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라디오 가가 라디오 구구 라디오 블라블라, 그리고 어쨌든 퀸 [영화]

삶이 곧 영화고, 사람이 곧 미래다
글 입력 2019.01.01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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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네 글자만 썼는데도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모두가 만족스러운 2018년을 보내진 못했겠지만, 2019년은 만족스럽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하자. 그리고 내 카운트 중 마지막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싱어롱으로 관람한 것도, ‘n회차’를 찍은 팬도 아닌, 그냥 평범한 관람객 1이 2018년 마지막 날 미루고 미루다 본 퀸의 일대기.




‘We Will Rock You’가 일으킨 사람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나도 모르게 ‘마마’, ‘라디오 가가’, ‘위 아 더 챔피언스’를 몇 번 흥얼거리다가 흠칫 놀랐다. 상영관에 들어서기 전만 하더라도 절대로 이런 짓은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는데, 영 쓸모없는 다짐이었나보다. 투덜거리면서도 플레이리스트에서 슬쩍 ‘보헤미안 랩소디’를 찾았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내 플레이리스트는 퀸의 노래로 꽉 차 있었다.

 

대체 왜 ‘보랩’을 안 보냐며 시도 때도 없이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는 친구들, 싱어롱에 함께 가자며 영화를 보지도 않은 나를 유혹했던 언니, 프레디 머큐리로 분장한 채로 싱어롱에 간 뒤 SNS에 사진을 올린 지인까지. 왜 다들 유난인지 모르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마침내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럭저럭 이해가 간다. 확실히 마지막 20분은 110분 내내 팔짱 끼며 지켜보던 나에게도 의미 있는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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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는 천재 예술가의 필수 코스라고 생각되는 역경을 가족과 멤버의 힘으로 극복한다. 카메라와 함께 그의 삶을 내내 따라왔던 관객들은, 퀸이 관중 앞에서 환상적일 정도로 완벽하게 공연을 성공시키는 모습에 벅차오를 수밖에 없다. ‘We Will Rock You’처럼 오로지 관객만을 위해 제작된 영화고, 관객이 영화 안에 한껏 침투할 수 있도록 길을 내준 건 라미 말렉이었다.




영화보다도 매력적인 것



다소 엉성한 연출이 아쉽긴 했지만, 퀸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은 충동이 치솟는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낀 건, 영화 자체라기보단, 이걸 아주 열심히 보는 사람들이었다. 다들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는지 신기하고 대단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어쨌든 이것보다 그들을 잘 표현할 말이 없었다.

 

퀸이 주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스크린 속 공연에 맞추어 크게 손뼉을 치고 노래를 부른다.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콘서트를 디지털로 즐기면서, 슬로건과 프레디 머큐리의 선글라스, 연청바지, 그리고 심지어 소품용 기타까지 들고서 극장을 찾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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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씨네21



영화산업이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는 다 거짓말 같다. 취향에 꼭 맞는 콘텐츠만 있다면 이렇게 열성적으로 오프라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영화와 극장 산업이 어떻게 죽을 수 있을까. 삶이 곧 영화고 사람이 곧 미래라는 말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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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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