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맛과 멋이 있는 도쿄 건축 산책

글 입력 2019.05.0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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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건축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 건축을 통해서 그 나라의 이미지와 설계한 건축가만의 색깔, 무엇보다도 건물에 담긴 ‘역사’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유명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처음 만나게 된 곳은 제주도의 유민미술관이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곳이라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미술품보다 처음 마주한 새로운 스타일의 건축물에 더 눈길이 갔다. 아마 그 때부터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지기 시작한 것 같다. 공간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 가끔 예술 안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지나치면서 봐 왔던 것들이 새삼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도쿄의 특색 있는 건축을 보고 싶었다. [맛과 멋이 있는 도쿄 건축 산책]은 도쿄의 특별한 25곳의 공간을 소개하는 책이다. 건물에 담긴 역사와 함께 많은 사진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건물의 특징적인 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느낌이었고, 잡지 같은 구성과 느낌에 더욱 재밌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어떻게 ‘맛’과 ‘멋’을 조화시킬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어 나가면서 ‘맛’에 대한 접근은 흥미로웠다!


 




가령 “하라미술관”에 있는 ‘카페 다르’는 전시회를 이미지화 한 특별한 디저트를 만든다. 전시가 달라지면, 그 전시 색깔에 맞게 디저트의 모습도 매번 변하는 것이다. 이렇듯 건축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킨 것들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건축이라는 하나의 공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미각까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긴자 라이온 비어홀 본점”은 1934년 개관한 비어홀로써 독특한 느낌을 준 공간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양조장 같기도 하고, 수도원 같기도 하다. 풍요와 수확을 콘셉트로 한 이 곳은 250여가지 유리타일이 사용된 벽면, 보리 모양의 기둥, 붉은 벽돌 등을 통해 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부츠 글라스’에 맥주를 마시며 1934년의 분위기, 그리고 풍요와 수확의 아늑함까지. 도쿄의 한 역사 깊은 건축에서 즐기는 ‘맛’또한 오감을 만족시킬 만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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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한 호텔이 있다. 1933년 도쿄 “니혼바시 다카시마야 백화점”. 건축가 다카하시 데이터로는 서양의 양식에 일본의 건축 디자인을 집어넣은 설계도를 만들었고, 그 결과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동양의 멋과 서양의 멋이 조화로운 독특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현재까지도 수동으로 작동되는 엘리베이터였다. 30년대부터 현재까지 동일한 엘리베이터 양식은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특징이 된 것 같다.


다카하시의 건축 이후 무라노 도고의 증축을 통해 현대적인 느낌이 추가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계단이었다. 무라노 도고가 설계한 계단은 공중에 떠 있는 모습하고 있었다. 건축이 가지는 역사를 지키고 계승하면서, 현대적인 증축을 통해 더욱 새로워진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도쿄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건축을 보며 정말 다양한 모습에 지루할 틈 없었다. 새로운 건축, 역사 깊은 건축 등 다양했지만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아름다움을 찾는게 가장 눈에 띄었다. 어떻게 보면 지나칠 만한, 매번 봐서 익숙해져 버린 것이라 할지라도 다른 관점으로 혹은 깊게 바라보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멋이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 주변의 멋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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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더 빛나게 해주고 옛 것은 옛 것 대로 지켜오는 모습. 때로는 새롭고, 때로는 친숙하게 다가왔던 ‘멋’진 건축, 그리고 멋을 더 빛나게 해주는 ‘맛’까지! 즐거운 도쿄 건축 산책이었다.



가이 미노리 지음


강태욱 옮김


148*210*17(무선)|214쪽


값 14,000원


2019년 4월 15일 발행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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