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이 좋아하는 색은 무엇인가요? [기타]

글 입력 2019.05.13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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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Color)



사람마다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 물론 딱히 좋아하는 색이 없는 사람도 있다. 그렇더라도 유독 어떤 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던 경험은 다들 있었으리라.

이 글은 좋아하는 특정 색이 있는 사람이 그 색을 좋아하는 이유와 그 색을 보면 떠오르는 감정에 관해 쓰는 글이다. 그러니 어떠한 색상에 대해 지극히 객관적이지 못한, 주관적인 글임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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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핑크(분홍) 덕후다. 친구들 사이에선 줄여서 ‘핑덕’으로 불린다. 분홍색이 너무 좋다. 이불과 베개, 아이패드 케이스, 블루투스 키보드, 핑크색 가방, 가지고 있는 틴트, 립스틱도 대부분 핑크색이다. 주변인들은 나더러 핑크만 보면 사는 병이 있다고들 한다.

이런 내가 과연 언제부터 핑크를 좋아했을까 생각해보았다. 스무살 이후부터라기엔 중·고등학생 때도 좋아했던 것 같다. 초등학생 때도 좋아했고... 아니나 다를까 엄마께 여쭤보니 아기 때부터 좋아했다고 하더라. 이쯤 되면 운명이다.

분홍색을 좋아해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아마 나처럼 분홍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분홍색은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마 특정 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나와 같은 ‘핑크 덕후’들이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이다. 그만큼 그런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 시중에 많이 나온다. 대신 단점은 아무래도 무난한 색이 아니다 보니 똑같은 색상, 같은 제품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조금 민망하다. 쉬운 예로 검정 롱패딩을 입고 나갔을 때 검정 롱패딩을 입은 사람을 마주치면 괜찮지만, 분홍색 롱패딩을 입은 채로 분홍 롱패딩을 마주친다면 괜히 신경쓰이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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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도 좋아한다. 사실 보라색은 내 인생에서 역사가 길지 않다. 나에게는 스무살 때 산 연보라색 스웨트셔츠(맨투맨)가 있다. 가격대가 좀 있어 큰 맘 먹고 샀었는데, 이상하게 그 옷만 입으면 사람들이 옷이 되게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했다. 심지어 나를 ‘연보라색 맨투맨’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었다. 역시 사람은 칭찬과 세뇌의 동물인지, 잘 어울린다 칭찬을 계속 들으니 정말 보라색이 좋아져 버렸다.

실제로 보라색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많이 줘 예술가들의 색으로 불린다. 빨강과 파랑을 섞어서 만든 색이기에 ‘조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 그와 반대의 의미로 ‘우울’을 뜻하기도 한다. '조화'와 '우울'처럼 극과 극의 뜻을 가지고 있는 색이라니, 역시 신비로운 색임이 틀림없다. 어릴 적 나에게 보라색은 그저 무지개의 끝자리에 있는 색이었는데, 이제는 퍽 예뻐하는 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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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라고 보긴 모호하지만 엄연히 말하면 색에 포함될 수 있는 색. 바로 하얀색이다. 나는 하얀색도 좋아한다. 하얀색은 깔끔하고, 깨끗하고, 모던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검정, 회색, 하얀색 등 무채색 계열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할 때는 꼭 하얀색을 고른다. 하얀색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가진 옷 중에서 하얀색이 제일 많다. 아무리 분홍과 보라를 좋아하는 나라도 옷을 전부 그런 파스텔 계열로 사기에는 코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구나 전자제품 같은 물건들도 하얀색을 선호하는 편이다.

보라와 하얀색은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분홍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찾지 못했다. 뭔가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어서? 그렇다기엔 하늘색이 좀 더 구름 같으니 몽글몽글한 느낌이 들고, 여리여리해 보여서도 아닌 것 같다. 그렇다기엔 어릴 때 난 대장부였다. 결국 내린 결론은 ‘그냥’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색인데, 그냥 좋아한다니. 누가 들었을 땐 우습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나는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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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으면 좀 어떤가 싶다. 내가 이렇게나 분홍색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도 분홍색을 보면 나를 떠올려주고, 그 색을 보면 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는데, 그러면 그만이지 않은가. 비록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너무 여성스럽다고, 귀여운 척한다고 싫어할지언정 나에게는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색이니까.

앞으로도 쭉 내가 분홍색을 좋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조차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 좋아하는 색도 시들해질 수 있고, 왜 그런 색을 좋아했나 싶을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은 열심히 좋아해보려고 한다. 그러니 어떠한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혹시라도 이상한 시선과 말들은 던지지 말길 바란다. 알고 보면 그 색을 통해 일상 속에서 조그마한 행복을 얻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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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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