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다] 도쿄의 디테일 : 도쿄 디자인 산책

도쿄 속 감각적이고 디테일한 디자인 스팟을 찾아서
글 입력 2019.01.27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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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도쿄는 이 칼럼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도시이다. 도쿄, 즉 동경 (東京) 이라는 도시를 동경 (憧憬) 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나는 도쿄에 총 3번을 방문했는데, 그 때마다 내 개인 취향에 맞는 스팟들을 발견해내곤 했다. 그러나 돌아오고나면 늘 무언가 부족한 것 같다며 갈증을 느꼈다. 그러나 그 갈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른채 찝찝한 기분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곤 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와중에 내 갈증의 원인을 찾아냈다.

그럼 지금부터 저자 생각노트가 도쿄를 여행하며 써내려간 책 <도쿄의 디테일>을 읽고 난 후 내가 새롭게 알게 된 도쿄의 핫한 디자인 스팟을 소개하고, 내 갈증의 원인까지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나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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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이름 값 하는 책


한참 공시를 준비중인 선배들을 따라 교보문고에 잠시 들러 구경을 하고있을 때였다. 선배들과 함께 수없이 쌓인 공무원 시험 서적을 뒤적이며 "인생 참 팍팍하지 않냐" 따위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을 무렵, 공무원 서적 파트에서 채 열 발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나는 이 책을 발견하고 말았다. 때마침 열심히 홍보중이었는지 다른 서적들보다 앞에 나와서 자기주장을 하고 있던 이 책을 발견한 나는 "시험공부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책 어때?"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책의 목소리를 들은 듯한 기분이 들었고, 자연스레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갔다.

<도쿄의 디테일>

처음엔 '도쿄?'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했다는 것을 지각함과 동시에 이미 내 손은 책을 집어들었고, 눈은 표지부터 목차, 그리고 내용까지 빠르게 훑어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만난지 채 3분도 되지 않아 나는 곧바로 "나 이거 살래."라고 말하며 옆구리에 책을 끼워넣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우선 내가 좋아하는 도쿄라는 도시에서 나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에 흥미가 갔기 때문이고, 그 모든 장소들에게 흥미가 있었으며, 작가가 강조하는 '디테일'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들이 책을 쉽게 펴서 읽을 수 있게끔 책 커버 없이 제작된 점이 고객 배려의 디테일한 포인트이자,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여 가독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의미있는 디테일의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름과 겉모습이 일치하는 훌륭한 책은 정말 오랜만에 봤다. 커버를 보자마자 사고싶다는 책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이 모든 포인트를 인지한 순간 바로 '사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결제하는데 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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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기록활동가, 생각노트


사실 생각노트라는 작가의 이름을 이번에 처음 접했다. 본명이 아닌 특이한 이름의 필명을 갖고 도쿄 여행기를 써냈다는 것 자체가 나를 더 궁금증에 빠지게 했고, 그가 본인을 자칭 '기록활동가'라고 칭한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일상에서 느끼는 것을 여과없이 기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것은 나와 같기 때문에 동질감 마저 들었다.

위에 첨부된 사진과 같이 그는 여행 스케줄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써내려간다. 각 장소에 대한 설명과 그곳에 대한 리뷰가 주 내용인데, 나는 그가 방문한 곳들을 쭈욱 읽어내려가면서 '도쿄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있었던 여행 날짜로만 치면 총 보름이나 있었던 곳이었는데 책 속의 장소들은 대개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관심사의 차이가 여행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이 드러나서 재미있었다.

나는 도쿄에서 '살아가듯' 계획 없이 여행하는 여행자인데, 그는 확고한 테마를 준비해서 그에 걸맞는 장소를 미리 알아보고 방문했다. 내 여행은 '어 걷다보니 이런게 나왔네? 신기하다'라면 그의 여행은 '그래 아까 그 곳 다음엔 바로 여길 올 생각이었어. 예상했던 것 만큼 좋군.'이라는 느낌이었다. 이따금씩 다른 이들은 도쿄를 어떤 자세로 여행할까 궁금했던 나였기에 그의 여행 스케줄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리고 생각노트라는 필명 답게, 다니는 곳 마다 즉각적으로 기록해둔 자료들을 가지고 책을 써내려갔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감동은 내게 생생하게 와닿았고, 마치 함께 여행하며 그 감동을 같이 느끼는 것 마냥 책을 읽으면서 '맞아 맞아'를 입에 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씩 드러나는 그의 '새로운 것에 대한 지나친 감동'을 접했을 때는 그 모습이 도쿄에 처음 갔을 때의 내 모습과 오버랩되어 '귀엽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것에 무심한 사람은 '피곤하게 여행가서 그런 것 까지 생각하고 다니냐'라고 말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었지만, 나에겐 그러한 점들이 순수하고 본질 그대로 도쿄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는 자세 같아서 보기 좋았다.

