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쾌한 장면의 연속이 만들어내는 메세지 <도서 갈증>

글 입력 2019.01.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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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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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장면의 연속.



본 책을 시작하며 도입부터 불쾌함에 참을 수 없었다. 작가는 인간의 본능, 본성, 그리고 추악한 이면에 대한 메시지를 위해서 굉장히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전달하려한다. 그 방법이라 함은 매춘, 마약, 학교폭력, 가정폭력, 강간, 근친상간 등 나열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야하고 폭력적인 표현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쉽게 강렬하게 만든다. 사람들도 충격적인 장면들에 대해서 더 강한 자극을 받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메시지 전달방식은 조금 안일하다고 생각한다. 한 캐릭터가 폭력적임을 나타내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라는 매개를 표현하기 위해서 넣은 설정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완벽하게 빠져들게 만들지만 또 반대로 너무 불쾌한 느낌을 받는 것을 지울 수 없다.


조금은 포르노적인 소비로 느껴질 때도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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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이 그래서 못 만든 책이라는거야? 라고 물어본다면 그것도 확정지어 대답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광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설득할 수 있게 풀어낸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은 본 책을 잘 나타낸다. 광기를 만드는 개개인의 욕망에 대한 갈구는 끝없는 갈증으로 마지막까지 타락한다. 술을 먹을수록 갈증이 더해지듯, 그들이 하는 행동은 욕망의 실현과 또 다른 갈증을 낳는 결과물일 뿐 갈증의 충족은 전혀 될 수 없다. 보는내내 들었던 생각은 이 뿐이었다. 이 사람들은 끝없는 술을 마시고,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결하려 하지만 그 갈증의 끝은 파멸뿐이라는 것.


"아냐,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누구든 사람을 죽여서라도 지키고 싶은 게 있지.

숨기고 싶은 것이 있고. 가족이나 자기 자신. 자존심과 어둠에 감싸인 비밀. 당신도 그렇잖아?”


하지만 또 이런 설정들로 통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얻기 위해서 읽겠냐고 물어본다면,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해당 책이 가지고 있는 주제가 이런 설정이 알맞게 작용했기에 사람들이 매료되고 많은 충격과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도서 혹은 영화를 보고 창작자들이 쉽게 해당 설정들을 가져다가 캐릭터의 성격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안일하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당 작품은 악한 본성에 대해, 광기와 집착 그리고 끝없는 욕망에 대한 갈구를 최대한, 그리고 잔인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하겠지만 이것이 아닌 다른 주제 속에서 풀어낸다면? 많이 어려울 것 같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고차원적인 이해와 공감이 가능하다. 폭력적인 장면을 단순히 노출하지 않아도,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다.


이 도서를 읽으면서 “알겠어, 왜 계속 이러는거야? 나는 이미 얘가 얼마나 잔인한지 안다고”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줄거리


아내의 불륜 상대를 폭행하고 경찰을 퇴직한 후지시마 아키히로. 경비 회사에 근무하는 어느 날 헤어진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딸 가나코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름한 얼굴, 가녀린 몸 그리고 색깔이 엷은 커다란 눈동자. 가나코의 방을 뒤지던 후지시마는 여고생 신분에 잠깐 즐기는 기분으로 소유할 양이 아닌 다량의 각성제를 찾아내는데…….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가나코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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