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의 심장소리 Ⅱ

영화 속 사랑과 인생 이야기
글 입력 2019.02.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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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영화 책, 영화의 심장소리



며칠 전 읽었던 <필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확히 말함자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영화의 심장소리>를 받아보았다.


(굳이 비교하긴 싫지만) 똑같은 영화리뷰 잡지이지만 둘의 느낌은 정말로 다르다. <필로>는 살짝 외롭고 인디한 느낌이 있었고<영화의 심장소리>는 더 포근하고 대중적인 느낌.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읽어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친근한 아주머니가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 같았다. 그래서 뭔가 자기 전에 자장가같이 나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며칠간 자기 전 30분 정도 이 책을 읽었다.


항상 제공되는 문화 초대를 받으면서 프리뷰/리뷰를 쓸 것을 염두에 두고 (약간의 부담감을 느끼며) 전시에 대한 메모를 한다거나, 관련 정보를 스크랩할 때가 있다. (사실 그렇기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부담감이 없었다. 그냥 천천히 읽고 싶었고, 누구나 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라서 뭔가 알 수 없는 여유가 흘러나왔다.


책을 거의 다 읽고 리뷰 마감일이 다가왔음에도 나는 늑장을 부렸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이 책의 느릿함, 따스함에 괜히 한번 나도 여유를 부렸다.




소통하고 싶어지는 책



나는 경영학과 전공 책을 공부할 때 나만의 언어로 밑줄을 쳐가며 내용에 대한 추신, 답글을 달 때가 많다. 그것은 나만의 은밀한 소통의 표시인데, 전공 책을 시험공부를 하는 데에만 집중했다는 것이 아니라 경영학 자체를 내가 맘껏 흡수하겠다는, 저자에게 보내는 애정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김은경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고, 책 중간중간 'ㅋㅋ 어떡해', 'ㄷㄷ' 등의 댓글을 달며 나름의 소통 표시를 했다.


스포를 당해도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들려주세요!!를 외치고 싶을 지경이었으니까. <필로>를 읽으면서도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가 꽤 모였는데, 이 책은 리스트 업을 할 필요가 없었다. 봤던 영화를 제외하고 책에 소개된 거의 모든 영화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영화를 소개하면서 간간이 가족, 지인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그 이야기마저 따뜻했다. 억지스러운 이야기가 아닌, 진심이 우러나오는 이야기들. 문장에서 포근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버지께 영화를



아버지께서 원래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퇴근 후 집에서 심심한 시간을 TV로 달래다 보니 영화채널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 영화 보는 것이 거의 일상이 되어버린 케이스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서 보고 싶다는 영화는 어떻게서든 구해서 보여드리곤 한다. 그렇게 꽤 많은 영화를 보여드렸었는데, <나의 사랑, 그리스>라는 영화도 그렇게 보여드렸었다.


책의 후반부에 이 영화가 소개되었는데, 뭔가 반갑기도 하면서, 우리 아버지도 영화를 보는 눈이 있으시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영화 취향이 저자의 취향과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최근에는 너무 난해한 영화를 보여드려서 (나도 그렇게 난해한 줄 몰랐다) 아버지께서 졸음을 참으시려는 듯한 모습을 보고, 함부로 영화 추천은 안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영화는 믿고 마구마구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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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예연, 여전히 사랑이 답이다



밑줄을 쳤던 글귀



다음은 그냥 메모같이 남기고 싶은, 책의 글귀들이다. 거창한 의미는 없고, 아 이 사람은 이런 구절이 마음에 들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기면 좋을 것 같다. (앞서 말한 '소통'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접어놓은 페이지와 밑줄은 훨씬 더 많지만 나에게 소중한 글귀가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모두 소중한 것은 아니기에 10개로 추리고 추렸다.



p.3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지름길일 것입니다.


p.23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


p.51 따지고 보면 나의 착각도 이유가 있는 것. 그 착각에 책임을 질 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리라.


p.57 추억이란 기억 속에 있을 때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p.66 어쩌면 우리 기성세대는 청춘들을 너무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부러워서인가)?


p.79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눈을 반쯤 감아라"


p.125 진정 만족하는 뭔가를 아직 못 찾았다는 것이다. 그토록 많은 일을 하고, 늘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이유일 것이다.


p.173 때가 되면 조용히 "천막을 접어야 한다"는 것.


p.203 여전히 사랑이 답이다.


p.215 젊은 날 열정적으로 갈았던 칼날이 무뎌지거나 녹이 슬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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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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