또한 이 곳에서 앞서 말했던 나의 갈증에 대한 '원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요컨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갈증의 원인은 '테마의 부재'였던 것 같다. 어릴 때야 생각 없이 발길 닿는대로 하는 여행이 청춘과 어울리는 여행이라 믿었고 그것을 통해 스트레스가 풀린다 믿었지만, 살다보니 나는 계획이 없는 것 만큼 짜증나는게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여행에도 일종의 목적,테마,계획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책의 끝부분에서 저자가 애초에 책을 쓸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 아님을 알았을 때에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여행 도중에 출판사로부터의 권유를 받은 것 치고는 기록과 정보의 퀄리티가 완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 한 번 느낀 것은 '역시 계획과 기록도 습관을 들여야 하는구나.'라는 것이었다. 그는 분명 책의 끝 부분에서 부담 없이 발닿는 대로 다녀보라 권유했지만, 사실 그도 애초에 무계획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말은 '계획의 뼈대를 세우되, 너무 틀에 박힌 여행을 지양하고 일정과 일정 사이의 재미있는 찰나의 순간을 빠르고 예민하게 캐치하고 기록하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Part 3. 디자인 산책



책을 읽자마자 '디자인 산책'이라는 말이 머리위로 크게 떠올랐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저자가 나의 개인 여행 가이드가 되어 설명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미 내가 가봤던 곳은 나의 시선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바라보고 있어서 재미있었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은 정말 참신하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줘서 신기하면서도 흥미롭고 '다음에 도쿄에 방문하게 된다면 여긴 꼭 가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다음은 내가 책을 읽으며 흥미롭다고 생각한 장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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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YOYA GINZA

긴자에 위치한 고급 문구/잡화점 이토야이다. 일본에서 문구점을 방문할 기회는 많았지만, <도큐 핸즈>라는 대형 문구점 밖에 발견하지 못했고, 그 곳에서도 만족스러운 소비가 가능했었기에 굳이 다른 문구점을 찾아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멋있고 커스터마이징 된 문구점이라니! 다음번 도쿄 여행 일정에 반드시 넣어어 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번화한 고급 상점가 긴자에 들어선 조금은 특별한 문구점 이토야. 그 곳의 층 별 구성과, 판매중인 다양하고 특이한 상품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계속하여 이토야를 찾게 만드는 매력이 된다. 문구 덕후인 내가 꼭 방문해야할 장소이자, 일본 특유의 문구류를 대하는 전문가의 마음과 정성을 확인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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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y Hills

도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롯폰기 힐즈 안에 있는 도쿄 아카데미 힐즈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북 라운지이다. 처음 이 곳에 대한 소개를 읽을 때에는 '왜 굳이 저 돈을 줘가면서 저기서 작업을 하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점차 설명을 읽어나가면서 저런 환경에서 작업하며 무한한 영감과 마주할 수 있다면 나같아도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공간이 사람에게 주는 지대한 영향을 다시금 확인했다. 저 하늘 속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창의력과 업무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만약 집이나 동네 카페에서 작업할 때와 비교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면, 비싼만큼 본전이라도 뽑아보려다가 원전을 찾아낸 셈일지도 모른다. 내 나름대로 별명을 붙여 보자면 '최고급 독서실' 정도이려나? 물론 좋은 의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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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UTAYA T SITE

도쿄 다이칸야마의 아기자기한 길거리에 위치한 조금은 특별한 서점 츠타야 티사이트. 사실 소개하는 세 곳중에서 내가 가본 유일한 장소이다. 나는 2017년 12월에 방문했었는데,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것 만큼 붐비진 않았다. 단지 나는 그 당시에 아무런 정보없이 '여기가 유명하대'라는 마음으로 방문해서 그런지, 이 장소의 제대로 된 기능들을 천천히 음미하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여기가 이런 곳이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 앞에서 가봤다는 말을 하기에도 참 민망할 정도의 얕은 경험만 하고 돌아온 것 같아서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꼭 다이칸야마 츠타야를 200%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내 머릿속의 '츠타야'라는 장소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잠시 들러 '오늘 저녁 볼만한 영화가 있나'하며 어슬렁거리는 'DVD대여점' 정도로 포지셔닝되어있는데, 책에서 소개된 츠타야 티사이트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가볍게 비유하자면 우리나라의 교보문고의 3배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도 마음에 들었던것은 컨시어지 직원의 추천과 트래블 파트의 전문성이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츠타야를 벤치마킹한 테마 서점이 생겨나고 있다고 들었다. 무턱댄 모방은 나쁜 것이지만 한 단계 발전을 위한 참고는 좋은 지도가 되리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전문성있고 심도있는 테마 서점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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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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