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예술가 <키스 해링 - 예술은 삶, 삶은 곧 예술>

글 입력 2019.01.2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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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DDP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선 예전에 루이지 꼴라니나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전시를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항상 같은 장소이지만 매번 새로운 전시 주제를 만나 다르게 변하는 모습이 언제나 보아도 새롭습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키스 해링이라는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 부제가 예술은 삶, 삶은 곧 예술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부푼 기대를 가지고 티켓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티켓 박스 또한 노란 컨테이너를 디자인해서 만들어서 뭔가 키스 해링만의 그 독특한 느낌을 볼 수 있던 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디자인적으로도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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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릿과 티켓을 받았습니다. 티켓 디자인도 너무 귀여웠어요. 다른 전시 후기를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티켓 모양이 전부 다 다르더라고요. 그때그때마다 다른 티켓을 주는 건지 신청한 타입별로 다른 건진 모르겠지만 다양한 티켓 모양 또한 정말 키스 해링 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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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전시 도슨트와 오디오 가이드를 전부 보았습니다. 항상 생각했던 키스 해링이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화려한 패턴의 벽면이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면 영상이 나옵니다. 키스 해링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는데 새삼 보니 먼 인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컬러 영상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같은 시대를 살아간 사람임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와닿을 수 있었습니다.


키스 해링 전시가 열린 이유도 키스 해링이 살아있었다면 지금이 60주년이라며 그 기념으로 열린 전시라고 하니 먼 미술사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조금 사라진 것 같아요.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그린 방대한 작품, 그 작품은 항상 간결한 선으로 마치 만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그림들을 보면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키스 해링은 지하철 드로잉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을 합니다. 지하철에 광고판에 빠르게 그림을 그리는 작업인데요 까만 광고판에 하얀 분필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려 사람들에게 키스 해링만의 스타일이 담긴 그림들이 점차 익숙해지며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비하인드로, 지하철 광고판에 낙서를 하는 건 불법이었기 때문에 경찰에 수십 번 잡혀 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만두지 않고 경찰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서 더 빨리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그림을 통해 엄청나게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하자 일반 사람들이 지하철 그림을 훔쳐서 뒤에서 거래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지하철 광고판을 그래도 판매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서 무척 신기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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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은 다양한 그림들을 남겼지만 이 그림은 조금 특별합니다. 빨강과 하랑의 이야기라고 해서 위아래로 하나씩 옮겨가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그림이지만 사실 공식적인 이야기는 없고 직접 상상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독특한 구성이었는데요, 실제로도 창의력 테스트를 할 때 이 그림이 대표적으로 쓰인다고 하는데 당시같이 관람하던 꼬마 여자친구가 엄마에게 열심히 이 그림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주는 걸 우연히 관람을 하며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이 그림은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죠. 아무 의미가 없는 작품이어도 사람들은 의미를 찾으려 하고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즐기던 작가라 생각이 듭니다. 왠지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를 받을 거란 말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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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키스 해링은 동성애자였습니다. 그래서 동성애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에이즈라는 개념도 미비했을 시기였기 때문에 결국 에이즈라는 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걸 숨기긴커녕 에이즈의 무서움을 알리기도 하고 동성애자로서 굉장히 차별도 많이 받고 지냈음에도 게이라고 커밍아웃을 하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란 생각해보면 당시에 굉장한 일 이였을 겁니다. 저라면 아마 상상할 수도 없는 굉장히 커다란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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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은 우리가 익히 하는 브랜드나 유명한 사람들과 같이 협업하기도 합니다. 앱설루트 보드카나 스와치 시계 등을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콘돔 광고에서도 키스 해링의 그림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키스 해링이 죽었어도 우리가 아는 많은 브랜드들과 함께 하고 지금까지 곁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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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존 레는 전시를 가서도 느낀 것으로 당시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과 사상은 다들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사회적 혼란기를 겪어서 그런지 몰라도 전쟁을 반대하거나 핵 개발 반대, 마약이나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등 굉장히 커다란 사상들을 세상에 알립니다. 여러 평화의 활동은 아마도 그 시대 사람들에겐 당연히 나서서 활동하는 것으로 여겼는지 많은 작품 속에 평화를 원하는 키스 해링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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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좀 지금까지의 그림과는 다를 겁니다.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가 바로 키스 해링이 에이즈를 판정받고 나서 그린 그림으로 얼핏 보아도 기괴스러운 그림들이 보입니다. 당시 우울함, 고독함, 아픔, 괴로움과 같은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나와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키스 해링이 에이즈 확정을 받고 슬퍼했던 이유가 바로 자신은 오래 살아 많은 그림을 남기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 예술가로서의 마음이 굉장했죠. 그 이유가 바로 많은 작품을 남겨 많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중들을 위한 예술을 꿈꾸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당시 미술이 가지고 있었던 엘리트주의를 파괴하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미술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죠. 아마 그 활동은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키스 해링을 몰라도 키스 해링의 그림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꿈꿔왔던 그의 목표는 아마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라 봅니다. 사람들이 조금 더 쉽고 즐겁게 미술을 즐기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저도 마찬가지이니까요. 그 때문에 저는 키스 해링 전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영감을 받아 저 또한 새로운 예술을 꿈꿔보고 싶습니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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