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수많은 창작자들의 생각을 응원합니다.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5.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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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공연 예술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머릿속에 있던 생각 하나가 수 많은 사람들을 거쳐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되는 것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수히 많은 생각들 중 하나의 생각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공연장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공연은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들 중 선택된 생각들이다.


어떠한 아이디어가 선택받지 못하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 대부분은 공연으로 만들만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그 중에는 분명 충분히 좋은 생각임에도 자본이 없거나, 알릴만한 기회를 얻지 못해 사라지는 가능성 있는 많은 아이디어들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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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올해의 신작 선정작인

뮤지컬 '호프'의 공연 장면



그런 점에서, 2008년부터 시작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이런 가능성이 있는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하나의 공연으로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2017년 초연과 함께 2018년 재연까지 큰사랑을 받은 뮤지컬 <레드북>은 , 2016년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또한 , 현재 두산아트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초연중인 뮤지컬 <호프> 역시 작년 '올해의 신작' 선정작이다.


지금은 '데뷔를 대비하라', 'DIMF 창작지원사업', KT&G 상상마당의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와 같은 창작사업을 지원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올해로 12년째를 맞은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은 이들의 원조격으로 가장 많은 창작자들의 아이디어과 함께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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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창작산실 평가가 이루어진

종각에 위치한 CKL스테이지 입구



창작 산실은 2008년 연극과 뮤지컬로 시작해 오페라,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으로 장르를 확대하면서 좀 더 많은 장르에서 창작자들의 생각들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돕고있다. 그 중 오늘은 필자가 4월 29일부터 30일, 양일간 뮤지컬 분야의 관객평가단으로 참여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창작산실이 2017년부터 도입한 관객평가단은, 전문심의단만이 쇼케이스로 올라온 작품을 평가하는 기존의 시스템에 일반관객의 평가를 더하여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였다. 이번 '2019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 뮤지컬 분야에서는 총 8편의 작품이 경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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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 창작뮤지컬에 올라온 8개의 작품


경연에 올라온 작품은 작품당 30분씩 작품의 주요 장면들을 시연하게 된다. 하지만, 무대에는 작품의 배경을 표현하는 간단한 소품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장치도 기술도 사용할 수 없다.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트의 이동도 없을 뿐더러 조명의 사용도 제한된다. 아마 아마추어 뮤지컬 무대도 이처럼 단촐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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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L스테이지의 공연장 내부
보이듯이 아무런 무대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단촐한 무대는 작품 본연의 모습을 보기에 가장 적합하다. 30분 가량의 짧은 공연은, 뮤지컬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인 '드라마'와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 기존의 화려한 뮤지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뭔가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창작자가 가진 아이디어를 가장 날것의 모습으로 볼 수 있었던 무척 재밌는 경험이었다.


또한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은 무척 도전적인 작품들과 함께한다. 뮤지컬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다른 요소들을 일단 제쳐두고 오로지 '가능성'을 보고 선정된 작품들이니 만큼 소재가 참 독특하다.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지만, 이번 창작산실에 올라온 8편의 작품 모두 지금껏 보아온 뮤지컬 작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내용을 담고있었다.


아마 참신한 작품에 목말라 있는 뮤지컬 팬들이라면 창작산실에 올라오는 작품에 대해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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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뮤지컬 작품들,
2018년 연말에 모두 시범공연과 초연을 진행했다.


이렇게 경연을 통해 선정된 작품들은 본격적인 개발을 거쳐 연말에 완성된 형태로 시범 공연을 갖게 된다. 뮤지컬의 경우 대략 2주간의 시범공연을 거치게 되고 작품의 상업성과 완성도에 따라 시범공연 이후 초연으로 대중들을 만나게 된다.


'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은 매년 4~5월 중 장르별로 관객평가단을 모집한다. 관객평가단으로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작품마다 일반관객을 모집해 보고싶은 몇 개의 작품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창작뮤지컬에 관심이 있다면 관객평가단이 아니더라도 일반관객으로라도 참여해보길 권하고 싶다. 그곳에서 뜻밖의 인생작을 만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시 그렇지 않더라도 참신한 매력을 가진 작품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분명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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