 우선시되었으며 풍경화와 정물화가 가장 가치가 없었던 반면에 일본에서 전해져온 그림에는 그림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지 않았다. 삿갓을 쓴 사무라이가 말을 타고, 여행하는 그림, 그림의 배경으로는 여러 개의 나무와 눈 덮인 후지 산이 보인다.

그저 존재하는 사물에서 벗어나서 사람의 눈길이 담긴 모습이 유럽 사람들의 마음에 신선함을 안겨다 주었을 것이다. 원근법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구도에서 벗어나서, 자기가 느끼는 대로, 보는 대로 그리는 방식이 자포니즘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고흐는 방 안에서 화병에 꽂힌 꽃 그림 대신 집 밖으로 나가 들판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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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자포니즘


어쩌면 그것은 잘 교육받아온 건축학도들 틈에, 독학으로 자신의 건축물을 만든 안도 다다오가 등장했을 때의 충격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기성세대가 전달해준, 당연한 진리라고 믿었던 것을 그저 받아들일 줄밖에 모르던 세대에게 던져진 순수함과 창의력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때로 교육받지 않은 자들이 세상을 향해 새로운 어떤 것을 던져올 때 그것을 천재적인 재능이라고 칭송한다. 그리고 칭찬의 얼굴 뒤편에는 은밀한 시기가 숨어있다. 교육을 받아온 뛰어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교육도 받지 못한 문외한이 이루었다는 것은 그가 천재이고, 분에 넘치는 재능이 있다고 자신을 위로하며 불공평한 신을 원망하지 않기 위한 마음일 것이다.

분명히 재능이라는 것은 존재할 것이나, 그것은 어떤 자의 특별함이라기보다는, 모든 게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기 뜻을 이루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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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비극 오페라, <나비부인>



프랑스 비관주의 작가 피에르 로티의 장편소설 <국화부인>이 데이비드 벨라스코에 의해 연극 <나비부인>으로 탄생했고, 푸치니가 이를 오페라로 만들게 된다. <국화부인>은 19세기 후반에 유럽에 일본 문화 열풍, 자포니즘 Japonism을 일으킨 소설로 국화 부인이라고 불리는 한 신비로운 게이샤의 비극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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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언제 끝날지 모를 전쟁에 시달리며 소중한 이들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이야기고, 연인을 잃은 여인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을 잃은 소녀의 이야기. 어디에서나 있을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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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그 순간적이고 간편한 전달

비극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일화가 하나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도서부에 지원하면서, 자신이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에 대해 작성하는 문항이 있었다. 그때 나는 아마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이야기하면서, 그 이유로 내 인생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슬픈 결말이 아닌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글을 썼다.

누군가는 사춘기 시절의 대담함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오글거린다고 할 지도 모를 그 이야기를 생각하면 나는 그때의 나에서 한걸음은 움직인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그때는 비극이라는 것, 새드 엔딩이라는 것이 그저 행복하지 않은 결말이라고만 생각했다.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깊고 행복했던 가와는 상관없이 결과만을 중시했던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에서는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칭찬이 자자했던 <라라랜드>를 봤을 때, 세상이 주입한 비극의 틀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를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던 나였고, 타인의 사랑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지극히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이 돌아갔던 대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모든 이가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던 새내기 시절에서 벗어나, 내가 모두의 이야기를 궁금해해야 했던 과도기적 시기에 채 적응하지 못했을 때, 나는 좁고 외롭고 발 디딜 곳 없던 고시원 방에서 손에 가득 잡힐 만큼의 휴대전화에서 <라라랜드>를 내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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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등장인물들이 다 같이 억지로 노래에 맞춰 추는 춤이라던가, 별로 좋게 끝난다고 할 수 없는 결말이라던가, 주인공들 사이의 갈등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왜 <라라랜드>라는 영화는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서 찬사를 끌어냈는가 의심을 하게 했다. <위대한 개츠비>에 닉 캐러웨이가 데이지를 보며 말한 것처럼, 삶에 어떠한 구체적인 형태가 어떻게 해서든 이른 시일 내에 갖춰지길 바랐던 시기였고, 사랑이라는 것에도 분명한 완성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때였다.

비극은 그저 비극이었으며, 사랑은 언젠가 이루어진다면 결혼으로 끝이 나며, 좋지 않은 사랑이라면 이혼으로 끝나거나 애초에 그런 상황조차 일으키지 않고 끝나는 일일 것이 분명했다.

대부분의 것이 그렇겠지만, 밖에 있는 것은 순식간에 삶을 바꾸지 않는다. 오랜 시간 들여다보고, 오랜 세월 애쓰며 노력한 것이 곧 자신이 된다. 너무 쉽게 한 번에 모든 것들이 바뀌기 바랐기에 놓치고 살아온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쯤, 조금씩 나도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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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거부감없이 받는 동안, 그리고 사랑을 주는 방법을 처음으로 배우는 동안, <라라랜드>는 내 안에서 조금씩 나의 일부가 되기 시작했다. 영화를 본 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영화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사랑이라는 것에 어떠한 분명한 형체가 있을 줄 알았던 내가 결국은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뻔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세상은 자기가 의도한 바를 전달하기 위해 간단한 언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기만의 언어로 세상을 정의하지 못하는 이들은 세상의 수많은 언어에 휩쓸려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리거나 위협당할지 모른다.

세상이 어떤 일에 대해서 비극이라고 한들, 누군가는 내가 당연히 들어갈 거라고 믿었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이 실패라고 한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떨지 모르는 만큼 그것은 비극이라거나,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똑같은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은 소위 사회적으로 말하는 성공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거지가 되었다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고 다른 이는 비극적인 인생이 아님을 깨닫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것은 비극적인 삶을 사는 이들이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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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부인
-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


일자 : 2019.05.31 ~ 06.02

시간
금, 토 19:30
일 16:00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티켓가격
R석 150,000원
S석 120,000원
A석 80,000원
B석 50,000원
C석 30,000원
D석 10,000원
페스티벌석1 30,000원
페스티벌석2 20,000원

주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회
예술의전당

주관
노블아트오페라단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150분 (인터미션 :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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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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