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프리카, 그 너머의 멋진 예술가들 [공연]

콘서트 ‘아프리카 오버랜드’, 2019 05.10-12,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글 입력 2019.05.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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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일까. 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하며 유독 자주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예술’이라 하면 어렵고, 고차원적이며 다가가기 힘든 무언가가 연상되기 마련이지만 난 결국 이렇게 생각한다. 그 지향점이 사람에게 닿아 있다면, 그 무엇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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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어느 날, 대학로에서 뮤지션 하림과 그의 콘서트 ‘아프리카 오버랜드’를 만났다. 싱어송라이터 ‘양양’과 ‘좋아서 하는 밴드’의 ‘조준호’, 베이시스트 ‘이동준’,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소리를 냈던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가 함께했다.

콘서트는 하림이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받은 영감으로 창작한 곡들이 구성하고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단순한 곡들의 나열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출발해 아프리카에 도착,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라는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 줄기가 서로 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정갈하게 꿰어냈다. 역시 스토리텔링의 시대인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하림의 뛰어난 말빨(?)을 통해 가능해지는 '보는' 음악에 나는 감탄했다.

콘서트를 즐기는 한 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기분이 퍽 좋았다. 그 이유를 곰곰이 돌이켜 보니 다음의 두 가지가 이유였다.

첫 번째, 공연을 하는 이들의 얼굴이 너무나 맑았다. 항상 생각하지만 대학로는 멋진 곳이다. 공연하는 이들의 에너지와 진심이 고스란히 와 닿아 작품이 주는 감동, 그 이상의 무언가를 내게 남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진심으로 즐겁게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에게선 보는 이를 기분 좋게 하는 아우라가 나온다. 난 이 뮤지션들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에 덩달아 마음이 동했고, 동시에 부러웠다. 나는 저토록 흥겹게 해내는 무엇을 가지고 있나. 어쩌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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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아프리카의 어린 뮤지션들에게 기타를 보내주는 프로젝트, ‘Guitar For Africa’의 일환이다. 아프리카에 쌀도 아니고 기타라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보다 꿈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하림의 말은 나를 콘서트에 오게 했다. 그리고 공연 도중, ‘Guitar for Africa’ 프로젝트 덕에 실제로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아프리카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야 난 인식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할 때 상대를 단순화하는 발상은 꽤나 쉽게 범해질 수 있으며, 이는 상대에게 불쾌함과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례이고 결례이다.

‘아프리카 오버랜드’의 뮤지션 5인방이 콘서트를 통해 지향하는 바는 결국 한 가지였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개념은 너무나 광범위한 감정과 행위를 포괄하기에 다소 모호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향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존중’ 때문일 것이다. 상대 역시 나 못지않게 생각과 소망을 가진 대단한 주체임을 인식할 때, 그것은 존중이 되고 사랑이 된다. 말로는 너무나 간단하지만 사실은 가장 어려운 이 행위를, 뮤지션 5인방은 아마도 해내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사람들은 진짜 예술을 하고 있구나.’

공연 도중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예술가를 향해 내가 그려왔던 가장 바람직한 이미지가 그 곳에 있었다. 진심으로 즐기는 그들의 아우라가, 궁극에는 사랑을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날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콘서트 ‘아프리카 오버랜드’. 난 그 곳에서, 하림이 그토록 보여주고자 했던 아프리카를 넘어, 진짜 예술을 만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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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오버랜드
- 프로젝트 기타포아프리카 -


일자 : 2019.05.10 ~ 05.12

시간
금요일 20시
토/일요일 15시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
하이컴퍼니, 아뜰리에오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7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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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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