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2019 세월호 [제자리]: #0416를 기억하며 [공연]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기획초청공연 2019 세월호 [제자리] 프리뷰
글 입력 2019.03.28 22:0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기획초청공연

2019 세월호 [제자리]


  

"우리는 왜 아직도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죽음을 방치하고 있는가.“

 


세월호 참사로 누군가는 제자리(1.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지 못했고 그 원인과 책임을 밝히기 위한 수많은 시도들이 이어졌지만 진상규명을 향한 길은 여전히 제자리(2. 위치의 변화가 없는 같은 자리)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죽음 혹은 내쫓김이 개인의 책임, 고통, 상처가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2018년 12월에도 사회적 참사(노동현장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과거부터 이어진 수많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은 오래된 질문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는 더욱 적극적으로 말하고 상기해야하는 현재형 질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왜 아직도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죽음을 방치하고 있는지. 참사가, 그리고 참사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며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제자리(3. 마땅히 있어야할 자리)가 무엇인지에 관해 묻고 있다.


 

[혜화동1번지]2019세월호 포스터_웹용.jpg
      


2014년 4월 16일,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날짜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는 화살이라지만 우리의 기억은 여전히 그날을 잊지 못한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처럼 잊고 싶은 기억만 쏙 지워낼 수 없는 게 인간이고, 또 그래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제자리’이기에.

 

나 또한 그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경남에 위치한 G고등학교 2학년 2반 교실 안이었다. 그때 쉬는 시간이나 청소 시간마다 교탁 컴퓨터로 음악 영상물 등을 틀곤 하던 급우 친구가 외쳤다. “야 얘들아, 지금 진도 앞바다에서 배가 가라앉고 있대!”라고. 하지만 그 말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건 아니었다. 곧바로 “근데 금방 구해서 인명피해는 없대.”라는 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오보가 났었던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뉴스는 바뀌었다. 급식을 먹을 때는 급식소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눈이 TV를 향했다. 수군거림과 토론이 이어졌다. 수학 선생님은 수업시작 전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사실을 말씀하시며 분노하셨고, 그 말을 듣던 한 친구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다른 학교들의 수학여행이 족족 취소될 때 우리 학교는 5월 예정이던 체육대회가 취소되었다(수학여행은 10월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생생한 기억이다. 5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faaab0e449827518c84fd53b47dd9045_1NiFF55QNOAINWpO6aw9cmpCodkbHpe.jpg
 

  

2014년 고등학교 2학년. 그렇다, 난 그때 그 아이들과 97년생 동갑이다. 그래서 더욱 남일 같지 않았다. 나는 이제 대학입학을 거쳐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그때의 아이들은 여전히 열여덟에 머물러 있다. 누군가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누군가는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들어 있다. 솔직히 매일 24시간 그 생각을 하고 사는 것도 아니고 그러는 건 불가능하지만, 아마 평생 잊지는 못할 것이다. 어쩌면 같은 대학교에서 만났을지도 모를 친구들이라는 생각만으로도.

 

한창 대입을 준비할 때 인터넷에서 본 어느 댓글 또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세월호 때 애들 많이 죽어서 경쟁률 좀 낮아졌겠네??ㅋㅋㅋㅋ’였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달고 살면 이런 말을 하는 건지 화가 났고, 벌써부터 이 사건이 그저 하나의 일화처럼 남겨진 것 같아 안타까웠다. 항상 기억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워서는 안 되고, 역사 속에서 잊혀져서도 안 되는데. 우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면서도 왜 자꾸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진상규명이 ‘제자리’를 벗어날 때까지 우리는 우리의 ‘제자리’를 고민해야 한다. 죽음은 방치될 수 없다. 방치되어도 괜찮은 죽음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물론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극악 범죄자는 예외로 두기도 한다).

 

4월 19일, 그날과 비슷한 날짜에 공연 <디디의 우산>을 관람하게 되었다. 좋은 기회를 잡은 만큼 원작 또한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당일인 4월 16일, 그날이 오면 단 1분만이라도 그날을 되새기고 마음에 담았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고 당연히, 나부터 먼저 실천해야겠다.

 

 

□ 기간 : 2019년 4월 4일 – 7월 7일

(총 14주, 7개 작품)


공연기간

제목

공연단체

연출

4.4-14

겨울의 눈빛

잣프로젝트

이재민

4.18-28

디디의 우산

쿵짝프로젝트

임성현

5.2-12

아웃 오브 사이트

엘리펀트룸

김기일

5.23-6.2

바람없이

0set프로젝트

신재

6.6-16

어딘가에, 어떤 사람

프로젝트그룹쌍시옷

송정안

6.20-30

더 시너(The Sinner)

래빗홀씨어터

윤혜숙

7.4-7.7

장기자랑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김태현


□ 공연시간 : 평일 8시, 토·일요일 3시, 월 쉼 


□ 장소 :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 주최·주관 :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 입장권


- 개별 작품 : 15,000원┃예술인·단체·복지 : 10,000원


- 전작품 패키지 : 48,000원┃반(3)작품 패키지 : 27,000원 (3월 31일까지)




아트인사이트 문화예술알리미 태그.jpg
 

[주혜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