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보이밴드’가 돌아왔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04.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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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일(현지시간) 개최되는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에서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본상인 탑 듀오/ 그룹 부문을 포함한 두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소식은 또 한 번 국내, 외 음악계를 들썩이게 했다. 이미 2017년 빌보드를 비롯한 미국 대중 음악 메인 스트림에서 ‘세계 최고의 보이밴드’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인기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과 마찬가지로 단발성으로 끝날 것이라는 일부 대중과 평단의 예측을 멋지게 비껴가고 있다.


유색 인종에 대해 보수적인 그래미 어워즈에서의 수상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이번 2019 BBMAs의 예고 프로모션에서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들의 행보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비록 방탄소년단은 정석적인 서양 팝 음악계의 ‘보이밴드’ 개념과는 차이가 있는 퍼포먼스 중심의 그룹이긴 하지만, 그들의 인기와 함께 한동안 ‘원 디렉션’ 이후 미국 팝 음악시장에서 주춤했던 보이밴드 장르 또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보이밴드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뉴 키즈 온 더 블록’이 30년 만에 앨범을 발표하고, 힙합 음악들이 오랫동안 강세를 보이던 빌보드 차트에서 ‘조나스 브라더스’가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한 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보이밴드 3대장.jpg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BTS, Why don't we, Prettymuch



이 중 우리는 특히 현재 미국 내 ‘대세 보이밴드 3대장’으로 불리는 BTS와 Why don’t we, Prettymuch의 인기요인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각각 정체성이 확실한 장르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세 팀은 명확히 구분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인기의 기반이 된 강력하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뉴미디어’를 활용해 결집시켰다는 점이다.


과거의 인기 그룹들이 미디어의 주목을 먼저 받고 난 후 이를 발판 삼아 팬덤을 결집시키는 ‘Top- down’ 방식을 활용했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모두 데뷔 전부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과 일상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었다. 물론 방탄소년단의 경우 팀을 먼저 결성한 후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반면, Why don’t we와 Prettymuch는 이미 소셜 미디어 상에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던 멤버들을 모아 팀을 결성했다는 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 세 팀은 모두 뉴미디어를 이용해 메인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전부터 이미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고, 이 팬덤의 힘을 기반으로 결국 미국 팝 음악계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뉴미디어 기반의 ‘Bottom- Up’ 전략은 더 이상 매스 미디어와 자본이 아티스트의 성공을 결코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 팀의 사례는 곧 뉴미디어 시대의 대중들이 보이밴드에게 이끌리는 소구점이 이전 시대의 그것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출처- 네이버 포스트.jpg

보이밴드 'One Direction'


 

보이밴드의 초창기 시절, 대중들이 그들이 가진 음악적 역량과 비주얼에 열광했다면 그 이후로 대중들은 그것을 넘어선 ‘무언가’를 점점 더 원하게 되었다. 원 디렉션 이후 미국 팝 음악계에서 오랫동안 눈에 띄는 보이밴드가 등장하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많은 보이밴드들은 가창력과 세련된 스타일, 비주얼은 기본이고 작사/ 작곡 능력과 배우로서의 연기 역량도 갖춰가는 등 멀티테이너로써 점점 더 진화해왔지만 정작 대중들이 원하는, ‘역량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이제 대중들을 진정으로 보이밴드에게 매료시킬 수 있는 무엇, 그 변화된 소구점은 바로 ‘서사’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뉴미디어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는 많은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보이밴드가 자신들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조성해주었다.


데뷔 전부터 지속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고 대중들과 소통하게 되면 그 피드의 흐름이 곧 서사가 되고, 따라서 대중들이 보이밴드의 단편적인 모습을 넘어 그들의 음악 이면에 있는 일상, 성향, 고민까지도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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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이 세 팀의 보이밴드들은 바로 이 소구점을 정확하게 공략했다. 데뷔 전부터 다양한 소셜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일상을 시시각각 공유했고, 대중들은 국적, 언어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그들이 스토리텔링하는 서사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 의해 형성된 그들의 팬덤은 이전의 여타 보이밴드들의 팬덤이 보이는 집단 의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정서적 동맹’의 특성을 띄게 되었다.


이전의 팬덤들이 아티스트를 배제한 채 수용자인 팬들에 한해서 형성된 제한적 동맹 단계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들의 코어 팬덤은 보이밴드 멤버들이 SNS를 통해 수용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정서적 공유를 나눈 결과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제 BTS를 비롯한 이 세 보이밴드의 팬덤이 미국 팝 음악시장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이르게 되면서, 뉴미디어의 활용을 통한 ‘Bottom-Up’ 방식은 보이밴드 시장에서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한 코어 팬덤의 형성은 앞서 언급했듯 자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한편으로는 아티스트의 인종이나 국적 또한 뉴미디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방탄소년단에 의해 이미 증명되었기 때문에 곧 미국 팝 시장에서는 전 세계 보이밴드들의 뉴미디어 팬덤 구축 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앞으로 또 어떤 팀들이 뉴미디어를 통해 세계 대중음악의 중심인 미국 팝 음악계를 평정하고, 글로벌 대세로 떠오를 수 있을까? 한편 대중들이 보이밴드에게 원하는 새로운 미래의 소구점은 무엇이 될까? 보이밴드의 부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 흐름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앞으로 전개될 미국 팝 음악시장의 변화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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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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