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 아쉬움 [영화]

글 입력 2019.02.0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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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가 막을 내린 지도 벌써 8년이다. 8년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해리포터> 시리즈에 설레고 열광한다. <해리 포터>를 처음 만난 어린 시절부터 줄곧 그랬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성인이 되어서도 <해리 포터>에 애정을 갖는 것은 유년 시절을 함께한 특별함 때문일까 아니면 그만큼 마법 세계가 신비하기 때문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이런 나에게 <해리 포터>의 스핀오프인 <신비한 동물사전>은 크나큰 선물이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끝으로 영원히 멈춰있으리라 생각했던 마법 세계가 계속된다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6년 개봉한 <신비한 동물사전>은 새로운 등장인물과 스토리로 우리를 찾아와 새로운 마법세계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후속편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개봉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는 혹평이 가득했다. 나 또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영화는 <해리 포터> 세계관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하는 팬들도 실망할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무엇을 위한 134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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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보고 나면 멍하다. 여운이 길게 남아서가 아니라, 영화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서이다. 그도 그럴 게 이 영화에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 내용이 없다.

 

<해리 포터>에 볼드모트가 있다면 <신비한 동물사전>에는 그린델왈드가 있다. 즉,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최고 빌런(악당)은 그린델왈드이다. 대개 이런 인물이 영화에 등장하면 주인공의 목표는 정해져 있다. 바로 악당을 무찌르는 것이다. 그것에 맞게 영화의 스토리는 주인공이 그와 맞설 힘을 기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각각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서 영화의 핵심 목표를 파악하기 어렵다.


뉴트는 티나와 크레덴스를 찾아 떠나고 크레덴스는 친부모를 찾아다니며 그린델왈드는 추종자를 모으고 역시 크레덴스를 찾는다. 그리고 간간이 신비한 동물들이 등장하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또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딱히 중요한 이야기는 없어 지루하다. 이렇게 각자의 이야기를 정신없이 풀어내다가 어쩌다 보니 결말에 등장인물이 모두 모이게 된다.

 

결말도 실로 허무하기 그지없다. 그린델왈드가 마법 한 번 부리자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제대로 맞서기는커녕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린델왈드의 마법 하나 막기도 벅차다. 등장인물들이 마지막에 겨우 모여서 한 것은 그린델왈드의 마법 막기와 편 나누기이다(그린델왈드VS덤블도어). 이야기는 벌려 놓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속편을 위한 떡밥뿌리기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영화가 재미가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숨기는 것도 많다. 영화에서 크레덴스와 내기니는 굉장히 절친한 친구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들이 어떻게 만나, 왜 친밀해지게 되었는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또한, 뉴트의 첫사랑으로 알려진 레타는 영화에서 뉴트의 형인 테세우스의 약혼자가 되어 등장한다. 이 오묘한 관계에 대해서도 영화는 끝까지 함구한다. 영화의 끝에 레타가 “사랑해”라고 할 때 뉴트와 테세우스를 한 화면에 잡으며 호기심을 유발하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이것들이 영화에서 생략된 것인지 속편에서 해결될 내용인지 모르겠으나(레타의 경우에는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영화를 이해하기 어렵게 한 것은 분명하다.


 
 

캐릭터 매력 부재



스토리가 정신없고 지루했더라도 캐릭터가 매력 넘친다면 그것이 어느 정도 중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캐릭터를 풀어가는 방식에도 실망감만 안겨준다.



1) 존재감이 미미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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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와 뉴트>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주인공은 '뉴트'와 '티나'이다. 영화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뽐내야 할 이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미미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뉴트의 경우에는 유독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데, 뉴트의 캐릭터 설정은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의 주인공인 해리가 용감하고 정의로운 캐릭터였다면 뉴트는 권력과 유명세를 쫓지 않고 옳고 그름에서 옳은 것만 따르는 캐릭터이다.


또한, 그는 너드형 캐릭터이다. 그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인 신비한 동물에는 박학다식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평소에는 사람의 눈을 잘 못 마주치는 것과 같은 사회성이 다소 결여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이런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의 중심에서 벗어난 데다 신비한 동물들도 전작에 비해 적게 등장했으니 당연하다.

 

티나도 이와 비슷하게 영화에서 겉도는 느낌을 준다. 다만, 티나는 뉴트와 달리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 떨어진다. 앞으로 이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의 역할이 뉴트와 ‘썸’타는 상대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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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이 미미한 또 하나의 캐릭터는 ‘내기니’이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내기니’로 큰 화제를 모았다. <해리 포터>에서 볼드모트의 뱀인 내기니가 사실은 인간이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바로 한국인 배우 수현이라니. 이 역할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일긴 했지만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자아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기니의 역할은 예고편에 나온 등장씬이 전부였다. 등장 초반에 뱀으로 변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활약은 고사하고 대사도 별로 없다. ‘볼드모트의 내기니’가 아니었다면, 후속작에 나와도 기억조차 안 났을 정도였다. 가장 기대했던 캐릭터이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남는다.



2) 개연성이 부족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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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티나의 여동생인 ‘퀴니’는 이 영화에서 가장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지는 캐릭터였다. 퀴니는 그의 남자친구인 제이콥이 결혼을 할 수 없다고 하자 상처를 받고 파리로 떠나게 된다. 그런데 제이콥이 결혼을 거부한 이유는 마법 세계에서 인간과 머글(마법사가 아닌 인간을 지칭하는 영화 속 용어)의 결혼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퀴니를 걱정해서 그런 것이라 퀴니의 마음이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사랑에 빠져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그는 영화에서 악당이라 볼 수 있는 그린델왈드의 연설을 듣더니 갑자기 그린델왈드 편에 선다. 그린델왈드의 달콤한 말에 속아서라고는 하나, 흡사 다단계에 빠지는 모습 같아 황당하기만 하다. 영화는 퀴니의 이런 행동을 관객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위해서 좀 더 개연성 있는 설명을 해야 했다.

 

 




이 영화에서 아예 건진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해리 포터>의 팬으로서 <해리 포터>의 흔적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반가웠다. 덤블도어 교수와 맥고나걸 교수의 젊은 시절과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관계가 그러했다. 더불어 영화에 등장한 호그와트는 떠나온 고향이라도 되는 양 아련함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만족하기에는 134분은 너무 길었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총 5부작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이번 영화가 2편이었으니 이제 3편이 남았다. 수많은 혹평에도 내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본 것은 해리 포터의 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실망했지만 역시 이 이유로 다음 편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음 편은 해리 포터에 대한 의리로 꾸역꾸역 보는 영화가 아닌,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





[정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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