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그달라] 내 머릿속 휴지통

생각 찌꺼기 버리기
글 입력 2019.03.2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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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Cho


달칵달칵.

A는 여느 날과 같이 휴지통에
'오늘의 불안거리'를 버리기 위해 마우스를 옮겼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이런 경고 창이 떴다.

[불안 휴지통이 가득 찼습니다!]

곧이어 수많은 팝업창들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누군가 따라와 / 나는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하나
내일까지 마감인 과제 / 문을 잠갔던가
내일 있을 발표 어쩌지 / 누가 자꾸 문을 두드려
사람들이 날 싫어하는 것 같아
아까 바퀴벌레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어. 어디로 갔지? ....

끝도 없이 튀어 오르는 팝업창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A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작가노트

*
새벽이면 별별 생각들이 뇌 속으로 밀려들어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하곤 합니다.
그 생각 찌꺼기들을 제 머릿속에 있는 휴지통으로
 버리고는 간단하게 '휴지통 비우기'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그 생각 찌꺼기들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아져서 휴지통이 비워지지 않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류가 난 컴퓨터 화면 창처럼
끊임없이 떠오르는 불안이나 걱정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에디터 네임태그_김초현.jpg
 

[김초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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